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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수사' 질문에 안철수·유승민의 대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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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MB 수사' 질문에 안철수·유승민의 대답은? "뺄셈 통합 아니다" 한목소리…박지원 "아이 돈 케어. 우리는 신당 창당"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통합 선언'을 발표하며 양당 통합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두 대표는 선언문 낭독 후 기자들과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국민·바른 양당의 정체성 차이가 크지 않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MB)에 대한 검찰 수사 문제 등 일부 현안에 대해서는 이견도 드러났다.

안·유 두 대표는 18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통합 선언'을 발표한 후(☞관련 기사 : 안철수 '보수본색' 내걸고 통합선언) 두 정당의 정체성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자 "차이가 크지 않다", "크게 다른 부분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안 대표는 "많은 공통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차이점에 대해 지나치게 부각하고 있다"며 "정책적 부분들에 대해 '국민통합포럼'을 통해 14차례에 걸쳐 의견을 모았고, 정강정책에 대한 비교도 있었지만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게 저희들의 판단"이라고 했다. 그는 "그렇지만 차이가 있다면 그런 부분들은 계속 좁혀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유 대표는 통합 선언문을 언급하며 "오늘 말씀드린 이 내용이 저와 안 대표 두 사람이 완전히 합의한 내용"이라며 "오늘 말씀드린 내용이 통합신당의 정체성이 된다는 것을 약속드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간 저와 안 대표가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많았고, 안보 부분도 '앞으로 안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미래의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둔다면 크게 다른 부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국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MB 관련 수사 문제에 대해서는 두 사람은 다소 결이 다른 답변을 내놨다. 유 대표는 "정치 보복이 돼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법치를 벗어난 일이 돼서도 안 된다는 원론적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반면, 안 대표는 "이 부분은 사법적 부분이다.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서 법을 어긴 부분이 있다면 단호하게 처벌하는 게 올바른 길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두 대표는 진보·보수 정권들을 통틀어 이전 정부에 대한 시각을 묻는 질문에 "역사의 진실에 관한 부분이라면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유승민), "공(功)만 있는 정부도, 과(過)만 있는 정부도 없다"(안철수)라고 원론적 입장을 강조했지만 한편으로는 차이를 인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은 호남에 뿌리를 둔 정당이다. 저는 이번 통합이 호남의 미래를 위해 옳은 방향이라 생각하고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차이점이 있다면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해 서로 열심히 토론하고 노력하는 게 발전하는 정당의 모습 아니냐"고 했다.

유 대표는 "과거 정권에 대한 평가는 지난 대선 TV토론에서도 저와 안 대표의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다"면서도 "어느 당이든 구성원 생각이 100% 똑같을 수는 없다"고 했다. 유 대표는 "김대중 정부에 대한 평가도 지난 10년, 20년 동안 (보수진영의 평가가) 진화해 왔다"며 "저도 광주에 가서 5.18 기념탑 앞이나 묘지에서 진심으로 과거 역사에 대해 아파했고, 바른정당은 5.18 진상규명 특별법에 대해서도 '그 정도면 찬성할 수 있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8일 오전 공동 기자회견을 하던 중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뺄셈 통합 아니다"…통합 신당 숙제는?

향후 통합 과정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오히려 의석 수가 줄어드는 뺄셈 통합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안 대표는 "통합이 덧셈인지 뺄셈인지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지지하면 덧셈 통합이고, 많은 분이 지지를 철회하면 뺄셈 통합"이라고 응수했다. 유 대표도 "덧셈·뺄셈을 말하는데, 의석 수라는 게 현실적으로 국회 안에서 힘이고 세력임을 부인할 생각은 없지만, 국민의 지지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유 대표는 이와 관련 "다음 선거에서 국민의 지지에 따라 의석이 다시 결정된다"며 "국민 지지를 받는 통합신당이 성공한다면 현재 손에 있는 의석 수가 문제가 아니다. 당장 숫자가 어떻게 되느냐보다 정치의 미래 가치가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안 대표도 "많은 지지자들이 새롭게 지지하고 저변이 넓혀진다면 결과적으로 자연스럽게 많은 의원들이 함께하리라 믿는다. 그러면 진정한 덧셈 통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안 대표는 통합 반대파 비례대표 의원들을 출당시켜 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여러 차례 말씀드렸고,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이날 통합 선언문에 '구태정치와의 전쟁'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이 국민의당 일부 호남 중진 의원을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유 대표는 이에 대해 "구태정치와의 전쟁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정치인들이 지키기 어려웠던 부분"이라고 원론적인 답을 하면서도 "저는 영남이든 호남이든 충청이든 지역주의를 악용하는 정치에서 벗어나는 게 너무 당연한 숙제라고 생각한다. 통합개혁신당에 합류하는 분들은 구태정치와의 결별, 절연만큼은 행동으로 보여줘야 국민이 지지해줄 것"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통합 신당의 리더십 문제에 대해, 안 대표는 이미 백의종군을 선언한 반면 유 대표는 이날 회견장에서도 "지금 백의종군을 얘기할 생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통합 과정에서는 (당 대표의) 권한보다 책임이 막중하다고 느낀다"며 "이왕 통합 논의를 시작한 이상 책임지고 통합을 마무리하고, 신당 리더십 문제는 통합 마무리 시점에서 중론을 모아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보수 야합 선언", "인정 못 해" 격분

국민의당 내 반통합파는 두 대표의 통합 선언에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SNS에 쓴 글에서 "의총에 보고도 되지 않았다. 불법이고 해당(害黨)행위"라며 "안철수식 독재 당 운영은 박정희·전두환을 능가하는 독재 수법이다. 인정 못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오전 교통방송(t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통합 선언을 하든 무슨 결혼 선언을 하든 '아이 돈 케어(I don't care. 신경쓰지 않겠다)'"라며 "우리는 관심이 없다. 우리는 오직 개혁신당 창당의 길로 기치를 들고가겠다"고 일축했다. 박 의원은 "우리는 창당의 불씨를 당겨서 28일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2.4 전당대회를 무산시키고, 이와 관계없이 바로 창당대회를 갖는 일정으로 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통합파는 가칭 '개혁신당' 창당과, 법원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통합 전당대회를 무산시키겠다는 '투 트랙' 전술을 쓰고 있다. 박 의원은 가처분 신청 인용 전망에 대해 "기각되면 기각대로 하는 것"이라며 "그러면 이상돈 전당대회 의장이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전당대회 의장이 사회를 해태할 때 당 대표가 사회를 본다는 규정을 만들려고 했다고 한다"고 통합파를 비난했다.

박 의원은 또 비례대표 출당 문제에 대해 "자기(안 대표)는 못 하겠다고 하지만 합의이혼이 될 것"이라며 "이것도 저것도 안 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지역구 의원들로 개문발차하면 국민의당 소속으로 있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우리하고 행동을 해 버리면 끝나는 것이다. 사실상 원내교섭단체가 된다"는 구상을 밝혔다. "합의이혼, 기대는 하지만 연연할 필요 없다. 창당은 그냥 간다"는 것이다.

반통합파 의원 모임인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는 두 대표의 통합 선언 직후 최경환 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내어 "통합 선언은 새로울 것도 없고 희망도 없는 지루한 말잔치에 불과하다. 미사여구를 남발했지만 흘러간 유행가의 재탕"이라고 원색 비난하며 "보수대야합 여론 반발 무마를 위한 임시변통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최경환 의원은 "두 대표의 보수야햡 선언은 촛불혁명에 대한 반역이고 반민주적 시도"라며 "오늘 선언으로 양당 내부에서 합당 반대 불길은 더 거세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입장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결별할 때가 됐다"며 분당을 기정사실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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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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