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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겨울,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겨울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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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겨울,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겨울 밥상

[귀농통문] 대파김치·무조림·시래기무밥·들깨토란국·생강편

계절은 어느덧 한해살이 끄트머리에 와 있다. 추위가 몰아치는 한겨울. 생각만 해도 절로 어깨가 움츠러들고 발을 동동거리게 된다. 파릇파릇 풍성한 먹을거리가 가득했던 논과 밭은 얼어붙어 휑하다. 하지만 밀, 보리, 마늘, 양파, 쪽파, 대파, 뿔시금치, 달래, 부추 등 겨울작물은 땅속에서 생명의 숨을 쉬며 내년 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음식의 특징은 곡류 위주다. 오래전부터 벼농사 중심의 곡류 음식을 먹어왔고 따라서 곡류 가공이 발달하였다. 사계절이 뚜렷한 탓에 겨울 혹한을 대비하기 위하여 김치, 장류 등 발효식품이 발달하였다. 겨울에는 각종 김장 김치와 봄, 여름, 가을에 갈무리한 묵나물로 밥상을 차렸다. 슬기롭게 겨울을 나는 우리 어머니들의 지혜를 여러 해 농사를 지으면서 깨닫는다. 땅이 얼고, 바람이 매서운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성질의 음식으로 밥상을 차려 보자.

겨울밥상 음식 중 우리씨앗농장 회원(김미경, 김복희, 민정심)들의 레시피도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초겨울 대파김치

파는 백합과의 마늘, 부추와 같은 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파를 많이 심었는데 서양에서는 별로 안 심는다. 우리나라 토종파는 키가 작으면서 줄기 아랫부분이 통통하고 추위에 강한 특징이 있다. 대파는 봄·여름·가을·겨울 우리 식생활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 대파는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고지혈증이나 고혈압을 예방한단다. 또한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은 면역력, 해독능력을 증가시켜 감기를 예방한다니 약방의 감초처럼 쓰임새가 많은 대파로 별미김치를 담아 보자.

① 조선파 또는 삼층거리파는 뿌리는 자르고 흰 부분만 잘라 액젓(까나리액젓, 멸치액젓, 새우액젓)에 30분 정도 절인다.
② 마늘, 배, 양파를 갈고 찹쌀풀을 쑨다.
③ 파를 절인 액젓에 고운 고춧가루와 굵은 고춧가루, 간 양념, 새우젓, 찹쌀풀, 설탕을 넣고 버무린 후 절인 대파를 넣어 무쳐 가지런히 통에 담는다.
④ 실온에서 2일 정도 놔둔 후 냉장 보관한다.

▲ 대파김치. ⓒ텃밭보급소

대파 무침

① 대파김치를 담그고 남은 파란 줄기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다.
② 물기를 꼭 짜서 집간장과 소금, 깨소금, 참기름에 조물조물 무친다.

▲ 대파무침. ⓒ텃밭보급소

총각무김치

총각무의 어원 총각(總角)은 중국에서 들어온 말로 둥글고 뭉툭한 뿌리의 모양이 뿔처럼 묶은 둥근 머리의 모양과 흡사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책 <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조항범 지음, 예담 펴냄) 참고.

▲ 총각무김치. ⓒ텃밭보급소
① 총각무는 잔털을 떼고 무청 달린 부분을 깨끗이 다듬어 천일염을 뿌려 절인 후 물에 살살 헹구어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다.
② 쪽파와 갓을 다듬어 씻어 둔다.
③ 밀가루 풀을 쑤어 식힌 후 액젓, 새우젓, 고춧가루, 다진 마늘, 생강을 조금 넣어 양념을 만든다.
④ 절인 총각무를 버무리고, 쪽파와 갓을 넣어 살살 버무린 후 설탕을 조금 넣고 무친다.

무와 배추만 있어도 겨울밥상 반찬거리는 걱정이 없다.

무는 재배 역사가 오래된 작물로 원산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기록에는 고려시대에 중요한 채소로 여겨 널리 심었다고 한다. 인삼보다 좋다는 가을무. 생으로도 먹고 익혀도 먹는 무를 이용한 반찬은 깍두기, 무밥, 생채, 무나물, 무조림(왁대기), 무전, 나박김치, 장아찌, 피클, 단무지, 말랭이, 국 등 다양하다.

무는 약 93%가 수분이고 비타민C가 풍부해서 겨울에 먹으면 영양을 보충할 수 있다. 소화를 돕고, 초기 암에 항암 효과를 보이는 등 무의 효능은 수없이 많다. 추운 겨울에 신문지에 싸서 얼지 않게 보관하여 겨우내 밥상에 올리자. 씨앗은 가래를 없애고 위를 튼튼하게 하는 약으로 쓴다.

무조림(무왁대기) : 김복희 레시피

▲ 무조림. ⓒ텃밭보급소
큰 무 1개. 고춧가루, 조선간장, 다진 마늘 설탕, 파. 청양고추

① 다시마 우린 물에 고춧가루, 조선간장, 다진 마늘, 설탕을 넣어 양념을 만든다.
② 냄비에 굵게 썬 무를 넣는다.
③ 양념에 물을 섞어 무가 잠기도록 넣는다.
④ 한소끔 끓으면 중불과 작은불 중간 정도로 1시간쯤 푹 자작하게 조려준다.
⑤ 국물이 자작해지면 파와 청양고추 등을 넣어 10~15분 작은불로 더 끓여 마무리한다.
(기호에 따라 마른새우 또는 국물멸치를 함께 넣어 조리해도 맛있다)

시래기 무밥 : 민정심 레시피

① 불린 시래기의 물기를 꼭 짠 후 들기름과 소금을 조금 넣고 조물락조물락 해둔다.
② 무를 채 썰어 들기름에 살짝 볶은 후 솥 밑에 깐 뒤, 불린 쌀을 넣고 시래기를 얹은 후 물을 붓고 밥을 한다. 표고버섯 등을 함께 넣어도 좋다.
③ 다 된 밥에 (달래 간장 등) 양념간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는다.

▲ 시래기 무밥. ⓒ텃밭보급소

고춧잎과 무말랭이 무침

① 서리 내리기 전에 거둔 토종고춧잎은 따서 소금물에 삭힌 후 말린다.
② 또는 끓는 물에 데쳐서 말린다.
③ 무는 손가락 길이로 썰어 말려 말랭이를 한다.
④ 무말랭이와 말린 고춧잎은 각각 쌀뜨물에 불렸다가 3~4번 씻는다.
⑤ 매실액과 식초물에 30여 분 담갔다 꼭 짠다.
⑥ 까나리액젓, 맛간장, 꿀, 조청, 고춧가루, 다진 마늘, 다진 삼층거리파, 청주, 참기름 양념에 무말랭이와 고춧잎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 후 깨소금을 뿌린다.

▲ 고춧잎과 무말랭이 무침. ⓒ텃밭보급소

김장 배추김치

① 배추는 밑동만 열십자를 내어 소금물에 담궜다가 소금을 조금 뿌려 둔다.
② 어느 정도 배추 숨이 가라앉으면 4쪽으로 갈라 밑동 쪽만 소금을 뿌려 절인다.
③ 5시간쯤 지나면 뒤집는다.
④ 각종 양념들은 모두 손질을 해 둔다.
⑤ 무채, 쪽파, 대파, 갓, 새우젓, 멸치액젓, 갈치젓, 생새우, 찹쌀죽, 양파효소, 다진 마늘, 생강, 고춧가루, 천일염을 넣고 골고루 버무린다.
⑥ 무채는 썰어서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묶어 둬야만 쓰지 않다.

▲ 김장 배추김치. ⓒ텃밭보급소

들깨토란국 : 김미경 레시피

▲ 들깨토란국. ⓒ텃밭보급소
① 토란은 쌀뜨물에 살짝 끓이면 아린 맛도 제거하고, 껍질도 쉽게 벗길 수 있다.
② 다시다 등을 우린 물을 준비한다(멸치, 다시마, 표고버섯, 양파 등).
③ 멥쌀을 불려서 그 물과 함께 갈아서 준비해 둔다.
④ 다싯물에 껍질을 벗겨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토란과 마늘, 국간장을 넣고 끓인다.
⑤ 한번 끓으면 준비된 멥쌀 물을 넣어 눌러붙지 않게 잘 저어준다.
⑥ 익어서 색이 투명해지면 거피낸 들깻가루를 넣어 다시 저어가며 끓인다.
⑦ 마지막으로 고추와 파를 넣어 개운한 맛을 더한다.
⑧ 여기에 토란대를 넣으면 식감을 더할 수 있다.
(말려 둔 토란대도 쌀뜨물과 소금에 삶아서 아린 맛을 없앤다)

뿌리채소밥 : 김복희 레시피

현미 3컵, 다시마 1장, 연근 200g, 우엉·무·당근 각각 100g씩, 간장, 설탕, 현미유
(연근과 우엉 대신 더덕과 도라지로 해도 좋다)

양념간장 : 진간장 4큰술, 물 2큰술, 설탕 2작은술, 다진 파·참기름 1작은술씩, 다진 마늘·다진 청양고추·고춧가루 1큰술씩

① 현미는 깨끗이 씻어 8시간 정도 불린다.
② 다시마 1개를 미지근한 물에 넣고 다시마 물을 만든다.
③ 연근은 0.5cm 두께로 모양을 살려 자르고, 우엉도 어슷썰기를 한다.
④ 무는 5cm 길이로 잘라 굵게 채 썬다. 당근은 둥글게 자른 뒤 사등분한다.
⑤ 불린 다시마는 새끼손가락 굵기로 채 썬다.
⑥ 팬에 다시마 물과 진간장, 설탕을 넣고 손질한 연근, 우엉, 다시마를 넣어 10분간 조린다.
⑦ 불린 쌀과 다시마 물 무, 당근을 밥솥에 넣고 밥을 짓다가 뜸 들일 때 연근과 우엉, 다시마를 넣어 완성한다.
⑧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간장을 만든다.
⑨ 완성된 뿌리채소밥과 양념간장을 함께 비벼 먹는다.

건(乾) 가지밥 : 김복희 레시피

현미쌀 4컵, 말린 가지 두세 줌. 들기름. 간장. 다진마늘 약간씩

양념간장 : 진간장 4큰술, 물 2큰술, 설탕 2작은술, 다진 파·참기름 1작은술, 다진 마늘·다진 청양고추·고추가루 1큰술

① 현미는 깨끗이 씻어 8시간 정도 불린다.
② 건 가지를 20분 정도 불려 놓는다.(너무 불리면 식감이 떨어짐)
③ 불린 가지를 먹기 좋게 깍두기 모양으로 썬다.
④ 솥에 썰어 놓은 가지를 넣고 간장. 들기름. 다진 마늘을 넣어 볶아 준다.
⑤ 불려놓은 현미를 넣고 물을 맞춰 밥을 한다.
⑥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간장을 만든다.
⑦ 완성된 가지밥과 양념간장을 함께 비벼 먹는다.
(기호에 따라 소고기를 볶아 함께 밥을 해도 좋다.)

▲ 뿌리채소밥과 건 가지밥. ⓒ텃밭보급소

생강편 : 민정심 레시피

껍질 벗긴 생강 800g, 설탕 500g

① 생강을 채 썰어 냄비에 담아 1시간 정도 찬물에 담가 둔다(아린 맛 제거용). 그대로 끓여서 끓기 시작하고 2분 후 체에 받쳐 물만 따라낸 후 설탕과 생강을 섞는다.
② 설탕이 녹으면 중불에서 30여분 조린다. 팬 가장자리에 설탕 입자가 보이면 약불로 줄이고, 물이 졸아들기 시작하면 타지 않게 잘 저어준다.
③ 설탕 입자가 생기며 생강이 살아나 완성되면, 체에 받쳐 설탕을 좀 털어낸 후 쟁반에 넓게 펼쳐 식힌다.
④ 처음 생강 끓여낸 물에 털어낸 설탕과 작은 편강 조각을 넣고 물과 대추 등을 넣어 차로 끓여 먹는다.

생강차 만들기

① 토종 생강은 잘아서 쓰기에 조금 불편하지만 향기가 좋다. 매년 씨앗으로 남겨 두어 요긴하게 쓰고 있다.
② 생강, 꿀, 설탕 비율은 1:1:0.5
③ 생강 껍질을 벗겨 곱게 채를 썬다.
④ 대추 한 움큼을 씨를 도려내어 채를 썬다.
⑤ 모두 섞어 서늘한 발코니에 이틀 둔 후 냉장에서 열흘 정도 숙성하면 완성이다.
⑥ 추운 겨울 몸을 따뜻하게 하는 건강차다.

▲ 생강차. ⓒ텃밭보급소

콩찰편 : 민정심 레시피

▲ 콩찰편. ⓒ텃밭보급소
찹쌀가루 1kg, 소금 1T, 설탕 8T, 불린 서리태 2컵, 흑설탕 1컵, 호박고지 1컵

① 찹쌀을 씻어 6시간 불려 물을 뺀 후 빻아놓는다.
② 서리태와 호박고지는 미리 불려둔다.
③ 찹쌀가루에 소금, 물을 넣어 버무린 후 체에 내린 다음 설탕을 섞어준다.
④ 찜통에 젖은 면보자기를 깔고 흑설탕을 뿌려준 뒤 불린 콩, 호박고지를 깔고 쌀가루를 얹는다.
⑤ 김이 오른 찜통에 30분 정도 찌고, 다 익으면 쟁반에 얹어 식힌다.

현미찹쌀 약밥

▲ 현미찹쌀 약밥. ⓒ텃밭보급소
① 현미찹쌀은 5-6시간 물에 불린다.
② 대추는 돌려 깎듯 씨를 빼내고, 돌돌 말아 썰어서 꽃 모양을 낸다.
③ 간장 조금, 설탕, 매실청으로 간을 맞추고, 흠집 있는 대추와 대추씨, 참기름,
④ 계핏가루를 넣어 살짝 끓인 후 채에 걸러 밥에 넣는다.
⑤ 불린 현미찹쌀, 호두, 잣, 밤, 대추, 조린 양념장에 물을 넣어 전기밥솥에 앉힌다. 압력솥에서는 탈 수 있다.
⑥ 물은 일반 밥을 할 때보다 조금 적게 넣는다.
⑦ 사각 틀에 참기름을 두르고, 약밥을 꼭꼭 담은 후에 대추를 올려 식힌다.
⑧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먹고, 남으면 먹을 만큼씩 포장하여 냉동 보관한다.

묵나물

겨울철에 부족한 비타민D와 식이섬유 보충에 으뜸인 묵나물은 구수하고 깊은 맛이 있다. 봄에서 가을까지 들과 산에서 채취한 것들을 말려둔 묵나물은 깊은 한겨울에 밥상을 풍성하게 하고 입맛을 돋우어 어깨를 펴게 한다.

개망초나물, 고구마줄기 볶음, 고구마줄기 들깨탕, 토란대 들깨볶음, 도라지, 곤드레나물, 무청 시레기, 가지나물, 호박오가리, 죽순볶음, 고추부각과 각종 산나물 등. 머잖아 꽃피는 따스운 봄이 오길 기다리며.


쉽고 간단하게 고추장 담그기

① 고운 고춧가루 4컵, 메줏가루(청국장가루) 1컵 반, 조청 2컵, 우리술(약주) 3컵, 배 농축액(양파액) 1컵, 젓갈 2컵, 천일염 한 줌(마지막 간은 소금으로 함).
① 준비한 조청, 배 농축액, 약주, 젓갈을 섞어 고춧가루와 메줏가루를 넣어 멍울지지 않도록 계속 저어준다.
② 마지막 간은 소금을 넣어 젓는다.
③ 바로 먹어도 되고, 1달간 숙성 후엔 더 맛이 난다.
④ 액젓과 농축액은 맑고 순해야 고추장 색깔이 곱고 고추장도 맛나다.

▲ 고추장 담그기. ⓒ텃밭보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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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통문은 1996년부터 발행되어 2017년 10월 현재 83호까지 발행된 전국귀농운동본부의 계간지입니다. 귀농과 생태적 삶을 위한 시대적 고민이 담긴 글, 귀농을 준비하고 이루어나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귀농일기, 농사∙적정기술∙집짓기 등 농촌생활을 위해 익혀야 할 기술 등 귀농본부의 가치와 지향점이 고스란히 담긴 따뜻한 글모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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