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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폐막식에 문재인·이방카·김영철 나란히…북·미 인사 안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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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폐막식에 문재인·이방카·김영철 나란히…북·미 인사 안나눠 남북미 3자 모두 '신중론'에도 북미대화 관심 여전…이방카, 내일 오전 출국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미국 고위급 대표단이 나란히 참석했다. 단 여론의 관심이 쏠렸던, 폐막식 계기 북미 고위당국자 간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 대표단과 북한 대표단은 인사도 나누지 않았다고 한다.

25일 오후 평창에서 열린 폐막식에는 문 대통령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비롯, 각국에서 참석한 고위급 사절들이 귀빈석에 앉았다. 특히 한반도 문제 당사자인 남북한과 미국·중국 고위당국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앉은 광경은 관심을 자아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대표단을 이끌고 있고, 중국은 류옌둥(劉延東) 부총리가 참석했다. 북한에서는 조선노동당 서열 17위로 알려져 있는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귀빈석에 자리했다.

미국의 이방카 보좌관은 문 대통령을 기준으로 왼쪽 2번째, 김정숙 영부인 바로 옆자리에 앉았고, 북측 대표단 단장인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문 대통령 뒷줄 왼쪽 4번째 자리에 앉았다. 김영철 부위원장 바로 옆자리에는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이 앉았는데, 그 옆은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의 자리여서 북한 대남전략을 총괄하는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이진성 소장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은 모습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귀빈석에 앉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미국 대표단은 인사도 주고받지 않았다. 이방카 보좌관은 옆자리에 앉은 김정숙 영부인과 간간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고, 김 부위원장은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 선수단이 공동입장할 때 옆자리에 앉은 이진성 헌재소장과만 귓속말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평창 외교전'의 하이라이트로 꼽힌 것은 역시 북한과 미국 간의 양자 대화 가능성이었다. 다만 앞서 평창올림픽 개막식 당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특사의 접촉을 중재했던 우리 정부도 "이번에는 그런 (중재) 기회가 없을 것"(청와대 고위관계자)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북미 양자도 접촉 가능성을 공식 부인하고 있어 이번 계기에 북미 당국 간 유의미한 접촉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특히 이방카 보좌관은 이번 방한에서 정치적 행보는 거의 없이 미국 선수단 응원과 격려 등 스포츠 행사 일정만 소화했고, 폐막식 이튿날인 26일 출국한다.

북한 역시 이날 오전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아태평화위 대변인 성명에서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을 것이며 더욱이 우리의 최고 존엄과 공화국 정권을 악랄하게 걸고 드는 자들과는 상종할 생각이 없다"며 "오늘은 물론 앞으로 100년, 200년이 지난 후에도 절대로 마주앉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전날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평창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 사람들과 접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약간의 움직임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생산적 대화의 출발이 될 것"이라며 "비핵화를 위한 움직임을 볼 때까지는 (북과) 많은 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해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강경할 것이고 북한에 대해 '최대의 압박'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며 "(북핵 문제는) 대통령이 매일, 매분 지켜보며 매우 심각하게 여기는 문제다. 우리가 '최대의 압박'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도 했다.

다만 샌더스 대변인은 "어떤 대화도 우리가 이미 공개적으로 내놓은 메시지들로 이뤄질 것"이라며 "사적인 대화든 공적인 대화든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부연해 눈길을 끌었다. "접촉할 계획"이 없다 해도, 폐막식 계기에 북측과 어떤 "사적 대화"가 있을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은 것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정치권이나 외교가 안팎에서는 김영철 부위원장이나 이방카 보좌관 등 고위급 간에는 의미 있는 대화가 없다 해도, 이번 계기에 실무 차원에서의 접촉 정도는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이방카 보좌관을 수행해온 미국 대표단에는 한반도 문제를 실무적으로 담당해온 앨리슨 후커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포함돼 있고, 북한 고위급 대표단 수행원 가운데에도 북한의 대미 접촉을 담당해온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이 포함돼 있다. 북측 수행원 가운데에는 통역사 역할을 하는 인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며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지적에 대한 반응이었다. (☞관련 기사 : 文대통령, 북 김영철 접견…"북미대화 조속히 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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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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