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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 정치, 2012년 총·대선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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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 정치, 2012년 총·대선이 관건이다 [의제27 '시선'] 지역주의 약화의 징후와 원인들
내년으로 다가온 2012년 국회의원 총선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현재 정치권은 이에 대한 대비 속에서 그 변화를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우선 보수정당의 경우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 중심의 정당에서 박근혜 의원 중심의 정당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자유선진당은 국민중심연합과 합당키로 최근 합의했다. 개혁진보진영의 정당들 역시 내년 선거를 앞두고 야권연대를 모색하고 있는데, 이 모색은 현재 민주당 안팎의 정당통합운동과 진보정당 통합운동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 야기되고 있는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1987년 민주화 이행 과정에서 전면 등장한 후 지금까지 강고하게 유지되었던 지역주의 정치를 변화시킬까? 변화시킨다면, 그 변화를 거쳐 새롭게 등장할 정치는 어떤 모습일까?

지역주의 약화의 징후와 그 원인들


지역주의 약화의 첫 징후는 작년 6.2지방선거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선거 결과 지역주의에 의해 그 승패가 좌우되었던 지역에서 상당한 지지 변화가 야기되었기 때문이다. 즉 자유선진당의 지역 기반인 충남에서 민주당의 안희정 후보가 당선되었고, 한나라당의 지역 기반인 경남에서 무소속의 김두관 후보가 당선되는 한편 부산에서는 45%의 지지를 얻은 민주당의 김정길 후보가 매우 선전했다. 또한 한나라당의 우세 지역이었던 강원도에서도 민주당의 이광재 후보가 당선되었다.

지역주의 약화의 이 같은 결과는 무엇 때문인가? 여러 구조적인 배경과 원인들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이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원인은 젊은층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2008년에 치러진 제18대 총선과 비교하여 6.2지방선거의 젊은층 투표 참여는 19세에서 약 14%, 20대에서 약 13%, 30대에서 약 10% 상승했다. 그리고 지역주의와 무관한 이 같은 젊은층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는 6.2지방선거에서 지역주의가 크게 약화되는 결과로 이어졌던 것이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물러나게 된 주민투표 결과는 복지논쟁이 정치권의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음을 보여준다. ⓒ뉴시스

그러나 지역주의 약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지역주의 약화에 알게 모르게,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현재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의해 오세훈 시장이 물러날 정도로 첨예하게 전개되고 있는 복지 논쟁이 그것이다. 보수세력의 반복지론 또는 선별적 복지론 주장과 개혁진보세력의 보편적 복지론 주장이 첨예하게 대결하고 있는 이 같은 복지 논쟁은 과거 지역주의에 의거하여 투표했던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복지라는 새로운 기준에 의해 투표를 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주의가 점차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복지를 둘러싼 계층적, 계급적 갈등이 정치적 대립의 전면에 부상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나는 그 주된 원인이 중산층과 서민층의 삶을 매우 어렵게 만든 사회적 양극화의 누적적 결과 때문이라 생각한다. 다시 말해,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강화되었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결과 더욱 심화된 사회적 양극화는 중산층과 서민들로 하여금 복지 확대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이다. 더구나 중산층이 기대해마지 않았던 부동산과 아파트 가격이 더 이상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복지 확대는 더욱 절실한 요구가 되었다.

지역주의 정당·정당체제의 재편?


지역주의가 약화되고, 사람들이 그 관심을 지역주의에서 복지로 돌린다 해서 지역주의 정당과 그 정당체제가 곧바로 재편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재편되려면 그 재편의 새로운 움직임이 전개되고 그것이 마침내는 새로운 정당과 그 정당체제로의 변화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지역주의 정당과 그 정당체제 재편의 움직임은 정치권 내외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것은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첫 흐름은 한나라당 내의 흐름으로, 그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당의 성격 변화를 둘러싸고 야기되고 있는 당내 갈등이다. 사실 이제까지의 한나라당은 패권적 영남지역주의에 의존해왔던 반(反)복지 보수정당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전 시장으로 상징되는 반복지 정당의 성격은 이제 그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즉 강력한 잠재적 차기 대통령 후보인 박근혜 의원은 한나라당에게 반복지적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것이 관철될 경우 한나라당의 정체성은 반복지 정당에서 점차 복지 친화적 보수정당으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변화가 주로 당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면, 개혁진보진영의 변화는 주로 정당통합운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정당통합운동의 한 흐름은 민주당의 안팎에서 야기되고 있는데, 단일정당통합론 또는 연합정당론이 그것이다. 그 명칭이 어떠하든, 이러한 시도들은 그것이 성공할 경우 현재 호남지역 기반에 크게 의존해왔던 민주당의 성격을 세대적이고 계층적인 새로운 기반에 의존하는 정당으로 크게 변모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 변화는 새로운 민주당의 전국정당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개혁진보진영 정당통합운동의 또 다른 흐름은 진보정당 통합운동으로 나타나고 는데, 이는 현재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그리고 국민참여당 사이에 그 통합을 둘러싼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진보정당 통합운동의 결과가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그렇지만 그 결과 역시 지역주의 정치의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역주의 정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치를 구축하고자 하는 이 모든 시도들은 결국 내년 총선과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보다 완성된 형태로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우리는 1987년 이래 우리 정당정치를 틀 지웠던 지역주의 정치가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정치를 맞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현재 전환기 정치 변화의 한 중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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