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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좌파와 다른, 새로운 전환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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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좌파와 다른, 새로운 전환을 시도한다 ['커먼스' 시대가 온다] 커먼스 전환과 P2P <마지막 회>

신자유주의를 무작정 옹호하는 목소리는 이제 잦아들었다. 이른바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 구호는 확실히 한물 갔다. 신자유주의, 무분별한 사유화가 나쁘다는 건 다들 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시장 만능주의가 나쁘니, 다시 국가주의인가?

국가 소유를 개인 소유로 돌리는 것, 혹은 그 반대.

지난 세기 역사는 이 두 가지가 모두 위험하다고 가르친다.

대안은 종종 주어진 선택지를 벗어난 자리에 있다. 무엇인가를 소유한다는 건, 아주 복잡한 개념이다. 국가가 소유하거나 특정 개인이 소유하는 것 말고도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대상과 소유자가 꼭 일대일로 연결돼야 하는 것도 아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떠도는 숱한 정보와 지식에게 일대일 관계로 주인을 맺어주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인터넷 이용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게다.

'커먼스'(The Commons, 공유) 운동을 소개하는 건 그래서다. 우리에게 익숙한 일대일 대응 소유 개념은, 인류의 역사에 비춰보면 오히려 낯설다. 15세기 말, 영국 영주들이 땅에 울타리를 치고 농민을 몰아내면서 자리 잡은 개념일 뿐이다. 이 같은 '울타리 치기' 운동은 지금껏 이어졌지만, 여전히 미완이다.

울타리를 칠 수 없는 영역이 아직 많다. 앞서 거론한 온라인 정보만이 아니다. 평판, 명성, 친분처럼 손으로 만지기도, 숫자로 세기도 애매한 것들이 많다. 누구나 아주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지만, 익숙한 소유 개념으로 접근할 수는 없다. 예컨대 평판을 주식처럼 쪼개서 사고파는 건 불가능하다.

요컨대 국가와 시장에서 벗어난 '커먼스' 영역이 분명히 있다. 그리고 국가 소유와 개인 소유가 모두 온전한 대안이 아니라면, '커먼스' 영역을 확대하자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가치가 있다.

미셸 바우엔스(Michel Bauwens), 데이비드 볼리에(David Bollier) 등이 주도한 'P2P 커먼스 재단'(P2P Commons Foundation)이 이미 활동 중이다. 말 그대로 '커먼스'에 대한 연구와 실천을 하는 재단이다. 한국에서도 이들과 연계한 활동이 시작됐다. "e-commerce(이커머스)의 시대에서 e-commons(이커먼스)의 시대로"라는 구호를 내걸고, '지식공유지대 e-Commons(이커먼스)'가 창립했다.

<프레시안>은 최근 홍기빈, 박형준 '지식공유지대 이커먼스' 준비위원과 대담을 진행했다. 홍기빈, 박형준 준비위원은 '지식공유지대 이커먼스'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그들이 그간 낸 책을 무료 전자책으로 공개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지식공유지대 이커먼스'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누구나 pdf 파일을 내려 받아서 전자책 리더로 읽을 수 있다.

아울러 이들은 '커먼스' 운동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소개할 예정이다. 우선 'P2P 커먼스 재단'이 배포한 <커먼스 전환과 P2P : 입문서(Commons Transition and P2P : a primer)>를 번역했다. <프레시안>은 박형준 준비위원이 번역한 내용을 연재할 예정이다.

☞홍기빈, 박형준 '지식공유지대 이커먼스' 준비위원 대담 : "'망리단길' 부동산 가치는 원래 누구 몫일까?"

[커먼스 전환과 P2P·<5>] '우파 포퓰리즘'과 신자유주의 몰락, 그리고 커먼스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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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먼스 전환은 언제 시작되는가?

우리가 목도했듯이, 복지국가의 공동화가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정당과 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의 증가를 야기했다. 한쪽 극단에서는, 이 공백이 극우 담론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 담론은 이른바 "타자", 다시 말해 종종 난민과 소외된 사람들 같은 우리 가운데 가장 취약하고 처우가 열악한 사람들을 악마로 묘사하고, 그들에 대한 지나치게 단순한 분석을 환멸을 느낀 사람들에게 제공해 호소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간신히 활기를 되찾은 좌파들의 경우, 관료적인 월권, 제도적 장애물, 또는 대중적 공약의 단순한 결핍 등으로 인해 그들이 가진 잠재적 해결책들은 작동하지 못한단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 가운데, 우리 시대의 제도적 위기는 지속되고 있다.

우리의 현행 세계 체제는 또한 심각한 비생산적 논리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 유한한 자원의 한계 속에서 추구되는 무한한 성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이 체제는 한정된 물질적 세계에서 풍요라는 허구적 개념으로 움직이고 있다. 두 번째 허구적 개념인 무한한 물질세계에서의 희소성은 저작권과 특허권 등을 통해 사회적 혁신에 대해 법적, 기술적 제약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허구적 원칙들을 뒤집는 것이 지속 가능한 문명을 위한 핵심적 선결 과제일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우리는 천연자원이 정말로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만 하고, 이러한 인식 속에 우리의 물질적 경제를 기초해야 한다. 그래서 지속 가능한 정상 상태(steady state)의 경제를 확립하고, 그와 동시에 저작권과 여타 제약적인 체계를 개혁함으로써 자유롭고 창조적인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

우리는 "커먼스 전환"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사회 전반에 걸친 개방형 참여적 투입을 촉진하는 과정, 그리고 시장이나 관료적 필요보다는 정책 결정으로 인해 영향 받는 사람들과 환경의 필요를 우선시하는 과정을 묘사하고자 한다. 새로운 커먼스를 만드는 일과 함께, 기존의 것을 보호하고 강화하는 일이 핵심이다. 커먼스 전환은 또한 기존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예시적이고 커먼스 중심적인 경제를 창출해야만 한다. 그렇지만 커머너들이 조종간을 잡고 그것을 넘어서려고 추구해야 한다. 이는 커먼스, 생성적이고 윤리적인 시장, 그리고 가치의 사회적 생산을- 즉 "공유화"를- 가능케 하는 역량 있는 국가의 발전을 지원하는 사회 세력을 규합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또한 새로운 경제를 창조하는 선지적인 세력들 사이에서 시너지를 찾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들을 위한 정치적 표현을 찾는 것이고, 그들이 정치적 차원에서 다른 해방의 사회정치적 세력들과 함께 행동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전 세기의 고전적 좌파 담론과는 다른, 광범위한 사회적 전환은 커먼스 전환이라는 통합적 전략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왜 이 전략이 효과적일까?

정치적 혁명이 권력의 심각한 재구성에 선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완성하는 것이란 사실을 역사가 잘 보여준다. 새로운 운동 혹은 계급과 그들의 실천 활동이 그들의 권력과 조직을 지배적인 것으로 만들게 하는 사회 혁명을 선행한다. 이것이 커먼스 전환이라는 생각과 어떻게 연관되는가? 많은 데이터가 현 단계에서 전환의 선두에서-매우 강한 출발을 하는- 역사적 주체의 기초를 형성할 선지적인 커머너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 체제가 새천년 세대와 이후 세대의 변화하는 문화적 기대와 의미 있는 참여, 그리고 일에 대한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라. 신자유주의 하에서 노동 불안정화가 대안을 찾게 만들었다. 그리고 P2P의 자율 조직화와 그에 조응하는 정서를 가진 문화적 힘이 커먼스 지향 네트워크와 공동체의 성장에 일조했다.

또한, 커먼스 기반 P2P 생산은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생산의 맥락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이다. 현재의 지적 소유권이 추동하는 사유화 체제 하에서는 지속 가능한 순환 경제 활동으로의 전환을 상상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지속 가능한 생산에 필요한 열역학적 효율성은 커먼스 중심 경제에 내재한 원칙들을 체계적으로 적용하는 가운데 찾을 수 있다. 우리의 표어는 자유, 공정, 지속 가능성이다. 보다 더 합리적인 경제, 정치체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문화로의 전환에 필요한 세 가지 상호 연관된 요소들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신자유주의 위기를 관리하는 지위로 좌천된 좌파 자체의 위기는 인간 해방과 지속 가능한 삶의 세계를 목표로 하는 세력에 관한 전략적 사고를 쇄신해야 하는 절실한 필요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위에서 말한 모든 것들이 다층적 양태의 커먼스 중심 전환을 위한 전략을 형성한다. 이 전략은 능동적으로 현재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커먼스 영향을 받은 세대의 새로운 요구에 대한 대응 방안도 제공한다. 커먼스와 새로운 가치 체제의 선지적인 형태는 이미 존재한다. 커머너들은 이미 여기에 있으며, 그들은 벌써 공유화를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커먼스 전환은 시작되었다.
"사회혁명의 거대한 물결들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유럽의 1848년 혁명 물결과 1968년 혁명 물결 같은 것을 예를 들 수 있다. 그리고 성공에 관해서라면, ‘당신이 무엇을 바라는지를 명심하라.’

그래서 오늘날 중요한 것은 먼저 선지적인 가치 창출 생산 체제를 재구성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P2P 생산을 자율적이고 온전한 생산 양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생산양식 자체와 그 기여자들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사회적 구성에 의해 연계되고 영향 받는 사회정치 권력이 재구성되어야 한다. 이러한 사회세력이 있든 없든, 준비가 되어 있든 안 되어 있든 유기적인 변화들은 전개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인간적인 비용이 매우 심각할 것이다.

그런 까닭에, 우리의 표어는 다음과 같아야 한다. 먼저 국면의 전환에 기여하라.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총동원이 요구되는 미래의 유기적 사건들과 그 촉발을 준비하고 있어라."
(P2P 재단 설립자 미셀 바우언스)
- P2P재단 (P2P Foundation) 소개

P2P재단은 2005년에 네덜란드에서 저술가이자 강연자인 미셀 바우엔스(Michel Bauwens)가 비영리 단체로 등록해 설립했다. 우리는 성장하고 있는 P2P/커먼스 운동을 위한 정보 커먼스 생태계를 만드는 자율적으로 조직된 글로벌 공동체이다. 우리는 디지털 세계뿐만 아니라 물질적 세계도 조사하면서, 그 안의 자유와 제약, 희소성과 풍요를 탐구한다. 광범위하게 분포된 우리의 연구자, 활동가, 시민 네트워크는 커먼스 기반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활동을 관찰하며 촉진하고 있다. 우리는 "잃어버린 조각들을" 연결하고 보다 더 광범위한 운동을 구축하는 촉매와 인큐베이터로서 활동한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웹 사이트에서 찾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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