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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미세먼지 농도가 감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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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미세먼지 농도가 감소하고 있다? [초록發光] 미세먼지의 정치
봄비가 왔다. 한반도에 봄이 오는 길목에 찾아온 봄비는 한반도의 주적인 미세먼지를 물리쳐 더욱 반가웠다. 한반도에 거시적인 평화가 다가오고 있지만 우리네 미시적인 일상은 미세먼지로 평화롭지 못했던 봄이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듯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미세먼지가 정치적인 이슈로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 후보자들 모두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자임하고 있다. 어떤 대책을 마련할지는 앞으로 차분히 지켜봐야겠지만, 그 전에 서울의 미세먼지 문제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 점검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에어코리아 홈페이지에서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찾아봤다.

미세먼지가 늘어나고 있을 것이라는 내 예상은 빗나갔다. 미세먼지(PM10) 연평균 농도는 1995년부터 2016년까지 장기적인 추세로 줄어들고 있다(<그림 1> 참조). 미세먼지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각된 지난 몇 년 동안에는 조금 증가하는 듯 보이지만, 2016년보다는 1995년부터 2009년까지의 미세먼지 농도가 확실히 더 높았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당시에 미세먼지의 심각을 인지하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억울하지만 최근에라도 알게 된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농도가 낮아졌다 하더라도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도쿄와 유럽의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점을 감안하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그림1. 서울특별시 PM10 연평균 농도 추이

그럼, 미세먼지 농도를 직접적으로 높이는 미세먼지 배출량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국립환경과학원이 2016년 12월에 발표한 '2014 국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보면, 미세먼지 배출량은 2008년 이후 배출량 감소 추세가 현저히 줄어들 긴 했지만, 2005년에 비해서는 크게 감소했다. 2014년 서울에서는 도로이동오염원(42.2%), 비도로이동오염원(39.6%)이 거의 대부분의 미세먼지를 배출했다. 서울에서는 자동차와 건설장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2. 서울특별시 PM10(PM2.5) 배출량 추이

하지만 서울만 살펴봐서는 곤란할 것 같다. 미세먼지가 중국 탓이라고 하는 마당에 서울과 인접한 인천과 경기도의 미세먼지 배출량 점검은 필수적이다. 인천시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안타깝게도 등락을 거듭하면서 1999년과 2014년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 2014년 인천에서는 에너지산업 연소(29.4%), 비도로이동오염원(25.9%), 도로이동오염원(18.4%), 생산 공정(13.9%), 제조업 연소(8.3%)의 순으로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했다. 인천에는 화력발전소와 산업단지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림 3. 인천광역시 PM10(PM2.5) 배출량 추이

다음으로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경기도를 살펴보면, 일단 총량에서 2014년 기준 경기도에서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서울보다 약 4.8배나 많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크게 증가하다가 2011년까지 많이 감소했지만, 이후 다시 증가하는 모습이다. <그림 1>에서 서울시의 미세먼지 농도가 2012년 이후 증가하는 모습과 흡사해 보인다. 2014년 경기도에서는 도로이동오염원(34.5%), 제조업 연소(30.5%), 비도로이동오염원(26.2%)에서 대부분의 미세먼지가 배출됐다. 경기도에 대규모 제조업 공장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림 4. 경기도 PM10(PM2.5) 배출량 추이

마지막으로, 서울 등 수도권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충청남도를 살펴보자. 2014년 기준 충남에서는 서울은 물론(9.8배 이상)이고, 경기도보다도 2배 이상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했다. <그림 5>에서 볼 수 있듯이 2014년 배출량이 2013년에 비해 55% 이상 크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했다. 충남의 경우는 제조업 연소(55.7%), 에너지산업 연소(16%), 비도로이동오염원(12.3%)에서 대부분의 미세먼지가 배출됐다.

그림 5. 충청남도 PM10(PM2.5) 배출량 추이

사실 이 글은 최근에 발생한 최악의 미세먼지 농도 때문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정부를 이끄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미세먼지가 문제이니 미세정책이 나와야지, 왜 거시정책만 계속 내놓느냐"고 지적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것에 기인한다. 도대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미세정책이 무엇인지 되묻고 싶었다.

때마침 구독하는 주간지 중 하나의 기사에서 마무리에 적합한 글을 발견했다.

"느리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절차를 우리는 정치라 부르고, 느리고 복잡한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고 해법을 내놓아 경쟁하는 조직을 정당이라 부른다."

서울시장이 되겠다는 후보들과 정당들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부디 '정치'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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