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 취임식 불참 후 '셀프 퇴임식'...에어포스원 타고 마러라고로 이동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20일 낮 12시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불참한다. 전임 대통령이 후임의 취임식에 불참하는 것은 1869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 이후 152년 만에 처음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취임식에 불참한 채 백악관을 떠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열리는 '셀프 퇴임' 행사에 참석한 뒤 에어포스원을 타고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리조트로 이동할 예정이다. 플로리다주는 2020년 대선에서 주요 경합주 중 트럼프가 이긴 2곳 중 하나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는 플로리다 내 '마가(MAGA) 오아시스'에서 지낼 것"이라며 "의회 폭동 이후 워싱턴과 뉴욕에서 버림 받았지만 플로리다에선 회복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는 트럼프의 대선 구호다.트럼프, 역대 최대 규모의 '대통령 박물관' 계획
17일 <데일리 메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측근들에게 20억 달러(약 2조2000억원)를 모금해 플로리다에 자신을 기념하는 도서관과 박물관을 짓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신뢰하는 참모 중 한명인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에게 이 책임을 맡겼다고 한다. 스캐비노는 트럼프의 가장 오래된 참모로, 그가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던 16세 때 트럼프와 처음 만났다고 한다.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자신의 재임 당시 자료를 모아 놓은 대통령 도서관이나 박물관을 짓는 전통은 프랭클린 루즈벨트(32대) 대통령 이후 계속 됐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간 대통령 박물관은 조지 W. 부시(43대) 센터(텍사스 댈러스 소재)로 3억 달러가 소요됐다. 현재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준공될 예정인 버락 오바마(44대) 대통령 박물관은 5억 달러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가 계획대로 추진한다면 역대 최고 금액이며, 오바마보다도 4배 규모의 박물관을 갖게 되는 셈이다. 대통령 도서관이나 박물관은 대통령 개인 모금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한다. 때문에 트럼프의 이 계획이 자신의 지지자들의 모금력에 대한 '과도한 기대'일 수도 있다. 앞서 트럼프는 '선거 불복' 소동을 통해 20억 달러에 가까운 돈을 지지자들에게 모금했다. '의회 폭동'을 계기로 상당수의 대기업들이 바이든 승리 인증을 거부한 공화당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후폭풍도 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지자 개인의 소액 후원으로 추가로 20억 달러를 더 모을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역대 최대 규모의 도서관과 박물관을 채울 수 있을 만큼 기록물이 있는 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고 있다. 17일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재임 당시 문서 관리를 경시한 탓에 관련 기록 상당 부분이 훼손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기록법에 따라 임의로 재임 당시 기록물을 파손할 수 없는데, 트럼프는 문서를 찢는 버릇이 있어서 백악관 직원들은 트럼프가 찢은 문건을 테이프로 다시 붙이는데 몇시간씩 보내야 했다고 한다.장녀 이방카, 2022년 플로리다 상원의원 출마 등 정계 진출 모색
트럼프는 플로리다를 기반으로 자신의 2024년 대선 재출마 등 정치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 '정치적 후계자'로 지목되는 장녀 이방카가 2022년 플로리다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도 이전부터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의회 폭동 사태를 계기로 공화당과 트럼프가 결별 수순에 접어들어 트럼프가 제3당을 창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당시에도 제3당 출마 가능성으로 공화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거인단 선거가 등락을 결정짓는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 때문에 제3당 후보로 나설 경우 당선 자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공화당 지지자들의 과반 이상(55%)이 의회 폭동 사태 이후에도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다른 어느 때보다 트럼프의 운신의 폭이 넓어진 상태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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