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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이슈의 진짜 핵심을 지적하는 대선 후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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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대장동 이슈의 진짜 핵심을 지적하는 대선 후보가 없다 [초록發光] 대장동 개발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평상시에 듣도 보도 못한 동네인 성남시 대장동, 낯선 기업 화천대유가 정치권의 뜨거운 이슈이다. 화천대유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어떤 과정을 통해 개발이 기획되고 어떤 세력이 이권에 개입했는지, 이런 부분들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그럼에도 이 개발과 관련해 얘기되지 않는 중요한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개발 자체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그린벨트 지역에 약 6천 세대의 아파트를 만드는 사업이었다. 그린벨트는 도시의 무질서한 확장을 막고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정된 녹지를 가리킨다. 1971년부터 그린벨트가 지정되기 시작했고 꾸준히 늘어나다 1990년에 도시계획법이 개정되면서 규제가 완화되기 시작했다.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은 그린벨트 규제를 완화하겠다 주장했고, 실제로 그린벨트는 계속 해제되어 왔다. 2020년에 발표된 3기 신도시의 90% 이상도 그린벨트였다. 수도권의 그린벨트만 해제된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그린벨트 정책의 목표가 실패했음을 뜻한다. 녹지를 보전하는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도시의 확장을 막는데도 실패했다. 더구나 수도권의 그린벨트는 그동안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한 주민들을 희생시켜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기는 노름판이다. 그린벨트가 공공의 이익을 지키는 보호막이 아니라 불평등한 자산격차를 강화하는 노름판으로 쓰인 셈이다. 그린벨트 붕괴의 결과는 불평등의 심화이고, 사라진 녹지는 기후위기를 심화한다. 이 불평등은 점차 전이되고 심화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만이 아니라 수도권 내부의 격차, 비수도권 내부의 격차도 심화시키고 있다. 그린벨트가 확산하기는커녕, 수도권의 투기가 비수도권으로 확산해 지방 대도시, 중소도시의 부동산마저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서 비수도권을 떠나 수도권으로 '입성'하는 것이 성공한 삶이고, 반대의 경우는 '좌천'이다. 그러면서 수도권의 인구는 2019년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기며 계속 늘어나고 있다. 공공기관과 행정수도 이전정책이 실시되었지만 수도권 초집중이 완화되기는커녕, 수도권과 연계된 지역들의 개발사업들만 늘어나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수도권 집중이 강화될수록 비수도권의 개발논리도 강화된다. 균형발전을 명목으로 내세운 수많은 개발사업들이 불평등에 대한 보상처럼 맥락 없이 던져진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할 마당에 전국이 공사판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수도권의 그린벨트가 사라지는데, 지방의 인구가 늘어날 수 있을까? 수도권이 강력해질수록 메가시티와 같은 구상도 탄력을 받겠지만 이대로는 실현 불가능하다. 결국 집중화는 해결되지 않은 채 개발에 대한 집착만 더 강해진다. 이런 사회흐름은 기후에 대한 관심을 끊고 현재의 과제를 미래로 미루게 만든다. 수도권의 인구 집중은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구가 좁은 공간에 밀집한 대도시는 더 많은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열섬현상을 일으키며 기온을 높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북반구의 인구 100만명 이상 81개 대도시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한 결과 서울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대비 이산화질소(NO₂) 배출량이 런던이나 시카고보다 최대 2배 정도 높아서 세 번째로 높은 배출량을 기록했다. 2000년 이후 20년 동안 전국의 자동차 등록대수가 1,206만대에서 2,437만대로 증가할 때, 전국에서 대중교통이 가장 발달했음에도 수도권의 자동차 등록대수가 558만대에서 1084만대로 증가한 결과이다. 그리고 여름철 서울 도심의 기온은 같은 서울의 관악산, 수락산 등의 산지보다 평균 2.32도 높았다. 그린벨트와 녹지가 사라진만큼 수도권은 점점 더 뜨거워진다. 폭염과 혹한, 태풍과 홍수는 대도시의 거주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능력있는 사람들은 에너지와 안전을 구매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점점 더 빈곤과 위험에 노출된다. 그린벨트가 줄어들고 개발이 늘어날수록 수도권은 불평등한 도시로 변하고 그 불평등은 기후위기의 위험으로 전이될 것이다. 그리고 비수도권은 수도권을 위한 식량, 에너지 공급기지가 되길 강요받고 있다. 지방소멸이라는 주술은 이런 강요를 정당화한다. 기후위기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농어촌은 어차피 인구가 줄어들 거라며 점점 더 방치되고 있다. 농어촌은 수도권이나 지방대도시에 필요한 식량이나 에너지를 생산하는 부지나 관광지로 여겨질 뿐이다. 그나마 힘 있는 사람들은 수도권으로 몰리고, 점점 더 열악한 처지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식민지로 변한 그 공간을 채우고 있다. 수도권의 불평등은 비수도권의 불평등도 심화시켜서 가장 위태로운 사람들이 가장 필요한 노동을 담당하면서도 온갖 불안을 떠안게 될 것이다. 그냥 다같이 망해버리면 좋겠다고 뇌까리는 사람들이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까? 불평등의 버팀막이 되어야 할 공공재들이 사유화되고 지금처럼 불평등이 심화하면 기후위기를 막는 건 불가능하다. 온갖 지면을 장식하는 대장동과 화천대유를 보며 자괴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사회를 보호하려 나설까? 대대적인 전환과 감축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까? 이 문제를 직시하는 정치세력은 보이지 않고 아무말 대잔치만 열리고 있어 개탄스럽다. 그린벨트가 개발을 위해 남겨둔 밑천처럼 인식되는 것이 문제인데, 그것을 지적하는 대통령 후보는 아무도 없다. 이것이 진짜 위기이다.
▲대선 핵심 이슈로 떠오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구역 전경. 그린벨트 규제가 허물어지며 도시가 생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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