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전남 목포의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찾아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천명해 눈길을 끌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8년 발표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하겠다며 그는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취임 후 바로 한일관계 개선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11일 오전 기념관 방문 후 SNS에 쓴 글에서 "일본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재선출 뉴스를 보면서 김 전 대통령을 생각했다"며 "김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일본 총리의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윤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은 IMF 외환위기 극복 등 여러 업적을 남겼지만 그 중에서 '공동선언'은 외교 측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이라며 "우리나라 현대사에 그때만큼 한일관계가 좋았던 때가 없었다"고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윤 후보는 "그러나 안타깝게도 같은 민주당 정권임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 한일관계는 악화될 대로 악화됐다"면서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한일관계 개선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재확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에는) 한일관계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거의 모든 원칙이 녹아들어 있다"며 "'한일 간 우호협력 관계를 21세기 새로운 파트너십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결의를 전제로 '통렬한 반성과 사죄'(오부치), 그리고 '미래지향적으로 나가기 위해 서로 노력하자'(김대중)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선언의 정신과 취지를 계승해서 한일관계를 발전시킨다면 향후 두 나라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며 "두 나라 정치 지도자들만 결심한다면 김대중-오부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두 나라 사이의 현안들은 쉽지는 않지만 해결 불가능한 문제가 아니고, 두 나라가 전향적으로 접근한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일본이라는 이웃을 지구상의 다른 곳으로 옮길 수는 없다. 좋으나 싫으나 함께 사는 지혜가 필요한 이유"라고 부연했다. 윤 후보는 한편 이날 기념관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용서·화해·통합이라는 '김대중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김대중 정신'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내세울 게 국민 통합"이라며 "자신을 힘들게 했던 사람들을 다 용서하고 IMF 국란을 국민 통합이라는 밑그림으로 극복해 내셨다"고 고인을 기렸다. 김 전 대통령이 당선 직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윤 후보는 "저는 반대하고 비판하는 분들도 다 존중한다"며 "차기 정부를 맡는다면 저를 반대하는 분도 다 포용하고 모든 분을 국민으로 모시고 국가 정책을 펼쳐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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