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갈등이 이준석 대표의 '당무 파업' 사태로 번진 가운데. 윤석열 대선후보 측도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당내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인다. 윤 후보는 1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연락해봤느냐'는 질문을 받고 "어제 제가 듣기로 본인 휴대폰을 꺼놓고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연락하는 것보다는, (이 대표가) 부산에 있다고 하니까 생각도 정리해서 다시 당무에 복귀하게 되면…(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오늘 일정을 마치고 서울 올라가면 저녁"이라며 "(이 대표가) 오늘 부산에서 당무로 바로 복귀할지 하루 이틀 걸릴지 모른다"고 간접적으로 부인했다. 윤 후보는 다만 "민주적 정당 내에서 다양한 의견 차이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일사불란한 지휘·명령체계가 있다면 그게 민주적 정당이겠느냐"면서 "우리가 같이 선대위도 최고위도 같이 해야 한다. 회의 시간 전후로 해서 만나거나 이야기할 기회는 많이 있다"고 했다. 윤 후보 측 주요 인사들도 이 대표의 당무 거부 사태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그래도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긋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에서 "(내가 물러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내가 무너지면 후보 인사권이 무너지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안 된다"고 못박았다. 김 상임선대위원장 거취 문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직을 거부하고 있는 핵심 사유로 꼽힌다. 김 상임위원장은 "제가 후보에게 약속을 했고 후보가 그 인사안을 발표한 이상은 제가 싫든 좋든 인사안을 존중해 줘야 되고 그렇지 않으면 후보의 권위가 손상된다"며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될 것은 후보의 권위와 지도력"이라고 주장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나아가 이 대표의 당무거부 사태를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지도부의 '노무현 흔들기'에 비기기도 했다. 그는 "이런 경우는 이제 참 보기 힘든 경우"라며 "2002년 대선을 치를때 노무현 후보가 당사로 들어가야 되는데 당이 정말 협조를 안 해줬다. 심지어 재정을 담당하는 고위당직자가 금고 문을 잠궈버리고, (노 후보 측) 스태프들도 당사에 못 들어가서 복도에 책상을 놓고 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이 대표에게 연락해 봤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제가 직접 전화를 해보고 그러지는 않았고, 주변에 있는 사람이 전화를 해 보는데 연락이 잘 안 된다"고만 했다. 권성동 당 사무총장도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굉장히 황당하고 곤혹스러운 상황", "후보도 당연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이 대표께서 왜 그런 결심을 하셨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도 저희들이 사실은 잘 파악이 안 되고 있다. 직접 만나뵙고 어떤 부분이 '패싱'인지, 어떤 부분에 대해서 섭섭함을 느끼고 계신지 일단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총장은 이 대표의 당무거부 사유로 꼽히는 사안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이수정 교수 문제는 전에 충분히 설명을 드렸다. 후보께서도 대표께서 반대하시는 건 알지만 그 분(이 교수)이 소위 폭력 문제에 대한 정책 전문가로서 또다른 새로운 의견을 제시해줄 수 있는 분이어서 영입이 불가피하다고 직접 비공개 최고회의에서 양해를 구했다", "충청 방문은 대표가 후보와 동행하는 일정은 (원래) 오늘, 수요일이었고, 일요일 3시 반에 대표가 일정을 보고를 받았고 오전부터도 소통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총장은 이 대표의 사퇴설까지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 대표가 당원의 신임을 받아서 공당의 대표가 되신 분이 그런 결정을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는다"며 "어떤 이유 때문에 당무 거부라는 초강수를 뒀는지에 대해서는 대화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듯하면서도, 간접적 비판을 한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교통방송(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자신이 맡은 역할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이 강하고, 또 정권 교체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의지도 강하기 때문에 그런 일(사퇴)은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압박했다. 윤 후보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전날 국회 법사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흠이 있어도 후보를 무조건 감싸고 커버해야 하는데, 후보 앞에서 영역 싸움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나 중심으로 선거운동하겠다', '나한테 더 큰 권한을 달라', '나는 왜 빼냐' 이런 게 선대위를 둘러싸고 문제가 되고 있다"고 사실상 이 대표를 겨냥했다. 이 대표는 전날 대표 비서실을 통해 '일정 전면 취소'를 언론에 통보한 이후 당과 연락을 끊고 있다. 전날 KBS <뉴스9>는 이 대표가 김용태 최고위원, 김철근 정무실장 등 측근들과 부산을 방문한 영상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 대표는 전날 이성권 부산시 정무특보와 만찬을 하며 가덕신공항, 부산침례병원 등 지역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보는 <부산일보> 인터뷰에서 "(만찬에서) 당 얘기는 일절 하지 않았지만 지역 현안에 대해 상당히 세밀한 부분까지 얘기를 했다"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일각에서 추측하는 대표직 사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내에서는 윤 후보 측에 대한 비판적 의견도 일부 나왔다.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조경태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데도 여러 가지 일정이나 정보에 대해 제대로 본인한테 알림이 없다 보니까 불쾌감을 느끼지 않았을까"라며 "그게 만약 사실이라면 그 시스템은 아주 잘못됐다. 실무자들 착오라면 그 실무자들은 즉각적으로 경질해야 된다"고 했다. 조 의원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보다 단호하게 후보가 교통정리를 해주는 것이 맞다"고 윤 후보의 역할을 촉구했다. 그는 이른바 '문고리 3인방' 논란에 대해서도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속담이 있지 않느냐"며 "이런 부분에서 항상 겸손하고 유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부분은 진상을 파악하고 (문고리 권력이) 존재한다면 어물쩍 넘어갈 게 아니라 단호하게 조치가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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