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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약자와 동행'한다더니 "최저임금보다 낮은 월급 받고 일할 수 있게 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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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윤석열, '약자와 동행'한다더니 "최저임금보다 낮은 월급 받고 일할 수 있게 해야 " 차별금지법은 사실상 반대 입장…"검찰, 대거 교체해야", "공영방송 세금으로 유지할 필요 있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차별금지법, 노동 관련 의제에 대해 보수적 시각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첫 주를 '약자와의 동행' 주간으로 선포하고 범죄피해자·장애인·여성 관련 행보를 했지만, 정작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공론화를 더 거쳐야 한다"고 했다. 오는 15일 한국노총 방문을 앞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민주노총, 한국노총이 노동자 전체를 대변하는 게 아니다"라며 최저임금제가 노동자들의 '더 싼 임금으로 일할 권리'를 제약한다는 주장을 재차 펼치기도 했다. 윤 후보는 14일 관훈토론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을 묻자 "차별금지법이 너무 포괄적"이라며 "선진국조차 포괄적·일관적 기준으로 차별금지를 사회 전체에 강제하지 않고 부차적 사안마다 법원 판결과 법 조항을 통해 (차별금지 조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포괄적이고 통일적인 차별금지법을 전면적으로 법으로 강제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인종차별, 남녀차별(금지)은 문명사회가 다 받아들였지만, 그 법률의 경제적·법적 효과가 나에게 미치는 부분에 대해 차별하지 말고 동등하게 대하라는 것을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있다면 그 부분은 공론화를 더 거쳐야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것은 헌법 해석에 관련된 문제"라며 "헌법에서 자유와 평등을 어떻게 조화할 것이냐 하는 문제이고 평등만 강제돼선 안 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차별금지법의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고 "여러 분야에서 차별을 금지하는 법 조항이 많이 있는데, 금지해야 하는 차별을 원론적으로 보면 노력·성취의 결과라고 인정되는 것을 기준으로 하는 것(구분)을 차별이라고 하지 않는다. 본인의 성취물이라 보기 어려운 태생적인 점에 대해 차별이 이뤄지면 안 된다고 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이로 미루어보면, 현재 제안된 차별금지법안의 내용 가운데 학력·전과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부분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 국면에서 첨예한 쟁점이 돼버린 성소수자 차별금지 조항에 대해서는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당 수석대변인인 허은아 의원이 최근 방송에서 '성소수자가 약자냐'고 말해 물의를 빚은 일에 대해 토론회 패널이 질문을 했지만 윤 후보는 "허 의원 말은 제가 직접 들어보지 못했다"고만 했다. 노동 의제에 대해서는 이날도 '최저임금보다 싼 임금에 일할 자유'를 강변했다. 윤 후보는 "대한민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정치하는 사람은 보수성향이든 진보성향이든 노동자 편일 수밖에 없다. 표가 그 쪽에 훨씬 많다", "저는 사용자 편이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진정 노동자를 위하려 하면 사용자도 투자하고 기업을 운영할 수 있게 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점을 고려하자는 것"이라고 말머리를 열었다. 윤 후보는 이어 "우리 사회에서도 현실적으로 근로조건에 대한 강제적인 규정이나 결론이 노-노 간에 있어서 한 쪽은 원하지 않는데 일부가 추진하는 것이 다른 직역에 있는 노동자들에게 강제될 때 그 분들이 이걸 원하지 않는다는 측면을 봐야 한다"며 "민주노총, 한국노총이 노동자 전체를 대변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 노동자 전체의 근로조건 향상과 복지를 다루는 정부는 노동자 전체를 봐야지, 어떤 힘 있는 노조 단체와의 정치적 거래에 의해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많은 다른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음날 한국노총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지불 능력이 있는 대기업과 연관을 맺고 있는 민주노총에서 정부를 압박해 정치적 거래로 최저임금을 많이 올렸다고 가정하면, 대부분 지불능력이 없는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와 함께 일하는 노동자 입장에서는 예를 들어 최저임금이 180~200만 원이라면 '나는 150만 원으로도 일할 용의가 있고 하고 싶다'고 하는데 그것을 못하게 하면 어떻게 되겠느냐? 자영업자·소상공인 입장에서는 그런 사람을 고용할 수 없고, 일하고 싶은 사람은 '알바'로 하면 여러 개의 잡(job)을 해야 한다. 그게 과연 그 분들이 원하는 건가"라고 했다. 윤 후보는 다만 "그러나 현재의 최저임금이라든가 주52시간제 등 이미 정해져서 강행되는 근로조건은 후퇴하기가 불가능하다"며 "향후에 더 올릴 때는 임금은 경제성장률, 인플레이션율을 감안해야 한다"는 차원의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52시간제에 대해서는 "68시간에서 1년만에 16시간을 줄였는데 일본도 1년에 2시간씩 줄여왔다"며 "과연 이게 경제계에 큰 충격을 주지 않겠나? 이런 탁상공론을 하면 안 된다는 거지 52시간제를 폐지한다고 한 적 없다"고 했다. 부동산 종부세 문제에 대해서는 "조세는 실현이익에 대해 과세하는 것이지 미실현 이익 과세는 예외적으로 이뤄지는 게 원칙"이라며 "종부세 대상인 많은 분이 11억 이상의 집을 법적으로 소유하지만 순자산은 얼마 안 되는 분이 많다. 이런 분에게 고율 과세가 이뤄지면 100% 임차인에 전가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2%와 98%를 갈라치면 (이를) 추진하는 세력에 98%의 표가 온다는 갈라치기 사고방식으로 조세 제도를 정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연금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당이든 연금개혁을 선거 공약으로 들고 나오면 지게 돼있다. 그러니 솔직히 말해서 구체적 계획을 안 내놓는 것"이라며 "연금개혁은 의석 수를 많이 가진 민주당이 주도해줘야 한다"고 슬쩍 공을 넘겼다. 그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초당적으로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만들어 임기 내에 반드시 이 부분에 대한 그랜드플랜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 '현직 대통령이라면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겠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답변드리긴 좀…"이라고 답을 피하면서 "이 정부도 (개최일) 근처에 가야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 같고 지금은 '보이콧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정도만 나왔는데, 한미관계라든지 중국의 방침, 다른 여러 코로나 상황 등을 다 고려해 종합적 판단을 해야 한다. 국익에 중요한 문제라 제한된 정보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지금 이런 검찰에다가 독립성을 준다고요? 대거 교체를 해야죠"

정치·검찰개혁 관련 의제에 대해서는 강도 높인 비판이 나왔다. 윤 후보는 검찰 독립성 보장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 정부의 검찰개혁은 검찰을 손아귀에 넣고 하수인으로 만드는 개혁"이라며 "지금 검찰이 대장동 사건 처리하는 것을 보라. 이게 검찰개혁 결과냐"고 했다. 그는 "지금 이런 검찰에다가 독립성을 준다고? 대거 교체를 해야 한다"며 "그렇게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지만, 반면에 관여를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26년 검사 생활을 하면서 정치권력과의 관계에서 관여할 수 있는 문제와 하면 안 되는 선(線)이라는 것이 과거 정부에서(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큰 무리가 없었는데 이 정부 들어서는 이렇게 선도 없고 이런 식으로 수사권을 마치 무슨 혁명 도구처럼 쓰는 정권은 처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관훈토론에서 자신에 대해 '공영방송 독립에 대해 합의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서는 "논의할 생각 없다. 입장이 자꾸 바뀌기 때문"이라고 거부 의사를 밝히며 "국제적으로 공정성 중립성이 인정된 공영방송이 우리나라에 있다면 한국 정치가 이렇게 됐겠느냐. 방송 독립이나 중립보다 '얼마나 진실한 내용을 방송하고 양쪽 입장을 공정하게 취재해 방송하느냐'가 독립성보다 중요한 문제"라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독립시켜 줬는데 특정 세력이 잡아서 방송의 진실성 객관성이 떨어지면 독립이 뭐가 중요하겠느냐. 중요한 건 진실과 공정"이라며 "이것을 확보하는 게 불가능하다면 정권마다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는 공영방송을 국민 세금으로 유지할 필요 있을까 의문"이라고 했다. 개헌에 대한 생각을 묻자 윤 후보는 "대선을 준비하며 논할 문제가 아니고 국민적 합의를 지켜봐야 하는 문제"라면서 "정치인은 내각제를 좋아하지만 일반 국민은 대통령제를 선호한다. 그 문제는 제가 지금은 언급을 안 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다만 청와대는 좀 개혁하겠다"며 "이승만 대통령 시절부터 청와대가 점점 비대해져서 노무현 대통령 때 가장 많은 인원이 있다가 조금 줄었는데 지금도 엄청 많다. 규모를 좀 축소시킬 생각"이라고 헀다. 집권시 반문진영이 모두 참여하는 이른바 '통합 공동정부'를 구상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통합 공동정부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고 선거 공약으로 제시한 아이덴터티를 보여줘야 하고, 진영과 출신에 관계 없이 유능한 분들을 대거 발탁해서 함께 국정운영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답했다. 그는 "저는 민주당에도 충분히 합리적으로 소통하고 국정을 함께 고민할 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집권 여당이던 시절에 당 내의 반대 목소리가 너무 짓밟히고 눌렸기 때문에 민주당도 많이 망가진 당"이라며 "그러나 정권이 교체된다면 민주당이 더 합리적인 야당, 국민들 지지를 받는 야당으로 탄생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사단? 검사장 인사, 다 조국이 했다"

대선과 관련된 정무적인 문제 중에는, 먼저 함익병·노재승 씨 등 최근의 선대위 인사 논란이 패널들로부터 지적됐다. 윤 후보는 "잘못된 것은 다 제 책임"이라며 "다만 저는 이런 지적이 있고 잘못됐을 때는 즉각 철회를 하지 강행은 안 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검증이라는 게, 공직을 지낸 분은 많이 알아보는데 민간영역에서 일하다 오신 분에 대해서는 미흡했다"고 인정하며, 다만 노 씨의 인사조치가 사흘 간 지체됐던 데 대해서는 "그 분도 최소한의 자기 명예가 있으니 살펴볼 시간이 필요하다"며 "사흘 걸려서 결정이 늦었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분들도 큰 결심을 하고 저희 선거를 돕겠다고 오신 분들인데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한다고 당일에 단칼에 정리할 수는 없고 본인 스스로 판단할 시간도 주고 하다 보니 지체된 게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앞으로 정부를 맡게 돼 인사를 하게 되면 모든 정보·수사 라인을 총동원해 검증하겠지만, 그럼에도 국민이 지적하는 부분이 문제가 된다면 밀어붙이지 않고 국민 뜻에 따라 후퇴하겠다"고 오히려 공세적 태도를 취했다. 검찰총장 시절 특수통 검사들을 지나치게 많이 요직에 기용해 '편향적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 데 대해 그는 "제가 인사 전횡을 했다는 얘기는 '조국 수사' 이후 여권에서 만든 얘기"라고 반박하며 "법무장관, 민정수석과 검찰총장 취임 예정자(나)가 셋이 검사장급 인사를 했는데, 검사장 승진은 제가 의견을 내 반영된 게 있으나 (기존) 검사장 배치는 거의 80% 이상을 민정수석이 했다"고 밝혔다. 당시 민정수석은 조국 전 법무장관이었다. 그는 "중앙지검장, 동부지검장, 남부지검장 다 민정수석이 했고, 저는 '이런 사람은 이렇다'하고 개별 평을 하고 의견을 냈을 뿐 실제로 제 의사와 달리 배치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했다. 검사장 인사에 자신의 의견이 반영된 부분은 "승진자 추천 몇 사람 관철시킨 것"과 "지방 배치" 정도였다는 것이다. 그는 또 "제가 7월 25일에 취임을 했더니 민정수석이 '대통령께서 28일까지 고검 검사급 인사를 완료하라고 했다. 그래서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차장·부장급 인사에 (내가) 면밀히 관여할 시간이 없었다. 중앙지검 몇 자리, 남부지검 이런 곳은 중요 수사가 계속 진행돼야 하고 사건 공소유지가 안 되면 검찰 전체, 정권도 공격받을 중요 사건 재판이 있어서 '공소유지를 위해 이런 사람은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철된 사례는 있지만 대부분의 인사는 제가 총장 취임하기 전에 법무부와 청와대가 인사안을 다 만든 것"이라고 했다. 대선 선대위에도 검사 출신 인사가 많다는 지적에는 "민주당에도 검사 판사 출신이 많고, 저희 당도 법조인이 의회에 많이 진출한 상황"이라며 "미 하원은 법조인이 75% 정도"라고 했다. 그는 "벌써 십수 년 전에 검사를 그만두고 3선·4선 의원을 한 사람을 '검사 출신'이라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선대위 주요 보직이 100개가 넘는데 검찰 출신이 10여 명이라고 '검찰 중심 선대위'라고 하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관계자)' 논란에 대해서는 "제가 '이준석 대표가 홍보비 해먹으려고 한다'는 얘기를 들은 사실도 없고, 이 대표를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으로 지명한 사람이 저"라며 "이 대표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갖고 있고, 감히 제 앞에서 이 대표를 험담할 만한 사람은 별로 없다", "제 입장에서는 '핵관'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부인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석열 대선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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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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