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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택은 실수요이고 2주택은 투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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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택은 실수요이고 2주택은 투기인가 [기고] 다주택자 종부세 경감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논쟁에 부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다주택자 종부세도 부분적으로 경감할 것을 제안하였다. 수도권의 2주택자들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종부세 폭탄’에 대한 반발을 무마하는 한편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로 이들에게 퇴로를 열어주고 공급을 확대하여 부동산가격 안정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정책의 일관성을 이유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다주택자는 투기세력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징벌적 과세로 투기를 억제하는 기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은 투기세력에 굴복하는 것이라는 인식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소견을 피력하자면, 먼저 ‘1주택자=실수요자, 다주택자=투기세력’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해 징벌적 수준의 무거운 종부세를 부과하고 양도소득세도 중과하는 정책이 부동산 투기 억제와 가격 안정을 이루는 데 효과적이지 않음을 깨달아야 한다. 다주택자들의 반발을 소수 기득권 투기세력의 저항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되며, 종부세의 지나친 부분에 대해서는 경감조치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재명 후보는 토지이익배당 국토보유세의 도입을 포함해서 부동산세제 전반의 개혁과 조세개혁의 방향을 명확하게 천명해야 한다. 토지이익배당 국토보유세를 국민이 동의하지 않으면 안 할 수도 있다고 한 것이 사실상의 철회로 해석되지 않도록 도입 의지를 보다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다만, 토지배당 국토보유세는 국민의 90%가 순수혜자가 될 뿐만 아니라 상위 10%에게도 세금 폭탄이 아니고 가진 만큼 공평하게 더 부담하는 ‘보편적 공평과세’임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조세제도 개혁의 전반적인 방향은 모두가 능력에 따라 부담하는 보편적 과세이며, 이를 바탕으로 기본소득과 같은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는 것임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

1주택은 실수요, 2주택은 투기?

이재명 후보가 예로 든 바와 같이 500만 원짜리 시골 움막집을 사 둔 이유로 1세대 2주택자가 되어 과도한 종부세를 부과받은 사례 외에도 일시적 2주택자, 협동조합 주택 등 억울하게 종부세 폭탄을 얻어맞은 사례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예외적 사례들에 대한 구제 필요성을 넘어서서 보다 근본적으로 소유한 주택 수에 따라 실수요와 투기로 구분하여 몇 배 내지 심지어 몇십배씩 조세부담에 차이를 주는 것이 합리적이고 정당한가?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기가 근본적으로 쉽지 않지만, 상식적인 개념으로 실수요와 투기를 구분해서 생각해보자. 가령 전세로 실거주하면서 거주하지 않는 1주택의 평수와 가격을 갭투자를 통해 계속 늘려나가면 이것은 투기가 아닌가? 2주택자가 자녀나 손주에게 한 채를 증여하여 1주택자가 되면 실수요자이고, 그냥 두 채를 가지고 있으면 투기인가? 주말부부가 각각 거주하는 1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면 1세대 2주택이니 투기인가? 똘똘한 한 채의 고가 주택을 보유한 경우는 종부세나 양도소득세를 가볍게 해주고 2주택 가격을 합해서 한 채의 고가주택보다 훨씬 더 적은 경우에도 종부세를 몇 배씩 더 내야 하고 양도소득세도 중과한다면, 이를 합리적인 조세제도라고 할 수 있는가?
▲ 서울 시내 아파트 일대. ⓒ연합뉴스

종부세의 문제점과 근본적 대안 및 단기적 대안

종부세의 경우 1주택자에 대해서는 공시가격에서 11억 원을 공제해주고,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0.6%에서 3%까지의 초과누진세율)로 과세할 뿐만 아니라 고령자, 장기보유 등에 대해 최대 80%까지 세액공제를 해주고 전년 대비 150%의 세부담 상한 등 겹겹으로 경감 장치를 두고 있다. 반면 다주택자(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와 기타지역 3주택자)에 대해서는 공제액이 6억 원이며, 두 배의 세율(1.2%에서 6%까지의 초과누진세율, 농특세 포함시 최고세율 7.2%)에 세액공제가 없으며 전년 대비 세부담 상한도 300%로 하고 있다.

원래 참여정부에서 도입한 종부세는 소유 주택수에 관계없이 전국에 걸쳐 소유한 주택의 가액을 모두 합산하여 일정금액(공시가격 6억 원)을 공제한 후 누진세율을 적용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 1주택자 우대조항을 만들었고,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과세를 대폭 강화했다. ‘1주택자는 실수요자, 다주택자와 법인은 투기꾼'이라는 프레임을 강하게 적용한 것이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이에 덧붙여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12%의 취득세에 최고 75%의 양도소득세(지방세 포함시 82.5%)를 적용하였다. 이는 정부가 그동안 밝혀온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라는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 다주택자에게 불필요한 부동산 보유 부담을 높여 실수요 이외의 부동산은 내다 팔도록 유도하는 취지인데, 종부세뿐 아니라 취득세와 양도소득세까지 높이니 공급동결 효과가 발생한다. 정부는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하여 그동안 불필요한 주택을 처분하도록 유도하였지만, 이러한 정책은 성공하지 못하였다. 많은 다주택 소유자들이 주택을 처분하는 대신 사전 증여를 통해 종부세 폭탄을 피해갔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기준 전국 증여건수는 11만7607건으로 올해 주택거래량의 8.35%를 차지했으며, 특히 서울은 증여거래 비중이 12.1%에 달했다.

올해 종부세 대상인원이 102만7000명인데, 이 중 주택분이 94만7000명이다. 즉, 종부세는 토지보다 주택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다. 1주택자(비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포함)가 40만 명으로 1인당 평균 158만 원, 다주택자(3주택 이상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와 법인이 54만7000명으로 1인당 평균 923만 원의 종부세가 부과되었다. 정부는 종부세 인원이 전국민의 2%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유주택 가구의 가구원수가 평균 3명 정도라고 보면 전국민의 6%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서울은 인구의 15% 가까이가 종부세 과세 대상이며, 이중 평균 1000만 원이 넘는 무거운 세금이 부과된 2주택 이상 다주택 가구원수는 서울시 인구의 6% 정도로 추정된다. 서울은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이기 때문에 서울의 2주택자는 전원이 다주택 세율을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강남의 똘똘한 한 채 소유자들(2채 중 한 채를 사전증여한 이들 포함)보다 부동산 세제에 대한 정보에 어두워 사전 증여 등으로 대비를 하지 못한 강북의 2주택자들이 종부세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종부세를 '토지이익배당 국토보유세'로 대체하자"

이에 반해 토지배당 국토보유세는 건물에 대한 재산세는 낮게 유지하고 주택 부속토지를 비롯한 토지에 대한 보유과세를 강화한다. 보유과세를 강화하되 이를 최상위층에 국한한 징벌적 과세가 아니라 모든 토지소유자에게 최고세율 2% 이내의 완만한 누진세율로 공평과세한다. 종부세는 보유과세 성격과 함께 부유세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데, 국토보유세를 완만하지만 몇 단계의 초과누진세율(가령 최저세율 0.3% 내지 0.5%, 최고세율 1.7% 내지 2%)로 하면 부유세적 성격도 흡수하는 셈이 된다. 그리고, 그 세수를 전국민에게 1/n로 나누어 토지이익의 일부를 모두가 균등하게 나누어 갖는 것이다. 결국 국민의 90%에게는 토지배당으로 받는 금액이 세금으로 낼 금액보다 더 커서 ‘마이너스 토지세’가 된다. 상위 10%의 순부담자들도 터무니없이 높은 세율로 과세하는 것이 아니니 세금 폭탄이라며 저항할 명분이 없다. 즉, 보편적 누진과세로 전체 세수는 훨씬 더 커지지만, 특정 집단에 지나치게 과도한 세금이 부과되지는 않는다. 재산은 많지만 소득이 없는 이들에게는 과세이연이나 지분납부를 허용한다. 불필요하게 많은 토지를 보유할수록 세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토지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줄고 공급이 확대되어 지가안정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건물보다 토지에 대해 더 무겁게 과세하는 취지는 토지의 가치는 그 대부분이 토지 소유자의 투자와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해당 토지의 위치와 그 주변지역의 사회간접자본 등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또한, 토지는 공급탄력성이 0이어서 조세에 따라 공급을 줄일 수도 없고 조세부담을 전가할 수도 없으며 효율적인 토지이용을 촉진하는 효율적인 세금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은 종부세의 무리한 부분을 인정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세부담을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 가령 2020년 7.10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와 3주택 이상에 대해 세율 인상과 함께 전년 대비 세부담 상한을 300%로 올렸던 것을 원래대로 150%로 되돌리거나 2주택자는 175%, 3주택자는 200% 정도로 낮추어서 소급 적용해주는 방안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종부세를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 제도라고 할 수 있는 토지이익배당 국토보유세로 대체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잘 홍보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국토보유세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많지만, 제대로 알리면 지지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양도소득세 다주택자 중과 유예와 바람직한 개편방향

지금 당청 간에 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쟁점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의 유예 여부이다. 청와대는 7.10 대책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조항을 도입할 때 한시적 유예기간을 두었지만 효과가 없었던 점을 들어 이번에도 효과는 없이 정책의 일관성을 해치고 부동산 불패신화만 강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정책의 신뢰성과 일관성에 대한 우려는 타당한 점이 있다. 이에 반해 이재명 후보 측에서는 종부세 부담을 잘 모르고 있다가 실감한 다주택자들이 이번에는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최근 부동산 경기가 꼭짓점에 이르렀다는 신호들도 양도세 중과유예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중과 유예의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주택자에 대해 종부세뿐만 아니라 양도소득세와 취득세까지 징벌적으로 중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다주택자에 대해 중과를 하지 않아도 한국의 양도소득세 세율은 국제적으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종부세를 폐지하고 토지배당 국토보유세로 대체하겠다는 공약과 같이 양도소득세에 대해서도 한시적인 중과 유예를 넘어서서 근본적인 개편방향의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양도소득세는 너무나 복잡하여 일반 납세자는 물론 세무사들도 이해하기 어려워 ‘양포 세무사’(양도소득세 업무를 포기한 세무사)가 늘고 있다고 한다. 양도소득세가 이처럼 난해하게 복잡해진 것은 1주택자와 다주택자를 구분해 1주택자에게는 과도한 감면 혜택을 주고 다주택자에게는 지나친 중과규정을 두면서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예외조항 등을 두는 데에서 기인한다. 최근에도 여야 합의로 1주택자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 기준을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대폭 완화해주는 조치를 취했는데, 이는 1주택 투기를 용인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양도소득세 개편의 큰 방향은 공평과세와 함께 세제의 단순성과 중립성이라는 조세의 기본원칙을 따라야 한다.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가 근로소득보다 낮아서는 안 되며, 저소득자가 고소득자보다 더 높은 세부담을 져서도 안 된다. 일반 납세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한 세제라야 한다. 또, 부동산 양도차익과 주식 양도차익, 가상화폐 양도차익 간에 세금에 큰 차등을 두지 말아야 한다. 토지에 대해 건물보다 세부담을 무겁게 하고 부동산 과다보유를 억제하여 지가 안정을 이루고자 하는 정책목표는 토지배당 국토보유세로 이룰 수 있으니, 양도소득세는 중립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타당하다. 1세대 1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공제는 평생에 걸쳐, 또는 매 10년마다 일정액까지만 인정하는 것으로 하여 갭투자 등을 통한 1주택 투기에 과도한 특혜를 부여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양도소득세 개편의 방향으로 고려할 만한 하나의 방안은 양도소득도 종합과세하는 것이다. 종합과세의 장점은 개인별로 양도소득이 근로소득보다 높게 과세되며,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간에는 고소득자일수록 더 높은 한계세율로 과세되어 수평적, 수직적 형평성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또한, 1주택자와 다주택자간에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율에 큰 차이를 두는 제도는 폐지하고, 양도소득금액 계산시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공제해주는 한편 연분연승 제도의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연분연승 제도는 양도소득을 보유연수로 나누어 1년치 양도소득을 구한 후 여기에 소득구간에 따른 세율을 곱해 얻은 세액에 다시 보유연수를 곱하는 것이다.

재산세 전반을 포함한 조세개혁의 바람직한 방향

재산세와 광의의 재산세에 해당하는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와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 등 복지 수급자에 적용하는 재산의 소득환산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개편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높은 재산세를 부담하는 이들은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와 복지 수급자 또는 재산 기준 때문에 복지 수급자격에서 탈락하는 이들이다. 직장인들이 은퇴하면 소득은 없어지는데, 재산 때문에 건보료가 갑자기 오르니 큰 불만을 가지게 된다. 소득은 없는데 재산 기준 때문에 기초연금이나 기초생활보장 급여 등을 받지 못하거나 금액이 깎이는 것은 사실상 높은 재산세를 부담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모두에게 실질적으로 공평한 재산세가 되도록 종합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전반적인 재산세제 개편 이전에 당장 공시가격 인상에 따라 내년에 건보료 인상 및 복지 수급에 차질이 생기는 문제는 이재명 후보가 제안한 바와 같이 긴급하게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조세개혁의 큰 방향에 대해 부자증세 위주로 갈 것인가, 보편적 공평과세로 갈 것인가에 대해 새 정부의 철학을 밝힐 필요가 있다. 또한 조세정책은 복지정책을 포함한 재정지출 정책과 함께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필자는 부자증세가 일정하게 필요하지만 부자에게만 과도하게 증세하는 방향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보편적 공평과세를 기본방향으로 채택하여 모든 소득활동자와 재산소유자가 일정하게 세금을 내도록 하되 부자가 능력에 따라 더 부담하도록 소득과 재산에 대한 직접세를 누진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늘날 유럽의 복지선진국들은 사실 조세의 누진성은 그리 크지 않다. 조세를 통한 소득재분배는 미미하다. 이들 국가들은 보편적인 현금급여와 현물 서비스를 통해 큰 소득재분배 효과를 누린다. 보 로스스테인(Bo Rothstein, 1998)은 <정의로운 제도가 중요하다>는 저서에서 '보편적 복지국가의 도덕적, 정치적 논리'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보편적 복지국가는 부자에게서 높은 세금을 걷어 빈자에게 나누어주는 선별복지, 또는 로빈후드식 재분배(Robin Hood redistribution)를 위주로 하지 않는다. 보편적 복지국가는 모두가 함께 나누는 것이다. 능력에 따라 대체로 비례적으로 세금을 부담하고 모두가 대체로 정액의 급여를 받는 것이다.

세금이나 급여가 정률일 경우와 정액일 경우에는 재분배 효과에 큰 차이가 있다. 정률세는 소득에 비례하므로 재분배효과가 없지만, 소득에 관계없이 정액을 징수하는 인두세는 매우 역진적이다. 역으로 모두에게 정액을 지급하면 상당한 재분배효과가 생긴다. 따라서 정률 소득세와 정액 기본소득을 결합하면 평균 소득 이하인 사람들은 기본소득 수급액이 소득세 납부액보다 더 커서 결과적으로 순수혜자가 된다. ‘마이너스 소득세’라고 할 수 있다. 평균소득보다 더 높은 고소득자는 소득이 올라갈수록 정액 기본소득으로 받는 금액보다 정률로 내는 세금이 많아져서 순부담자가 된다. 누진적인 소득세와 정액 기본소득을 결합하면 평균소득보다 높은 이들도 일정한 소득에 이를 때까지는 순수혜자가 된다. 오늘날처럼 소득분배가 매우 불평등하고 중간층도 경제성장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양극화의 상황에서 비례적이거나 누진적인 소득세와 정액 기본소득을 결합하는 정책은 근로유인 저하의 부작용도 없고, 소득불평등과 빈곤을 완화하는 효과적인 정책이 될 수 있다 (유종성, '재원조달에 대한 이론', 유영성 외, <모두의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하다> 참조)

이재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어야 한다. 시장을 존중하지 않고 핀셋 규제를 남발한 것, 임대주택사업에 대해 과도한 특혜를 주었다가 이를 중단한 데서 온 정책의 비일관성, 그리고 ‘1주택=실수요, 다주택=투기’라는 프레임에 입각한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 등의 과오를 바로잡겠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의 경감 및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는 이러한 정책전환의 강력한 시그널이 될 수 있다. 다만, 이재명 후보가 전반적인 방향에 대한 큰 그림을 먼저 내놓고 나서 다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과세를 바로잡겠다고 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제라도 토지이익배당 국토보유세 도입의 분명한 의지 표명과 함께 양도소득세의 합리적인 개편방향, 재산의 소득환산을 적용하는 지역건보료와 복지수급 기준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 더 나아가서 조세와 복지급여를 통합적으로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유종성 교수는 이재명 대선 후보 정책 캠프인 세상을 바꾸는 정책포럼 2022에서 기본소득 특별연구단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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