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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 책임지는 이주 여성들 "나이 많은 남편 은퇴했는데, 아이들은 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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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 책임지는 이주 여성들 "나이 많은 남편 은퇴했는데, 아이들은 어려" 가족센터근무 이주여성들, 일터에서 받는 차별과 생계 책임 어려움 토로
2013년에 한국 남성과 결혼하며 베트남에서 이주한 20대 후반 여성 ㄱ씨. 아직 초등학교 입학 전인 두 아이와 남편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다. 이주 여성과 가족을 위한 통번역 업무를 하고 있다. ㄱ씨와 나이차가 큰 40대 후반 남편은 이미 직장에서 해고 당한 상태다. ㄱ씨는 "결혼이주여성의 경우 남편과의 나이 차가 작게는 10년, 많게는 30년까지 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결혼해 10년 정도 지나면 남편이 노동시장에서 퇴직해 이주여성이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4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정의당 젠더인권선대위, 노동당당 선대위, 강은미 의원실과 공공운수노조 공동 주최로 열린  이주여성노동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세 명의 이주여성 노동자가 참석해 일터에서 받는 차별과 사실상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들은 가족센터(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 이중언어코치 등 직접적으로 이주여성과 그 가족의 한국 생활을 돕는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 업무는 이주여성만을 채용한다. 문제는 이들에 따르면 이곳에서 일하는 이주여성들은 센터 운영에서 핵심 직무를 맡고 있음에도 호봉 테이블에 포함되지 않는 무기계약직 등의 신분으로 임금 차별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호봉에 따른 임금 상승 혜택을 받지 못해 1년차나 10년차나 거의 같은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2004년에 한국인과 결혼하며 몽골에서 이주한 40대 여성 ㄴ씨는 "이미 11년째 다문화센터에서 일하고 있지만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가족센터가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은 기관임에도 '같은 이주여성'이라는 이유로 통번역 등 본래 맡은 업무 외에 이주여성에 대한 상담 등의 업무도 자신들에게 넘겨지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ㄴ씨는 "전문상담사가 있는데도 이주여성 상담을 맡게 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비자 연장, 영주권 취득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서식 작성을 돕는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ㄱ씨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신규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이주여성 관련 업무가 줄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가정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던 가정사 관련 상담이 폭증했다. 내가 맡고 있는 상담 사례가 100건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주여성들은 직장에서의 차별적인 시선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느낀다. ㄴ씨는 "귀화했고 다른 한국인들과 똑같이 세금을 내고 투표도 하고 직장에서 전문적인 업무를 하는데도 나를 '약자'나 '배려대상자'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나를 자신들과 동등하게 바라보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2014년에 한국인과 결혼하며 베트남에서 이주한 30대 초반 여성 ㄷ씨는 "대부분 이주여성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자들이 훨씬 빨리 노동시장에서 은퇴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근로는 여성 몫이다. 우리가 한국사회에서 제대로 된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이주여성의 가족들은 빈곤 등 어려운 삶을 살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은 간담회에서 "비정규직 차별과 이주여성 차별을 동시에 경험하는 이 여성들의 삶이 많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관련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가족센터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경력을 인정해달라는 요구를 반영해 3년, 5년, 7년 근무시 월급을 인상하는 등 숙련도를 월급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지침을 개정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4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정의당 젠더인권선대위, 노동담당 선대위, 강은미 의원실과 공공운수노조 공동 주최로 열린 이주여성노동자 간담회에 세 명의 이주여성 노동자가 직접 참석해 일터에서 받는 차별과 사실상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프레시안(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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