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부인 김건희 씨 관련 문화방송(MBC) 보도에 대해 "많은 분들한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는 보도된 내용은 "사적 대화"라며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17일 오후 불교리더스포럼 행사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보도를 봤느냐'는 질문에 "글쎄, 저는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직접 보지는 못했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전날 MBC는 김 씨가 과거 한 인터넷 매체 직원과 통화하면서 "미투가 터지는 게 다 돈을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것"이라며 "안희정이 불쌍하더라. 나랑 우리 아저씨는 안희정 편" 따위의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 김 씨가 해당 직원에게 "캠프로 오라", "(와서 도와주면) 1억 원도 줄 수 있다"고 포섭을 시도한 정황도 전해졌다. 윤 후보는 "사적인 대화 내용이 이런 방송으로 공개가 되는 과정에서 (김 씨의 발언 내용이) 부적절한 것도 있지만 저도 잘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좀 있다"며 "사적인 대화를 뭐 그렇게 오래 했는지"라고 '사적 대화'라는 부분을 2차례 강조했다. 윤 후보는 "어찌됐든 이런 것을 많이 걱정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라며 "남편인 제가 좀 더 잘 챙겼어야 하는데, 선거운동 하러 새벽에 나갔다가 밤늦게 들어오고 하다 보니 아내와 대화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다. 방송에 보도된 김 씨의 발언은 크게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정치권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에 대한 왜곡된 인식 △인터넷 매체 직원에 대한 포섭 시도 등으로 유추되는 김 씨의 '비선 실세' 가능성 의혹 △김 씨 본인의 과거 사생활 관련 의혹에 대한 해명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전 장관, 김종인 전 선대위원장 등 유명인사에 대한 김 씨 개인의 정치적 견해 표출 등의 내용으로 나눠진다. 윤 후보는 이 가운데 '미투 왜곡' 부분에 대해서는 "그 내용에 대해 제가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언급을 피했다. 김 씨는 전날 선거캠프를 통해 낸 반론보도문에서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말을 하게 됐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윤 후보는 또 김 씨나 그의 친정 오빠(윤 후보의 처남) 등이 캠프 운영과 선거운동에 관여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글쎄, 이를테면 제 처가 선거운동에 많이 관여했다면 그런 통화를 장시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겠느냐"고 반문하며 "바쁘게 남편 선거운동에 관여하고 도와주는 상황이라면 그런 통화가 가능하겠는지 생각을 좀…(해 보라)"고 일축했다. '김 씨가 인터넷매체 직원을 캠프로 데려오려고 시도하지 않았느냐'는 재질문이 나오자 윤 후보는 "저도 정치를 처음 해 보다 보니 정치권에 있는 분들을 잘 몰라서 여러 분들의 추천에 의해서 한다"며 "제 처가 여의도 정치권에 누구를 알아서 저것(추천)을 하겠느냐. 그리고 그런 얘기 자체를 들은 사실도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세계일보>가 보도한 무속인의 캠프 참여 의혹에 대해서는 "참 황당한 얘기"라며 "그 분이 무속인이 맞느냐"고 되묻고는 "당 관계자한테 그 분을 소개받아 인사한 적이 있는데 스님으로 저는 알고 있고 법사라고 들었다. 그 분은 여기 직책이나 그런 것을 전혀 맡고 있지 않고 자원봉사자들을 (캠프에) 소개해준 적이 있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해당 인사와 만나 '인사한' 계기에 대해서는 "당 관계자가 '이 분이 많이 응원하신다'고 해서 인사를 한 적은 있다"며 "선거에는 원래 다양한 분들이 오시지 않느냐. 저는 스님·불교인이라고 소개받았다"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