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대남'?
이번 대선에선 2030 세대 표심이 중요한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세대 포위론'을 내세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대남'에 초점을 둔 발언들로 안티 페미니즘을 주도해왔다. 지난 재보궐 선거 승리 요인을 '이대남' 지지효과로 보는 국민의힘은 아예 이대남 맞춤 공약을 내세웠다. 윤석열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으로 손발을 맞췄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이 영입한 신지예 전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의 사퇴에 대해 "2030의 마음을 세심히 읽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청년 맞춤=단문 공약?
진영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은 청년층이 선거 캐스팅보트로 떠오르자 후보들의 선거운동 행태도 달라졌다. 거대 슬로건을 내세우고 설득력을 갖추는 데에 주력했던 과거 선거와 달리, 각 당 후보들과 선대위는 SNS를 비롯한 디지털 플랫폼에 알쏭달쏭한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청년층의 미디어 소비 트렌드에 맞춰 '짧은' 선거방법을 택했다. 유튜브 쇼츠(Shorts, 1분가량의 짧은 동영상)를 이용해 공약을 공개했다. 전기차 충전요금 동결, 만 나이로 통일 등 생활밀착형 공약들을 빠른 화면 전환과 인터넷상에서 유행하는 각종 '밈'들로 채워 넣었다.상대 후보 '비호감도'를 높여라
이재명 후보는 '추진력'을, 윤석열 후보는 '공정성'을 인물 브랜드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각각 '대장동 의혹', '김건희 리스크'에 휘말려 후보들의 비교우위가 희석되면서 '인물 비호감 경쟁' 대선으로 접어들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성인 1002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호감 가지 않는다'는 응답이 68%, 이재명 후보는 58%였다.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윤 후보 25%, 이 후보 36%에 그쳤다. 비호감도가 높은 후보가 있는 대선은 후보 지지 이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갤럽이 21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후보 지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6%가 '다른 후보가 싫어서'를 골랐다. 마음에 드는 후보를 뽑는 선거가 아닌, 싫은 후보를 떨어트리기 위한 선거가 된 것이다.· 양측은 서로를 향한 비호감도를 높이려 '녹취록' 난타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윤 후보에게는 '김건희 녹취록'이, 이 후보에게는 '욕설 녹취록'이 아킬레스건이 됐다. 녹취록 의혹의 당사자이자 해명의 주체인 두 후보는 짐짓 "네거티브는 없다"며 모른척 하지만, 경쟁의 알맹이가 사라져 네거티브 진흙탕에 빠진 대선 국면 전환은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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