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은 디지털 전환, 에너지 전환, 초고령 사회로의 전환 등 각종 '사회적 대전환'과 시기적으로 맞물려 있다. 그러나 현재 주요 대선 후보들이 '포퓰리즘 경쟁'에 매몰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대 대선 후보의 공약 및 정책 행보를 돌아볼 때, 사회적 전환기에 필요한 노동·복지정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진보적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8일 '지식인선언네트워크'가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개최한 '대전환기, 노동·복지정책을 묻는다' 토론회에서 사회자로 나선 이병천 지식인선언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이번 대선에 대해 "규제를 완화해 주겠다,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등의 목소리가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 지적하며 "노동·복지 정책은 실종되거나 주변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여자들은 △디지털 플랫폼 확산과 비정규직 문제 △정의로운 전환과 일자리 국가책임 △초고령화 사회의 도전과 전환기 복지국가 등 세 가지 주제를 제시했다. 먼저 '디지털 플랫폼 확장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발표한 조돈문 노회찬재단 이사장은 "불평등이 심화되어가는 추세에도 2022년 대선은 비정규직 문제를 포함한 노동 의제들이 주변화된 채 진행되고 있다"며 노동의제에 대한 각 후보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조 이사장은 '비정규직 남용 제한 법제화', '플랫폼 노동자의 근로자성 인정' 등 노동정책 대안에 대해 각 후보들이 보내온 입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조 이사장이 제시한 자료를 살펴보면, 총 16가지 항목에 대해 정의당 심상정 후보만이 모든 항목에 동의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플랫폼 노동자의 근로자성 인정' 항목에 부분 동의 입장을 보이는 등 조금 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동일가치 동일임금 명문화'를 포함한 6개 항목에 비동의 또는 부분 동의 입장을 보였고, 안철수 후보는 답변하지 않았다. 탈탄소 에너지 전환 국면에서의 '일자리 국가책임'도 도마에 올랐다. 나원준 경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책임의 강화로 '정의로운 전환'을 꾀해야 할 각 후보들의 일자리 공약이 "대부분 산업 정책, 기업에 대한 지원" 등에 집중돼있다고 지적했다. 나 교수는 특히 "윤석열 후보, 안철수 후보의 경우 정의로운 전환과 관련해 아무리 검색해도 정책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며 보수야당 측의 공약 현황을 비판했다. '전환기 복지국가'를 주제로 각 후보의 복지공약을 검증한 김형용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선후보들의 복지공약은 이름을 가리면 누구의 공약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지적했다. 김 교수는 "대선후보들 모두가 다 돌봄의 국가책임제를 공약한 상황"이라면서도 각 후보의 세세한 복지 공약을 들여다보면 "다다익선의 매표행위에 가까운 대상별 신규 급여로만 가득차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복지) 공약과 정책은 복지가 필요한 이유와 그것을 추진할 기간, 목표, 공정, 재원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지식인선언네트워크의 주관으로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민주노동연구원,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노회찬재단 6411사회연대포럼 등이 공동주최했다. 이들은 지난 1월 5일에도 토론회 '2022 대선 부동산 정책을 묻다'를 개최하며 한국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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