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뤼그스캄(flygskam)'. 는 '비행기 여행의 부끄러움'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이러한 신조어가 나오고 있는 스웨덴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단거리 항공을 규제하고 공항을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 어떨까. 2025년까지의 공항개발 계획을 담은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을 보면 국내 건설 혹은 추진 중인 공항은 새만금, 가덕도, 대구공항 이전 등을 포함해 10개에 이른다. 개발 계획과 지역 공약이 쏟아지는 대선을 앞두고 환경단체들이 대선 후보들에게 신규 공항 건설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의서를 보낸 이유다. 지역별 신공항반대대책위와 환경단체, 정당 등으로 구성된 신공항반대전국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24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여 현재 추진 중인 신공항 계획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신공항 정책 관련 질의서 답변을 공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질의서 답변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항공을 감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 적극 동의"하지만 "지방 소멸 등 당면한 절박한 국토균형발전의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라며 가덕도 신공항 추진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새만금신공항에 대해서는 "새만금 갯벌 보존이라는 대전제를 바탕으로 검토 추진"을 주장하며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된 교통 환경을 가진 전북지역 발전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요구도 외면할 수 없다"라며 새만금 신공항 조기 착공 공약의 불가피함을 밝혔다. 이 후보는 제주 제2공항은 국토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서산민항은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보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공동행동이 보낸 질의서에 응답하지 않았다. 공동행동은 "언론을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 모두 가덕도, 새만금, 서산, 제주 제2공항에 대해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12일 전북을 찾아 새만금 국제공항 조기 착공 지원을 주장했다. 안 후보 또한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주 제2공항,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추진을 말한 바 있다. 진보정당 후보들은 모두 신공항 건설 철회와 공항개발계획 폐지를 찬성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 이백윤 노동당 후보, 오준호 기본소득당 후보는 가덕도, 새만금, 제주제2공항, 서산민항 등 건설 계획을 폐지하고 철도, 공공교통시스템 구축 등을 공약했다. 공동행동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으로 심각한 시대착오이자 퇴행인 신공항 건설을 공약하는 모순"이라며 "유력 대선 후보들은 무책임한 신공항 계획 철회를 약속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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