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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집권여당' 복귀…친윤-비윤에 안철수까지 주도권 다툼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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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집권여당' 복귀…친윤-비윤에 안철수까지 주도권 다툼 불가피

국회는 6년만의 '여소야대'…앞으로 2년 '180석 야권' 상대해야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2017년 3월 10일 오전,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탄핵심판 결정문 낭독으로 당시까지 여딩이었던 자유한국당(같은해 2월 새누리당에서 당명 개정)은 '탄핵 잔당'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얄궂은 우연일까. 2022년 3월 9일, 자유한국당은 그동안 미래통합당을 거쳐 '국민의힘'으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정확히 만 5년 만에 여당의 지위를 되찾았다. 유권자의 선택으로 '탄핵' 꼬리표도 털어냈다.

집권 연합 內 안철수의 위치는?

대선 막바지에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성사되면서 이제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앞두고 있다. 지난 3일 단일화 회견에서 이들은 "두 당은 선거 후 즉시 합당을 추진할 것"(단일화 선언문), "대선 직후에 신속하게 합당 절차를 마무리할 생각"(윤 당선자, 단일화 선언 당일 기자회견)이라고 못박았다.

특히 전격 결단의 당사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나 내각 등을 책임지는 중임을 맡게 되리라는 예측도 나온다. 반면 안 대표가 여당의 당권을 노리며 지방선거·총선을 지휘해 세력을 불리고 차기 대권에 도전하리라는 관측도 있다.

안 대표는 단일화 회견 당일 "제가 국회의원으로서 여러 가지 열심히 입법 활동을 했지만 그것을 직접 성과로 보여주는 행정적 업무는 할 만한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하는 동시에 "제가 여러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우선은 국민의힘을 보다 더 실용적이고 중도적인 정당으로 만드는 일을 고민하겠다", "제가 하고 싶은 건 국민의힘을 보다 실용적·중도적 정당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말해 입각설과 당권 도전설 양쪽 가능성을 모두 열어놨다.

다만 안 대표에게 꽃길만 펼쳐진 것은 또 아니다. 윤 당선자나 안 후보의 시원시원한 말만 놓고 보면 합당이 금방이라도 이뤄질 듯하지만, 정작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8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합당이라는 대원칙만 이야기했고 실제 합당은 당의 영역이다. 선거 끝난 다음에 당에서 협상단을 꾸려서 국민의당 측과 이야기하는 것"이라거나 "흡수합당이 아무것도 국민의당을 배려하지 않는 행태라고 보는 것도 너무 이분법적"이라고 말해 합당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친윤-비윤계 분화 일어날까

국민의힘 입장에서 보자면 '굴러온 돌'인 안 대표와 국민의힘을 빼고 봐도, 당내 세력 분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대선 과정에서 있었던 이른바 '윤핵관' 논란은 '윤 후보'가 '윤 당선인', 나아가 '윤 대통령'이 되는 순간 당내 친위세력과 외곽 그룹 간의 주도권 갈등으로 재편돼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대선 경선·본선과 막판 단일화에 이르기까지 큰 역할을 한 권성동·장제원 의원 등 측근 그룹과 권영세·원희룡 본부장 등 선대본 주요 보직자들, 최고위 내 우호 세력인 김재원·조수진 최고위원 등이 당내 친윤(親윤석열) 그룹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원 본부장 외에도 경선 패배 후 윤 당선자에 대한 지지선언을 하고 선거를 도운 최재형 전 감사원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도 윤 당선자에 대한 우호 그룹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 전 원장은 이번 종로 보궐선거에서 원내로 들어와 의정 활동을 하게 된다.

반면 윤 당선자 입당 때의 '패싱' 논란부터 시작해, '윤핵관' 논쟁을 스스로 주도하고, 역대 대선 기간 초유의 당 대표 직무거부 사태를 2차례나 일으킨 이준석 당 대표는 본의든 아니든 '비윤'의 새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선 패배 후 대선 막바지에 선거를 돕기까지 윤 당선자와 거리를 둬온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도 마찬가지다.

곧 있을 6월 지방선거 공천은 당내 주도권 갈등의 뇌관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역시 그룹별로 온도차가 있을 수 있는 사안이다.

국회는 6년만의 '여소야대'…앞으로 2년 '180석 야권' 상대해야

다만 연합 여당은 여소야대 국회라는 험로를 헤쳐가야 하는 처지다. 대선과 같은날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거치며 110명 안팎의 원내 2당이 된 국민의힘이 여당이 됨에 따라 국회는 2016년 총선 이후 약 6년 만에 여소야대 국면을 맞게 됐다. 합당이 예고된 국민의당 의석 3석을 합쳐도 국정 주도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운 의석 수다.

범진보진영 야당은 더불어민주당 172석, 친여 무소속 6석에, 정의당 6석, 기본소득당·시대전환 각 1석을 더하면 패스트트랙 강행도 가능한 180석을 훨씬 넘게 된다. 2016년 총선 직후 당시(여당 새누리당 122석, 야당 더민주 123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보다 의석 분포로 보면 더 극단적 여소야대인 셈이다.

물론 유권자의 선택으로 들어선 새 정부에 대해 일일이 반대만 하다가는 역풍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야당도 상당 기간 자중할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윤 후보 공약 가운데 민감한 안건인 공수처 권한 제한이나 여성가족부 폐지 등은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음 총선은 대통령 임기 3년차인 2024년 4월에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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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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