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언론들은 한국 대통령선거에서 접전 끝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근소한 차로 당선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한국 정부의 대외 정책이 이전과 달리 강경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9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윤석열 후보가 박빙의 승부 끝에 당선됐다며 "미국과 한국의 주변국들은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진보적인 의제, 특히 북한과 대화 및 평화를 추구했던 그의 '트레이드 마크' 정책을 잠재적으로 뒤엎을 수 있기 때문에 선거를 예의주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윤석열 후보 당선은 북한에 대한 보다 강경하고 대립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고 미국과 더욱 강력한 동맹을 요구하는 보수주의자들의 재집권을 이뤄냈다"고 분석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역시 "대외관계에 있어 문재인 정부 때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의 외교 정책은 북한과 교류를 선호하고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을 자극하는 입장을 취하는 것을 피했던 전임자로부터 결정적으로 바뀐 것"이라고 전했다. 방송은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만약 북한이 서울을 공격하려고 한다면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제재를 지지하며 동맹국인 미국의 정책과 더 일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방송은 "그는 중국에 대해 더 강경해지기를 원하며, 중국의 영향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공식 그룹인 미국, 호주, 인도, 일본 사이의 '쿼드'와 더 많이 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며 다만 한국이 쿼드에 가입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동지역 카타르의 <알자지라> 방송은 "비평가들은 두 후보(윤석열·이재명) 모두 북한과 북한의 핵무기로부터 위협을 어떻게 완화시킬지, 미중 경쟁 속에서 국제 관계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등에 대한 명확한 전략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선거 과정에서 대외 정책에 대한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여성가족부 폐지 등 선거 기간 중 젠더 이슈를 부각시켰던 윤 당선인의 행보와 관련,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스스로 '반페미니스트'라고 공언한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는 반대되는 아주 많은 증거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체계적인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BBC> 역시 윤 당선인이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선진국에서 여성 인권에 대한 최악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인 곳에서 (윤 당선인은) 저출산의 원인이 페미니즘의 증가 때문이라고 했다"고 꼬집었다. 프랑스 통신사 <AFP>는 "보수주의자인 윤 당선인의 북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은 일부 논란을 불러 일으켰으며, 그의 여성 혐오적인 공약과 빈곤,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무감각한 발언은 널리 비판을 받아왔다"고 소개했다. 윤 당선인의 선거 승리 배경에는 한국의 높아진 집값 문제가 자리하고 있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선거에서는 경제와 집값 폭등이 유권자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동안 집값이 사상 최고치로 올랐다"며 "유권자들은 대통령의 주택 정책에 실망했기 때문에 정부가 바뀌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 역시 윤 당선인이 "서울 집값 상승, 소득 불평등, 청년 실업에 대한 대중의 분노로부터 이익을 얻고자 했다"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번 선거 결과의 원인 중 하나였다고 해석했다. 윤 당선인이 많은 정책 변화를 예고하고 있지만, 의회 권력은 여전히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실제 변화에까지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왔다. <AFP> 통신은 "윤 당선인은 입법 경험이 부족하다. 국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고 그의 정책을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실제 실행까지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공영방송 <CCTV> 역시 윤 당선인이 "정치 경험이 부족한 정치 신인"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민감하고 중대한 외교 사안에서 강경하고 급진적인 발언을 한 것은 외교 분야에서의 단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통신은 "윤 당선인은 그동안 대통령이 되면 취임 후 바로 한일관계 개선에 나선다고 표명해 왔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를 둘러싼 한일 간 현안도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은 "징용공(강제동원)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 개선에) 어려운 태도를 보였던 여당의 이재명 후보보다는 한일 관계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하는 견해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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