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들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성폭력 무고죄 처벌 강화', '여성가족부 폐지' 등 공약을 폐기하고 구조적 성차별 해소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등 28개 단체가 모인 한국여성단체연합은 10일 논평에서 윤 당선인에 대해 "혐오선동, '젠더 갈등'이라는 퇴행적이고 허구적인 프레임을 선거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많은 국민을 실망시켰다"고 비판한 뒤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높은 정권 교체 여론에도 불구하고 1%포인트도 안 되는 근소한 표차로 제20대 대통령을 선출한 민심의 의미를 잘 헤아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제3지대를 선택하며 새로운 정치에의 열망과 의지를 보여줬던 2030 여성 시민들이 성평등 정책의 후퇴를 막기 위해 선거 막판 강력하게 결집한 의미를 깊이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를 보면, 20대 여성의 15.1%, 30대 여성의 5,7%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이 아닌 다른 당 후보에게 투표했다. 20대 대선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이 수치는 20대 여성 8.2%, 30대 여성 6.5%로 나타났다. 반면, 두 선거에서 민주당을 찍었다고 답한 20대 여성은 44%에서 58%, 30대 여성은 43.7%에서 49.7%로 늘었다. 이는 선거 과정에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하고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발언하는 등 '반(反)여성적인 성별 갈라치기 전략'을 편 윤 당선인의 집권을 막기 위해 2030 여성이 결집한 결과로 해석된다. 여성단체연합은 세계경제포럼 2021년 성별격차지수 156개국 중 102위, OECD 성별임금격차 1위, OECD 유리천장 지수 최하위 등 국제사회와의 비교 통계로 한국사회의 구조적 성차별을 상기한 뒤 "이러한 구조적 차별을 인식하고 적극적 해결에 힘써야 할 책임이 윤 당선인에게 주어졌다"고 강조했다. 여성단체연합은 "우리는 차기 정부가 민주주의와 성평등 가치에 기반한 국정철학을 세우고 구조적 차별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무고조항 신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폐기 △ 최저임금 인상 등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 시행 △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설치 등을 촉구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당선사례를 겸해 연 기자회견에서 선거 기간 성별 갈라치기 전략을 편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성차별은 구조적이 아닌 개인적인 것'이라는 인식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관련 기사 : 윤석열, 안철수 인수위원장?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
윤 당선인은 '득표율 격차가 생각보다 적었는데, 젠더 갈라치기 전략의 역풍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저는 어제 투표 결과를 보고 다 잊어버렸다. 그리고 저는 젠더, 성별로 갈라치기 한 적 없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남녀의 양성의 문제라고 하는 것을 집합적인 평등이니 대등이니 하는 문제보다는 어느 정도 (평등한)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개별적인 불공정 사안들에 대해서 국가가 관심을 갖고 강력하게 보호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쭉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는 그런 식으로 오해도 공격도 받았지만 남녀 성별을 갈라치기할 이유가 뭐 있겠느냐. 그런 것 없으니 오해하지 말라"며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것이 여성을 더욱 안전하고 강력하게 보호할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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