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 취임식에 "당연히 박근혜 초청"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차기 정부에서 다년간 일할 사람을 (현 정권이) 마지막에 인사조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후임 한국은행 총재를 지명했고 감사위원 인선을 검토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직접적인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이날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윤 당선인은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 문제를 부동산 거래에 비유하며 "당선인이라는 것은 부동산 매매계약 과정에서 대금을 다 지불한 상태 아닌가"라며 "곧 들어가 살아야 하는데, 법률적 소유권이 매도인에게 있더라도 들어와 살 사람의 입장을 존중해 본인이 사는데 필요한 조치는 하더라도 집을 고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도 했다. 새 정부와 호흡을 맞추어야 할 공직자들에 대한 인선을 임기 말 정부가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다만, 윤 당선인은 인사 문제로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이 더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는 "회동 문제는 차원이 다른 문제 아니냐"고 했다. 윤 당선인은 또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반대론이 우세한 데 대해서도 "많은 전직 대통령들이 선거 때는 청와대를 나오겠다고 했고, 국민들이 좋게 생각했기 때문에 지지해줬다"며 "새로 여론조사를 할 필요가 있냐"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도 (광화문 시대를) 말했다. (여론조사로 찬반론을) 몇 대 몇이라고 하는 건 의미가 없고, 국민들이 역사적인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날 퇴원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사저를 조만간 방문해 만날 의사도 내비쳤다. 윤 당선인은 "건강이 회복돼 사저에 가게 돼 다행이고, 나도 내주부터 지방을 가볼까 하는데, (박 전 대통령이) 퇴원했으니 한번 찾아뵐 기회가 있으면 찾아보겠다"고 했다. 또한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에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전직 대통령이 다 모시게 돼 있지 않냐"며 "당연히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당선인은 인수위원회가 법무부와 검찰로부터 업무보고를 따로 받기로 한 데 대해선 "(법무부와 검찰의) 입장이 다르면 법무부가 자기네 입장을 보고하는 경우가 있다"며 "따로따로 받아야 각자의 입장을 알 수 있다는 취지"라고 했다.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등 자신의 공약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향해선 "이 정부의 검찰 개혁이라는 것이 검찰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한 것인데, 5년 간 해놓고 그게 안 됐다는 자평이냐"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필요가 별로 없다. 보안 사항이 아니면 장관이 알아야 하는 사항으로 법무부에 보고를 한다"며 "그러면 그걸 보고 (법무부가) 다양하게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또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관해 "선거 때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느냐"며 폐지 의사를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