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발달장애 자녀 살해 후 자살, 6월 자녀 살해 후 자살, 8월 코로나로 시설 휴관 후 추락사, 12월 화재로 사망, 21년 2월 발달장애 자녀 둔 부모 자살, 2022년 3월에는 하루 동안 두 명의 발달장애인이 부모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나라는 언제까지 죽음을 지켜볼 것인가요. 새 정부에서는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해서 가족들에 대한 지원이 꼭 필요합니다."
부모연대는 24일 서울시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달장애인과 가족이 죽음을 선택하지 않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인수위에 정책제안서를 제출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가 밝힌 자료를 보면 2021년 발달장애인과 그 부모들의 사망 건수는 5건에 달한다. 부모연대는 "매년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은 반복되어왔다"라며 "가족이 가족을 살해하는 극단적 선택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원을 전적으로 가족에게 전가하고 있는 우리 사회 복지체계의 문제"라고 말했다. 허혜영 부모연대 경기부지부장은 "발달장애인이 사망하면 부모들은 제대로 슬퍼하지도 못하고 '엄마가 오래 살 수 없으니 어차피 혼자 못 살았을 것'이라는 해서는 안 되는 말로 위로를 하기도 한다"라며 "이 죽음은 도대체 누구의 책임이냐"라고 지적했다. 또 발달장애 자녀를 살해하는 부모의 사례를 언급하며 "발달장애 자녀와 함께 살기 어렵다는 이유로 살기 힘들다는 이유로 내 자식을 죽이고 살인자가 되는데 결코 용서받지 못할 부모"라면서도 "더불어 국가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더 이상 내가 내 아이를 죽이는 일만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가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희경 서울장애인가족지원센터장은 "발달장애인이 받을 수 있는 활동지원서비스는 월 125시간으로 하루에 4시간 수준"이라며 "2018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의 80%가 일상생활 유지를 위해 지원이 필요하지만 이용할 서비스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윤종술 부모연대 회장은 "한국의 GDP 대비 장애인 예산은 OECD 평균의 1/3에도 못 미친다"라며 "예산 규모가 작으니 장애인 돌봄 책임이 국가의 책무가 아니라 가족의 책무로 규정되어 있다"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이 작년 발표한 '2021년 장애인 통계집'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장애급여 및 상병급여의 비율은 0.3%로 OECD 평균인 1.6%에 못 미친다. 조사 대상 OECD 34개국 중 33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윤 회장은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대선 후보이던 시절 '발달장애인 국가 책임제'를 언급한 적 있다"라며 "인수위에서도 안 위원장의 공약을 잘 검토해서 지원체계를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대통령 선거에서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시행'을 공약했다. 그러나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집에서 관련 공약은 언급된 바 없다. 부모연대는 회견 이후 주간활동서비스 중심으로 낮 시간 서비스 개편 및 확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주거 지원 등을 담은 요청서를 인수위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부모연대는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발표한 장애인복지공약에는 발달장애인 생애 주기에 따른 지원대칙 및 하루 24시간 지원체계 공약을 찾아볼 수 없다"라며 "윤 당선인이 발달장애 24시간 지원체계를 구축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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