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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도?…극우 르펜, '서민 공략'으로 마크롱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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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도?…극우 르펜, '서민 공략'으로 마크롱 맹추격 유권자 관심 전쟁 위협에서 국내 경제로 이동하며 지지율 격차 7%p로 줄어
선거를 열흘 남짓 앞둔 프랑스의 대선 구도에 변화가 감지된다. 무난한 연임이 예상됐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극우 성향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의 격차가 좁혀지면서다. 그간 러시아와 적극적 대화에 나서는 등 외교에 집중했던 마크롱 대통령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유권자들의 관심이 경제 문제로 쏠리면서 물가 상승 등 서민 문제에 집중한 르펜 후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각) 프랑스여론연구소(IFOP) 자료를 보면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인 마크롱 대통령 지지율은 28%로 이달 11일 31%에서 3%포인트(p) 하락했다. 반면 2위 마린 르펜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같은 기간 17.5%에서 21.5%로 4%p 상승했다. 두 배 가까이 벌어졌던 지지율 격차가 20일만에 7%p 미만으로 좁혀진 것이다. 좌파 성향 장 뤽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a France Insoumise) 후보 지지율도 같은 기간 10.5%에서 15%로 4.5%p 상승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가 2차 투표에 진출했을 경우를 가정해 조사한 2차 투표 지지율도 30일 마크롱 대통령이 53.5%로 르펜 후보(46.5%)를 7%p 앞서고 있지만 격차는 약 2주 전인 이달 15일(16%p)에 비해 크게 줄었다. 프랑스 대선에선 1차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두 후보가 2주 뒤 2차 결선 투표에서 맞붙게 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표를 얻을 경우 1차 투표로 선거가 종료되지만 현재까지 이런 사례는 없다. 이번 2차 투표는 다음달 24일로 예정돼 있다. 2월말까지 20% 중반이던 마크롱 대통령 지지율은 2월 24일 침공 뒤 급상승해 3월 중순까지 30%대로 올라섰다. 유럽 내 전쟁 발발에 대한 유권자들의 두려움이 현직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캔터퍼블릭의 에마뉘엘 리비에르 조사요원은 지난 19일 <BBC>에 "외부에 위협이 발생하면 시민들은 현 지도자에게 돌아오게 된다. 지금은 분열할 때가 아니라고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이 고조되던 올해 초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끊임 없는 전화 통화 및 대면 회담에 나서며 국제 분쟁 중재자로서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에 대한 반감이 팽배한 가운데 경쟁자인 르펜 후보의 2014년 "(국가의 자존심을 회복한) 푸틴을 존경한다"는 발언, 2017년 대선 홍보 자료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을 넣은 이력 등이 부각되며 승리가 굳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전쟁 발발 뒤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흐르며 프랑스 유권자들이 전쟁 그 자체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전쟁이 가져온 국내 경제적 파장에 더 관심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질 이발디 파리정치대학 정치학 연구원은 28일 <컨버세이션>에 파리정치대학 정치연구소(CEVIPOF)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려 중 "분쟁이 격해지거나(33%) 핵 전쟁이 일어날 것에 대한 두려움(28%)이 3월초에 비해 20-24일 조사 때 각 6%p, 7%p 줄어들었다"며 "이제 초점은 전쟁이 가져올 경제적 파장에 대한 우려(43%)"라고 설명했다. 경제 문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까지 프랑스 대선의 주요 의제였다. 프랑스 라디오 방송 <RFI>는 30일 마크롱이 본격적으로 유권자들을 만나기 시작한 28일 유권자들로부터 치솟는 연료 가격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수많은 불평을 들었다고 전했다. 3월 프랑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5% 상승했다. <프랑스24>는 마크롱 대통령 집권 5년간의 경제 성과를 평가하면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에 달하고 실업률이 지난해 4분기 7.4%로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의 경기 침체에서 순조롭게 회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재임 기간 동안 임금 근로자의 일자리 질은 떨어졌다고 봤다. 이 매체는 실업률 하락이 임금 근로자의 고용 불안이 커지면서 하락했다며, 단기직·임시직이 늘어난 결과 2017년 2분기에 32시간이었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2021년 3분기에 30.9시간으로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또 프랑스공공정책연구소(IPP)의 지난해 11월 연구결과를 인용해 지난 5년간 상위 0.1%의 구매력이 4% 증가한 반면 가장 가난한 5%의 구매력은 0.5%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과 구매력 문제는 마크롱 대통령이 무시 못할 뇌관이다. 지난 2018년 유류세 인상 방침으로 촉발된 '노란 조끼 시위'가 반정부 시위로 번지며 정권이 위기를 겪었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까지 집중해 온 국제 외교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선거 운동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감내하면서까지 푸틴 대통령과의 외교에 공을 들였지만 결국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지 못한 것을 비롯해 별다른 가시적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프랑스24>는 마크롱 대통령이 취임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공을 들이는 듯 보였지만 결국 미국의 이란 핵합의 파기와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막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국내 경제로 돌아오며 저소득층 및 블루칼라 노동자층에 적극 구애 중인 르펜 후보에게 기회가 돌아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RFI>는 극우 후보인 르펜이 지금까지 강조해 온 반이슬람·반이민 정책을 덜 강조하고 저소득 가정과 노동자 계급에 초점을 맞춘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발디 연구원은 르펜 후보의 공약을 분석한 결과 작은 정부와 자유시장을 강조하는 보수적 경제정책이 지난 2017년 선거(35%)에 비해 이번 선거에서 확연히 줄어들었다(21%)고 봤다.  <프랑스 24>는 31일 "마크롱 대통령이 국제 문제에 집중하는 동안 르펜 후보는 소외된 지역의 대중과 어울리고 밀, 석유 가격 상승 억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며 '믿을 수 있는 해결책을 가진 후보'로 자신을 소개했다"고 평했다. 세실 알뒤이 스탠포드대 프랑스어·이탈리아어학 교수는 이 매체에 "르펜 후보는 전쟁을 일으킨 것에 대해 푸틴을 빠르게 비난했고 논의의 초점을 전쟁으로 인한 사람들의 구매력 문제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르펜 후보는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이 25일 발간한 인터뷰에서 "승리에 이렇게 가까웠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29일(현지시각) 프랑스 북부 지역에 붙어 있는 극우 성향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프랑스 대통령 후보의 포스터.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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