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 특혜 논란이 불거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기자회견을 열고 "어떠한 형태로든 부당한 요청이나 압력도 없었다"면서 교육부에 조사를 공개 요청했다. 일각에서 흘러나온 사퇴설을 일축하고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정 후보자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의대 편입이나 병역 처리 과정은 최대한 공정성이 담보되는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다"면서 "객관적인 자료로 드러나는 결과에 있어서도 공정성을 의심할 대목이 없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본격적인 해명에 앞서 "앞으로의 비전과 정책 구상을 설명하기도 전에 국민께 큰 심려를 끼쳐 몹시 안타깝고 송구스런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유에 대해 "근거가 없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고 저와 제 가족 뿐만 아니라 제 모교와 제가 반평생을 근무한 병원의 명예까지 손상되는 문제이기에 정확한 사실을 설명드리고자 한다"라고 했다.
그는 자신과 자녀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근거 없는 의혹"이라고 단언하며 각종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 후보자는 경북대학원 부원장과 원장 등으로 재직하던 2016년과 2017년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에 합격해 '아빠 찬스'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 후보자의 딸이 편입 시험을 치를 당시 평가위원으로 배정된 정 후보의 지인이 다른 평가위원들과 달리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자는 편입학 과정에 대해 "이중 삼중의 투명한 견제 장치가 마련되어 편입 절차가 진행되므로 청탁 등이 불가능한 공정한 구조"라고 설명하면서 "교육부의 관련 지침에 따라 평가자는 윤리 서약을 하고 임의 배정해야 한다"고 했다. "특정 개인을 대상으로 특혜를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정 후보자는 딸과 아들의 학사 성적, 영어 성적, 면접 점수 등을 공개하며 "주관성이 개입되는 면접과 서류평가 점수가 기계적으로 산출되는 학사, 영어성적보다 낮은 점을 미루어볼 때, 편입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경북대병원 자원봉사 문제와 관련해선 "누구든지 신청하면 별도 제한 없이 봉사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면서 "자원 봉사를 신청하기 위해 별도의 부탁이나 청탁을 할 필요성 자체가 없다"고 했다. 학부생 시절 아들의 논문 참여 논란과 관련해선 "논문 작성을 위해 주로 필요한 자료의 검색과, 외국자료 번역과 편집을 담당하는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제3, 제4 공저자로 등재되었다"면서 "공과대학에서는 학부생이 논문에 참여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이런 사례가 유일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에서 저희 자녀의 편입학 과정을 철저하게 조사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아들의 병역 판정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정 후보자는 아들이 19세 때 2급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대학 재수 중이라 입영 연기 신청을 했고, 이후 대학 재학 시절 척추협착증 소견에 따라 병무청 지정병원인 경북대병원에서 MRI를 촬영해 제출했다고 했다. 그는 "경북대병원에서 발급받은 척추질환 진단서를 가지고 신체검사장으로 갔으나, 병역판정 검사의사가 정확한 판정을 위해 현장에서 다시 CT 촬영을 하였했다. 판정 의사가 그 결과를 직접 확인하고, 4급으로 판정했다"면서 "경북대병원의 2번의 MRI검사와 병무청의 CT 검사를 거쳤고 서로 다른 세 명의 의사가 진단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분명한 사실들에도 불구하고, 제 아들의 병역 의혹은 어떠한 실질적인 근거도 없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면서 "국회에서 의료기관을 지정해 주시면, 그 의료기관에서 제 아들로 하여금 검사와 진단을 다시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정확한 사실관계에 근거해 합리적인 검증을 받기를 소망한다"며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보다 자세히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아버지가 병원장을 지내는 병원에 자녀가 편입학 한 것은 오해를 살만 한 부분이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제가 있다고 해서 아들‧딸을 다른 학교 보내는 건..."이라면서 "헤아려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논란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에는 "개인적인 질문에만 성실히 답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장관에 임명된 후 특혜 사실이 밝혀지면 사퇴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조사를 해서 부당한 문제가 발견되면 당연히 그에 따른 상응한 조치를 받겠다"고 밝혔다.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다시금 강조한 것이다. '당선인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정 후보자는 "위법적 행위나 부당한 팩트가 없음을 소명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섰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병원장이 될 때 두 번의 인사 검증을 혹독하게 받았다"며 "위법한 행위나 부당한 팩트가 없기 때문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부터 별다른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전날에도 자신이 주변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가 나오자,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언론보도는 오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정 후보자의 기자회견에 앞서 정 후보자 논란과 관련해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윤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정 후보자 본인 또한 '위법적 행위가 없을 경우 사퇴 불가' 입장을 공고히 밝히면서 논란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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