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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유밸디 학교 총기 난사 현장을 방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학생 19명과 교사 2명이 사망한 유밸디 롭 초등학교 현장을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바이든은 참사 현장에 도착해 학교 앞에 조성된 추모 공간에 꽃다발을 놓고 머리를 숙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롭 초등학교 교장 등 교육 관계자 등을 만났다. 그는 희생자 및 생존자 가족들을 면담하기도 했다. 천주교 신자인 바이든은 유밸디에 있는 성당에서 거행된 추모 미사에도 참석했다. 바이든은 성당에서 나오는데 한 시민이 "뭐라도 하라"고 소리치자 "그럴 것이다"라고 답했다. 바이든은 28일 델라웨어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도 롭 초등학교 총기 난사와 지난 14일 있었던 뉴욕주 버팔로 슈퍼마켓 총기 난사 사건을 언급하며 "너무 많은 곳에서 무고한 사람들이 숨졌다"며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을 통과한 2건의 총기 규제 법안은 공화당의 반대로 필리버스터가 있는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 코리 부커 상원의원은 29일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총기 규제 법안의 통과 가능성에 대해 "양당간 대화를 지지하지만 의회가 해야할 일들을 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렇게 희망적이지 않다"고 회의적 전망을 밝혔다.

▲총격 참사로 21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롭 초등학교를 29일 찾은 바이든 대통령 내외. ⓒAP=연합뉴스

트럼프, 총기박람회에서 희생자 이름 '틀리게' 부른 뒤 춤추며 연설 마쳐

이런 비관적 전망은 27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RA) 연례총회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을 보면 알 수 있다. 트럼프는 이날 "총을 든 악당에 맞서기 위해 총을 든 선한 사람이 필요하다"며 "악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방어할 수 있도록 총기 소지가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이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대신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데 쓴다면 우리 아이들을 지키는데 필요한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며 교사들을 총으로 무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롭 초등학교 희생자 21명의 이름을 모두 낭독한 뒤 춤을 추며 연설을 마쳐 비난을 사기도 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일부 희생자 이름은 잘못 발음하기도 했다. 참사가 발생한 텍사스주에서 2박3일간 총기박람회와 총회를 거행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데 전직 대통령이 연설을 하며 춤까지 췄다는 사실에 유가족들과 정치권은 크게 분노했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사건 발생 뒤 1시간 20분 지나서야 현장 진압...19명 경찰 교실 복도서 48분 대기

"총을 든 선한 사람"이 총격 사건을 막을 수 있다는 트럼프식 대응은 롭 초등학교 사건에서 경찰의 부실 대응을 통해 현실 가능성이 떨어지는 주장임을 알 수 있다. 사건 당일 19명이나 되는 경찰관은 교실 복도에서 48분간 대기하며 사건을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교실에서 살아남은 학생들이 사망한 교사의 휴대전화로 전화하는 등 8차례나 911에 신고해 "지금 당장 경찰을 보내달라"고 애원했지만 경찰들은 참사 현장으로 진입하지 않았다. 게다가 현지 경찰은 국경순찰대 소속 무장 요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들의 교실 진입을 가로막기도 했다고 한다. 국경순찰대 요원들이 교실로 들어가 범인을 사살해 진압하기까지 1시간 20분이나 시간이 걸렸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 대응이 총체적으로 실패한 것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29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