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위원장은 지난 27일 국민의힘 의원모임 특강 당시에도 "최근에 와서 보면 (국민의힘 슬로건이었던) '약자와의 동행'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게 슬그머니 없어졌다"고 지적하기도 했었다. (☞관련 기사 : 김종인 "대선 승리 후 '약자와의 동행' 슬그머니 없어졌다")
미중 갈등이 이어지는 국제정세 속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서도 뼈 있는 지적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각자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쉽게 우리가 그냥 앞서서 얘기를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고언해 시선을 모았다. 미중 간 대립 상황에 대해 그는 "지금 미국이 중국을 어떻게 하면 봉쇄할 거냐 하는 상황으로 가는데, 내가 보기에는 경제를 가지고서 봉쇄한다는 것이 그렇게 쉽게 성공하리라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 영국이 독일의 성장세를 견제하려 노력했지만 결국 독일이 이를 극복해낸 사례를 들어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가하면 중국은 자체 자정력으로 회복하기 위해서 '우리도 어떻게 빨리 좋은 걸 만들어낼 수 있느냐' 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니까 경제 논리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힘의 논리로만 갖다가 억누른다고 되지 않는다"며 현 국제 정세에서 한국이 신중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내가 지금 우려하는 것은 우리도 지나칠 정도로 너무나 자신감에 찬 것처럼 자꾸 행동한다(는 것)"라며 "일본이 80년대까지는 '일본이 넘버원이다'라는 얘기를 했고, 최근에 와서 우리도 무슨 BTS다, <오징어 게임>이다 이런 문화까지 세계를 지배하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정신을 차리고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말이 선진국이지만 제반 여건은 선진국과 같은 사회·정치구조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경고했다. 정치 상황과 관련해서는, 여당의 국민의힘에 대해 "대통령이 선출된 정당이라도 반드시 정당의 생각과 정부의 생각이 똑같을 수는 없는 것이니 서로 비판적 입장도 취하고 최대공약수를 취사선택해 이끌어가야만 국민이 순응할 것"이라며 "그저 정부를 따라가다가 결국 국민이 (정부를) 심판해 버려서 집권을 놓쳐버리면 당이 무기력해진다. 그런 역할을 더 이상은 하지 말라"고 쓴소리를 했다. 지난 27일 자신이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주도 공부모임 '미래혁신포럼'에서 강연한 것이, 장 의원 등 당내 친윤(親윤석열)계의 '이준석 고립' 전략에 일조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는 "미래혁신포럼이라는 것은 내가 들어보니까 장 의원이 21대 국회가 시작돼서 그때는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분이 거론도 되지 않았을 때 이미 혁신을 위해서 하나의 국회 공부 모임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며 "우리나라 혁신의 갈 길이 뭐냐 이런 얘기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강의한 것이지, 언론에서 얘기하는 식으로 이런저런 추측들을 많이 하는데 그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전 위원장은 여당 내 갈등 상황에 대해서는 " 나는 사실 이준석 대표가 윤리위에 회부됐다고 들었을 때 무엇 때문에 그러한 일이 벌어져는지 잘 몰랐다"며 "윤석열 정부가 출범해서 여당이 결속해 정부를 보좌해 줘야 되는 입장에 있지 않느냐. 야당과 협치를 잘 이끌어갈 수 있는 역할을 해줘야 되는데 지금 초기 당내 사정이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어서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짜증스러운 모습이 아닌가"라며 "내가 보기에는 윤리위원장이 7월 7일에 최종 판단을 한다고 하니 어떤 판단이 나오나 그때까지 기다려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각측의 자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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