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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해 감사원장이 감사원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는 취지로 답변해 논란이 일었다. 야당은 독립 기구 수장인 감사원장이 정치 중립의 의무와 정권 감시의 본분을 망각한 실언이라고 반발했다. 최 원장은 29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냐'는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의 질의에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조 의원이 "어떻게 감사원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냐"며 "여기서 (감사원의) 거의 모든 결정과 행동이 설명이 되는 것 같다. 제가 약간 지금 충격이 왔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조 의원은 이어 "우리가 감사원에 들인 예산과 인력 그리고 여러 제도의 독립성은 왜 드린 거냐. 행정부를 견제하라고 드린 건데,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냐"고 말했다. 그러자 최 원장은 황급히 "제가 의원님의 취지를 잘못 알아들었는지 모르겠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에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나서서 최 원장에게 다시 답변할 기회를 줬으나, 최 원장은 "조정훈 의원의 말씀을 감사원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냐는 질문을 받아들이길, 국정을 잘 운영하도록 감사원이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냐 해서 (그렇게 답했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 법사위원들이 "같은 말"이라고 하자, 최 원장은 "같은 의미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위원장이 부여한 답변 기회를 통해서도 논란이 해소되지 않자,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도 최 원장에게 "감사원을 중립적으로, 국가권력으로부터 독립해서 운영하는 것이 대통령 국정 운영을 돕는 거냐, 그런 취지로 말한 것이냐"고 물었고, 최 원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최 원장은 회의 내내 야당 법사위원들로부터 '고무줄 감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에 대한 국방부와 해양경찰청의 입장 번복 발표와 윤 대통령의 추가 조사 지시 발언 직후 감사원이 해당 사건에 대한 감사를 착수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누가 결정했는지를 물었다. 이에 최 원장은 "제가 결정했다"고 답했다. 이어 권 의원이 "(감사원의 감사 착수가) 우연이냐"고 묻자, 최 원장은 "보도 나온 것을 보고 신속 판단해 (감사 착수) 처리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 발언과는 상관 없이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 의원이 대통령실 리모델링 공사를 수의계약한 내용이 비공개인 점을 아는지 물었고, 최 원장은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자 권 의원은 "불리한 건 다 모른다고 한다"면서, "대통령실이나 기관 공무원들은 절대 이런 (신생) 업체에 이런 계약을 하지 않는다. 이건 외압이나 컴컴한 사유가 없고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 원장은 "모니터링해서 알려드리겠다. 지금 제기하신 문제가 있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감사원은 대나무처럼 꼿꼿해야 하는데 갈대처럼 흔들흔들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고무줄처럼 더 흔들흔들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최 원장이 '서해 피격 사건 감사를 언론 보도를 접하고 결정했다'고 답한 것과 관련해 "어떻게 어떤 특정 감사를 할지 말지를 텔레비전을 보고 하냐"면서 "내부 규정이라는 게 없냐"고 물었다. 조 의원은 "(감사를) 텔레비전에 나와서 한다고 하면 안 된다. 그것이 국가 행정과 국정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건지, 헌법에서 얘기하는 회계 검사와 직무 감찰적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정을 제가 하라고 했다'고 하시면 안 된다. 감사위원들하고 협의해야 한다"고 거듭 비판하면서 "도대체 지금 A, B, C가 안 맞는 거 아니냐. 너무 어이가 없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재해 감사원장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