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가 정기국회 운영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른바 '쌀값 유지법'을 국회 상임위 법안소위에서 일방 통과시키자, 국민의힘은 이를 '날치기'라고 비난하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언급했다. 그러자 이재명 대표는 '민생 발목을 잡지 말라'며 여당을 공격했다. 이 대표는 16일 전북 전주에서 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어제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쌀 초과생산분) 의무 격리 제도를 도입하는 법안이 통과됐다"며 "일각에서는 '지나친 속도전 아니냐', '일방통행 아니냐'고 하지만, 국민이 필요로 하는 이런 것이야말로 속도전으로 국민을 위해 주어진 권한을 최대치로 행사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자당 의원들을 엄호했다. 이 대표는 "식량안보의 핵심적 요소인 주곡 가격 유지를 위한 활동에 여야가 어디 있겠느냐"며 "민생에 관한 일, 국민이 원하는 필요한 일은 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행사해 신속하게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측에서도 공연히 발목을 잡지 말고, 국민의힘 광역단체장도 집단행동을 하고 있는 쌀값 유지 정책에 대해 흔쾌히 협력해주길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의 발언이 나오기 약 20분 전,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일방 처리된 법안은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권 원내대표는 회의 말미에 한 공개 발언에서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믿고 여야 간의 협치와 상생의 정신을 저버린 채 각종 상임위를 독단적으로 운영하고 법안을 날치기 처리하고 있다"며 "우리가 집권 여당이다. 민주당에 의한 일방적 국회 운영에는 절대 응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수석은 국무조정실장에게 연락해 일방적 국회운영애 정부가 응하지 말 것을 다시 한 번 요청하라"며 "민주당이 일방적 법안 처리를 할 경우 대통령께 거부권을 행사하라고 건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헀다. 권 원내대표의 말은 당장은 이날 회의에서 전날 농해수위 소위의 쌀값 유지법 강행처리에 대해 여당 의원들의 성토가 나온 데 대한 것이지만, 전날 정의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이른바 '노란봉투법'과 민주당이 패스트트랙도 불사하겠다고 하고 있는 '김건희 특검법' 등 다른 법안 관련 상황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권 원내대표의 '거부권' 발언에 대해 논평을 요청받고 "거부권 행사 건의를 할지, 실제로 (대통령이) 행사할지 알 수는 없지만 국민 민생과 관련된 이런 문제에서는 여야가 따로 없고 특히 쌀값은 중요한 문제"라며 "국민의힘도 처리에 협조해야 하고, 법안이 통과됐을 때 시행할 수 있도록 대통령도 협조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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