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5선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 갑)이 선출됐다. 결국 '윤심' 후보의 승리인 셈이지만, 상대 후보인 이용호 의원에 대한 지지도 만만치 않아 주류인 '친윤계'의 당 장악력이 약화되는 전조가 아닌지 주목된다. 주 의원은 19일 의원총회에서 진행된 경선에서 재선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을 61 대 42(재적 의원 106명 무효 3표)로 꺾고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임기는 전임 원내대표인 권성동 의원의 잔여임기인 내년 4월까지다. 정견 발표에서 주 의원은 당내 문제와 관련해 "(정진석) 비대위원장님과 함께 이준석 전 대표와의 송사 문제를 정리하고 비어있는 당직들을 능력에 맞게 공정하게 채워나가겠다"며 "원내지도부이기는 하나 차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안정적으로 출범하는데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당정관계에 대해 그는 "대통령실과 정부에 대해 건강하고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설익은 정책들이 무분별하게 발표되지 않도록 하고, 주요 결정이나 정책에서 의원님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도록 하는 것도 꼭 해내겠다"고 말했다. 내후년 총선 준비와 관련해 그는 "계파 정치, 편가르기가 없어져야 하고 공정한 공천제도가 시행되어야 한다"며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당의 혁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혁신위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61대 42'라는 결과를 놓고 당내에서는 '친윤계'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 치러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때는 '윤핵관' 권성동 의원이 전체 102표 중 81표를 얻어 21표를 얻은 '비윤' 조해진 의원을 압도하고 당선됐다. 단순 수치로만 봐도, 100여 명 중 80% 이상이 찬성한 것과 60%대로 가까스로 과반이 된 것은 차이가 크다. 다만 이 의원이 애초 친윤계 의원모임인 '민들레' 출범이 논의되던 당시 이 모임 간사를 맡기로 했던 친윤 성향 인사라는 점에 비춰보면 친윤 내부의 권력 투쟁 여파가 일정 부분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선거에 앞서 권 원내대표가 주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기 위해 이 의원에게 불출마를 종용하는 등 직접 교통정리에 나섰던 점이 '역풍'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권 원내대표의 움직임을 겨냥해 이 의원은 이날 정견 발표에서 "저는 '윤심’인지 '권심’인지 잘 모르겠다. 저는 그런 거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선생님 의중 따라가지 않는다. 더구나 집권여당이 대통령 의중만 보고 간다고 하면 이게 뭐가 되겠나"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선거 결과가 발표된 뒤 이 의원은 예상보다 높은 득표에 대해 "이변이 아니다. 바닥에 깔려 있는 민심, 의원들의 마음은 이미 그렇게 자리매김하고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심'과는 별개로 이준석 대표가 낸 '정진석 비대위 효력·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의 인용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주 의원의 당선을 예상케 한 요인 중 하나였다. 이 대표의 가처분이 또다시 인용되면 당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이 경우 5선 의원인데다 원내대표, 비대위원장 등을 역임한 주 의원이 지난해 12월 당에 입당한 재선의 이 의원에 비해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기에 적합하다는 평이 중론이다. 한편, 권 의원은 임기 시작 165일 만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원내대표로서 마지막으로 의원총회장에서 건넨 인사말에서 권 의원은 "당 대표 징계 이후 벌써 두 달 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우리 당의 모든 이슈를 당 내부 문제로 뒤덮였다"며 "그럴수록 커지는 게 거대야당인 민주당의 목소리였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절대적인 수에 있어서 열세이고 그런 차에 분열까지 한다면 우리는 한번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질 수밖에 없다"고 해 당의 단결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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