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조문 외교' 논란을 두고 여야 원내대표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 다른 정상도 영국에 늦게 도착해 영국 여왕의 관(棺) 조문을 하지 못했다'는 정부 측 말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공세에 나서자, 국민의힘은 국가를 대표해 외교에 나선 대통령에게 "시비"를 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부산에서 열린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은 영국 여왕의 관(棺) 참배 조문을 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교통 상황 때문이라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해명만 늘어났다"며 "급기야 어제 외교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홍보수석의 해명마저 거짓임이 드러났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늦어 참여하지 못했다고 주장한 주요국 정상의 조문 참석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회 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 대통령뿐만 아니고 늦게 런던에 도착하신 EU 집행위원장, 파키스탄 총리, 모나코 국왕, 오스트리아 대통령, 이집트 총리 (등도) 다같이 장례식 후에 조문록을 작성함으로써 조문의 행사를 마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도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다수 정상급 인사가 조문록을 작성했다고 언급했다. (☞관련기사 : 대통령실·총리·외교부 설명과 달리…EU집행위원장 등은 '빈소 조문' 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은혜 홍보수석은 현지에서 '시간 때문에 영국 총리 회동도 무산됐다'고 밝혔지만 외교부 차관은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대통령실과 총리, 외교부는 엇박자로 일관했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대해서도 "너무 추상적이고 하나마나 한, 한가롭고 공허한 단어들의 조합에 불과했다"고 혹평한 뒤 "한·미, 한·일 정상회담 등 남은 일정에서는 제발 더 이상의 실책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관 조문을 하지 못한 데 대해 ’외교 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참사라는 말 함부로 쓰는 게 아주 나쁜 프레임 같다"며 "본질은 조문하러 가셨고, 장례식 참석하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국가대표로 조문하고 외교하시는데 안에서 사실과 다른 것으로 시비 거는 건 대한민국 국격에 대한 자해 행위"라며 "야당도 불과 몇 달 전까지 그런(여당) 입장에 있었으니까, 국가대표가 시합에 나가면 응원해야지 시비 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에 자제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당선 후 김 의장을 처음 예방했다. 축하인사와 덕담이 오갔으나, 김 의장이 "정치적으로 양당이 서로 쟁점이 있고 결렬할 수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 모든 걸 마비시키면 안 되고 다른 민생경제 법안을 진행시켜야 한다"고 말하자 주 원내대표가 "아니 저희들이야 뭐. 야당이 그랬다"며 일부 신경전 양상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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