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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납품단가연동제·배달앱 수수료, 자율규제 안되면 법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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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공정위 "납품단가연동제·배달앱 수수료, 자율규제 안되면 법제화" 온플법도 "국회가 법 만들면 반대 안 해"…여야, HDC 정몽규 증인 불출석 성토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부터 시범운영중인 납품단가연동제와 관련 "일단 자율규제로 진행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그 부분이 작동하지 않으면 바로 법제화를 진행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납품단가연동제는 원자재 가격 변동을 하도급 납품가에 자동적으로 반영하는 제도로, 하청업체에 대한 단가 후려치기 등 '갑질'을 막겠다는 취지다. 지난 9월 14일부터 업계 자율 규제로 시범운영되고 있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법제화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8일 이재명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도 정기국회 입법 과제로 제시된 바 있다. 한 위원장은 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등 대상 국정감사에 출석한 자리에서 민주당 윤영덕 의원이 "납품단가연동제 법제화에 대한 의견을 말해달라"고 한 데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한 위원장은 "납품단가 연동의 큰 원칙에는 저도 전적으로 찬성하지만, 법 기술 면에서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현 정부가 자율 규제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배경에 대해 "기준가격, 변동률 등을 어떻게 할 건지 여러 요소가 있어 (현재 국회에) 상정된 여러 법안도 내용이 다 다르다"며 "자율규제 진행 과정에서 그런 문제들이 어느 정도 밝혀지면 좋겠다는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최근 공정위 납품단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부분 납품단가를 반영해 받을 수 없는 처지"라며 "건설업계의 경우 변동액을 전부 반영한 경우는 4.6%,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경우가 46.9%로 거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제도 시행을 아예 모르는 사업자도 있고, 거래가 단절될까봐 조정을 요청하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특히 우리 시장에서 힘의 불균형이 심각해 더더욱 어렵다"며 "자울시범운영을 하고 있는데, 상생을 위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자울이 아니라 각자도생과 다르지 않다"며 "이것이 당국이 취할 태도는 아니다. 법제화돼야 한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배달앱 수수료 관련 문제에 대해서도 '선(先) 자율규제 추진, 후(後) 입법화'라는 유사한 입장을 취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 소병철 의원이 "(자율규제는) 현실성이 없다. 배달앱은 갑이고 음식점 업주와 소비자, 배달업 종사자는 을인데 어떻게 자율규제를 한다는 말이냐"고 지적하자 "만일 그 부분(자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소 의원 지적처럼 법제화 논의를 진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자율기구에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수수료 적정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자율기구에서 당사자들 사이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법제화 전이라도 실행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고 낙관론을 거두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수수료와 중개료 부분은 법으로 직접 규율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라며 "공정거래법 등 엄정한 법 집행은 물론이나, 수수료나 배달앱은 현행법으로 규율하고 있지 못하는 부분이라 자율규제로 할 것인가 미국처럼 법 개정을 통해 수수료를 직접 규제할 것인가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저희로서는 (두 가지 중) 자율규제를 국정과제로 택해서 하고 있고, 배달앱 대표와 상인들 간 미팅은 그런 취지로 만들었다"며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2번의 미팅이 있었고, 진행이 되고 성과가 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정무위가 뜻을 모아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 법안을 통과시키면 반대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반대하지 않는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약칭 온플법은 문재인 정부 시기인 지난 1월 공정위가 국회에 제출한 법안으로, 플랫폼사업자가 입점업체에 표준적 형태의 계약서를 교부하도록 의무화하고 입점업체에 대한 경영간섭, 손해 전가 등을 규제하도록 한 법안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입법 대신 자율규제 추진으로 방향이 바뀐 상황이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플랫폼 업계에 대한 자율규제 독려는 불가능하다"며 "공정위가 온플법 제정에 총력을 다하고 책임성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정무위는 이날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HDC) 회장에 대해 질타를 쏟아냈다. 여야는 지난해 광주 학동 참사,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등 잇단 사고와 관련, 정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하도급 문제 등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 업무 수행을 이유로 불출석을 통보했다. 지난 5일부터 약 10여 일간 아시안컵 유치를 위한 해외출장을 간다는 게 정 회장 측이 내놓은 불출석 사유였다. 이에 여야 할 것 없이 "국회 정무위를 무시한 행위"(국민의힘 김희곤), "국민이 생명을 잃었는데 축구가 더 중요한지 묻고 싶다. 축구협회장 자격은 있나"(민주당 강병원) 등의 비판이 나왔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종합감사 때 정 회장이 출석하도록 다시 한번 촉구한다. 만일 출석하지 않을 때는 여야 간사 협의로 동행명령장 발부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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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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