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을 대상으로 이뤄진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윤석열 대통령 처가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수사를 언급하며 상대 진영에 대한 공세를 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가 대표인 A업체가 경기도 양평 공흥지구 아파트 건설 사업을 추진하며 양평군으로부터 '개발기간 연장', '개발부담금 미부과'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화력을 집중했다. 민주당 문진상 의원은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최은순 씨의 범죄행위가 뚜렷한데 공흥지구 개발 사업 수사가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느냐"고 따져 물었다. 윤 청장은 이에 "조만간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의원은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에게도 "양평군청은 압수수색했다. 시행사는 압수수색했냐"고 물었고 "그 부분은 검토하고 있다"는 답을 들었다. 민주당 김교흥 의원은 남 본부장에게 "공흥지구 특혜 의혹 수사가 매우 지지부진한 거 같다"며 "윤 대통령 장모인 최은순 씨에 대해서는 서면 조사도 안 했지 않느냐"고 물었다. 남 본부장은 "구체적인 수사 상황상 밝히기 그렇다"며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최 씨와 시행사인 A업체, 공무원 간 자금 추적은 했냐"고 질문을 바꿨지만 남 본부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성만 의원도 윤 청장에게 "김건희 여사와 연관된 사건 4건이 불송치됐다. 언론에서는 난리인데 경찰은 다 불송치다. 국민이 어떻게 보겠나"라며 "경찰이 존경받도록 형평성 있는 조절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윤 청장은 "지적에 100% 공감할 순 없지만 경찰이 공정해야 한다는 말에는 동의한다"고 했다.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 관련 경찰 불송치 사건은 '모친 통장 잔고증명 위조 공범 의혹', '아크로비스타 삼성전자 전세금 설정 의혹',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와 김 전 대표간 통화 녹취록 관련 '기자 매수 의혹', '기자에게 강연 105만 원 제공 의혹' 등이다. 문진석 의원은 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수사도 문제다. 5월 11일 고발했는데 아직까지 수사 중이란 말뿐 소환조사도 압수수색도 안 했다"며 "반면 경찰은 '김혜경 법인카드 의혹'에는 129군데를 먼지털이 수사했다"고 지적했다. 윤 청장은 "원 장관 수사는 고발장 접수 이후에 고발인 조사를 요청했는데 출석이 늦어지고 있다고 보고받았다"고 했다. 원 장관은 제주지사 시절 단골 오마카세 식당에서 업무추진비로 1600만 원을 결제해 편법 사용 의혹을 받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사건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박성민 의원은 성남FC 후원금 사건에 대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성남FC 구단주였다"며 "2018년 바른미래당이 고발장을 접수했는데 지난해까지 수사가 어떻게 진행됐느냐"고 물었다. 윤 청장은 "분당경찰서가 불송치로 사건을 1차 종결했다"고 답하자, 박 의원은 "불송치 결정 이유가 뭐냐. 문재인 정부 눈치 보고 사건을 뭉갠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윤 청장은 "대가관계나 청탁이 없었다고 판단한 걸로 안다"며 "당시 분당경찰서는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보고 받았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아파트 개발사업' 부지 용도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해주는 방식으로 개발사업자 '아시아디벨로퍼'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다시 꺼내들었다. 이 의원은 "공소장을 보면 성남시 공무원 중 '준주거지역'을 가장 먼저 언급한 사람은 이재명 대표"라며 "원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관합동 개발하기로 했던 사업이 민간개발로 진행된 경위는 확인했나"라고 물었다. 남 본부장은 "사건 전반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만 했다. 이 의원은 "몰빵 특혜를 민간 업체에 몰아줬다. 그 (역할을 하는) 자리에 김인섭 씨가 있다. 이재명 대표 선거대책본부장이었다"며 "그 역할 하면서 정바울(아시아디벨로퍼 회장)이란 사람 돈 얼마나 받은지 아나"라고 물었다. 남 본부장은 "금액은 밝힐 수 없는데 수사 중"이라고 했다. 조은희 의원은 전주지검이 재수사 중인 '이스타항공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앞서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렸던 것을 문제삼았다. 조 의원은 "경찰이 (사건 관련) 컴퓨터의 소재를 알 수 없어 수사를 못했다고 했는데 가압류 딱지 붙은 컴퓨터가 이스타항공 사무실에 있었다. 과거 자료가 없었다는데 2008년부터의 인사 자료가 인트라넷에 있었다"며 "대충 수사한 거 아니냐" 했다. 윤 청장은 "당시 저희 수사에 미흡한 부분이 있지 않은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조 의원은 한편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통신매체 이용 음란범죄 발생 건수 및 검거 건수'에 의하면 2020년 2047건의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했으며 2022년 7월 5937건으로 3배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검거율은 77.8%에 불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날 윤석열 정부가 여성가족부 폐지 방침을 밝힌 직후여서 눈길을 끌었다.
경찰 지휘규칙 제정, 경찰 수사권 관련 질의도…'윤핵관' 장제원 "경찰위 물갈이해야"
경찰국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경찰행정 관련 문제도 다뤄졌다. 민주당 최기상 의원은 일선 경찰이 경찰국 신설 및 경찰 지휘규칙 제정에 반발해 삭발, 단식, 전국경찰서장 회의 등을 한 일을 언급하며 "여론조사에서도 경찰 대응이 정당하다는 의견이 60% 가까이 나왔다"고 한 뒤 "(경찰위의) 이번 청구 내용을 보면 국민 절반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고 보이는데 이에 대한 청장 생각은 어떻냐"고 물었다. 윤 청장은 "경찰위가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했고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게 맞다는 입장"이라고만 했다. 경찰위는 지난달 30일 행정안전부를 상대로 경찰국 신설의 근거가 된 행정안전부령 '경찰 지휘규칙' 제정은 경찰위 심의를 거치지 않아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헌법재판을 제기했다. 반면 경찰위와 관련해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경찰위가 왜 만들어졌나? 정치 권력으로부터 (경찰이) 독립하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게 하려고 한 것인데 잘 지켜지고 있느냐"며 "지금의 경찰위는 정치집단이다. 모조리 친정부 성향의 정치적 색깔이 분명한 분들로 구성돼 있다. 이런 사람들이 좌지우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경찰위를 비판해 주목을 끌었다. 장 의원은 "이 분들이 자문하고 허구헌 날 회의하니까 성남FC 사건은 '침대 수사'이고, 드루킹 사건은 김경수 의원 변호사 수준의 수사(가 됐다)"고 주장하며 "이 분들이 왜 지금 와서 경찰위 위상을 강화하려고 하느냐. 경찰국 반대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냐"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입맛에 딱 맞는 인사들이다. 경찰위 위상에 대해 논하기 전에 구성원들 자체를 물갈이해야 한다"고도 했다. 장 의원은 경찰위 위원들의 과거 이력을 하나하나 뒤지듯이 "민변 회장·사무총장이 같이 경찰위에 들어왔다. 이러면 '민변 경찰위'", "조국 엄호 성명서를 발표했다",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드 반대 투쟁을 했다", "지방정부 성평등 정책 강화 등 선거운동을 했다"고 일일이 열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경찰청을 견제할 수 있는 자격을 상실했다. '부패완판'을 부를 뿐"이라고 주장했다. 윤 청장은 "지적한 부분은, 청장으로서 경찰위원들에 대해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며 "(경찰위 관련) 법적 제도가 완비되지 않은 상태이고, 지적한 부분들을 포함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가까스로 답변했다. 검경 수사권 부분에 대해서는 민주당 송재호 의원이 "검경 수사시스템 정비협의체 구성을 보면 10명 중 경찰 수사권 독립에 반대하는 검찰이 6명, 경찰이 2명, 해경이 1명, 변호사가 1명"이라며 "마지막에는 (검경 수사권 정비를) 행안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이 합의하게 돼 있다. 결국 법무부 장관 의도대로 갈 거다. 경찰 수사권을 독립시킨 국회 입법권이 박탈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윤 청장은 "논의 과정에서 저희도 우려하시는 지적하신 부분들을 포함해 의견 제시를 충분히 해왔다"며 "이제 막 11차례 회의가 끝났고 한 두 번 더 회의가 있거나 양 장관의 협의로 마무리될 텐데 합리적인 판단이 이뤄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윤 청장은 민주당 오영환 의원이 '검수원복' 시행령으로 경찰 수사 권한이 축소된 것 아니냐고 묻자 "수사권 조정의 핵심은 경찰이 모든 범죄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검찰 수사 범위가 일부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경찰이 모든 범죄에 대해 수사할 수 있고, 1차 수사종결권이 있다는 대전제는 변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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