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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내 실세로 통하는 유병호 사무총장이 이번 '문자메시지 논란'이 일기 전 이관섭 대통령실 기획조정수석과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거부했다.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대상 국정감사장에서였다. 기관 증인으로 출석한 유 총장이 공식 석상에서 답변을 거부하자 민주당은 고발을 요구하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이날 오후 국정감사에서 유 총장을 상대로 "(오전 답변에서) '이 문제와 관련한 첫 문자였다'고 말했다. (이것이) 이 수석에게 처음 보낸 문자메시지냐"고 물었다. 유 총장은 "그건 따로 답변드리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이 말한 문자는 지난 5일 유 총장이 이 수석에게 보낸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문자를 뜻한다. 이 문자를 두고는 '유 총장이 이 수석을 고리로 평소에도 감사와 관련해 대통령실과 소통해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유 총장의 답에 이 의원은 "왜냐. 거부 사유가 없다. 증언을 거부하려면 법적인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유 총장은 그러나 재차 "따로 답변 안 드리겠다. 기억도 못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후로도 "전화통화 한 적 있느냐?", "메시지 주고 받은 적 있나 없나?"고 재차 물었지만 유 총장은 "답변드릴 의무가 없다", "답변드리지 않겠다"며 끝내 답을 거부했다. 다만 이 의원의 "(지난 5일) 문자 보내기 전에 (이 수석으로부터) 문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만 "없었다"고 답했다. 유 총장은 앞서 오전 질의에서는 이 수석과 과거 소통한 적이 있는지 묻자 "그 분하고 소통할 일이 그렇게…(없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처음 소통이었다"고 했었다. 이 수석과 친분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사적인 친분이 없다"고 했었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이 의원 질의과정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유병호 총장이 증언을 3차례나 거부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형사소추 등 명백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 증언을 거부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며 "당당하고 분명하게 증언을 거부한 증인에 대해 위원회 의결로 고발해줄 걸 위원장께 건의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유 총장은 "이 의원 질의에 제가 증언을 거부한 게 아니고 (이 수석과 내가) 통화하는 사이도 아닌데 미주알고주알 답변드리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미로 말씀드렸다"며 증언을 거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 총장은 민주당 권칠승 의원의 이후 추가 질의에는 "(이 수석과) 그렇게 자주 연락하는 사이도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권 의원이 '대통령실과 문자·통화가 여러 차례 있었나'라고 다시 묻자 "그 분들도 고생하는데 제가 (연락 여부를) 미주알고주말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재차 답변을 거부하며 "저희도 행정관이 (대통령실에) 나가 있고 업무연락도 한다. 예전처럼 협의회도 없고 오히려 저희가 답답하다"고 했다. 유 총장은 또 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정상적 소통이라고 했는데 (대통령실과) 그 정상적 소통을 몇 번이나 했느냐"고 여러 차례 끈질기게 묻자, 답변을 피하다가 결국 "정확하게 기억할 수 없다. 이번 사안을 빼고 나면 많아봐야 한두 번"이라고 답했다. 유 총장은 "떠들썩하게 뭐가 (언론에) 나면 물어봤던 거 같은데, 그게 문자인지 전화인지…(기억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해 감사원장을 향해 '유 총장의 문자가 적절했냐'고 묻는 질의도 나왔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문자 논란'에 대해) 유 총장이 '물어보면 알려주죠' (라고 했는데) 감사원이 그런 기구인가. (대통령실이) 물어보면 답하는 기구인가"라고 물었다. 최 원장은 "실무적인 건 그럴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보도자료가 나가냐'고 (대통령실에서) 문자로 물었으면 '정식으로 물어보면 의결 등을 거쳐 정식으로 보고하겠다' 혹은 '답변드릴 수 없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하자 최 원장은 "감사 내용 관련된 게 아니지 않나. 단순한 문제니까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서해 공무원 사건 감사와 관련해 개시·진행 상황을 대통령실에 보고한 적 있느냐", "문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요청한다는 걸 미리 보고한 적 있느냐"고 물은 데 대해 "제가 알기로는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최 원장은 서해 공무원 사건 감사 중간발표를 언제쯤 하느냐는 질문에는 "감사 시한이 14일까지"라며 "종료 시점쯤 되서 (중간 발표를) 생각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바는 없다"고 답했다. 최 원장은 조 의원이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단독 방문에 대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잇따른 거짓 해명을 했다. 전용기 사용, 예비비 4억 편성 논란에 대해 감사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동의하느냐"고 물은 데 대해서는 "검토하겠다"고 답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조 의원이 재차 "타지마할 방문 등에 대한 예산 신청서 감사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느냐"고 묻자 "같이 검토하겠다"고 최 원장은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