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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은 필수 의료의 마지막 퍼즐…국민 기본권으로 보장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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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은 필수 의료의 마지막 퍼즐…국민 기본권으로 보장돼야 한다" [인터뷰] <미래의 당신을 위한 보건의료 입문서 > 저자 강주성
나는 필자를 20여년 전에 처음 만났다. 참여연대에서 기자로 일하던 시절, 백혈병 환우회의 글리벡 약가투쟁을 취재하면서 지금은 '간호와 돌봄을 바꾸는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 대표활동가인 그를 알게 됐다. 그간 백혈병환우회, 건강세상네트워크 등을 통해 약가 투쟁,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 보건의료의 공공성 확대를 위해 싸워온 강주성 활동가는 "간호와 돌봄의 문제는 내 활동의 마지막 여정"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런 생각으로 최근 <미래의 당신을 위한 보건의료입문서> (강주성 지음, 행복한 책읽기 펴냄)를 썼다. 또 지난 6월 "간호다운 간호를 받기 위해, 인간다운 돌봄을 받기 위해"란 모토로 시민행동을 출범시키는 일을 주도했다. 시민행동은 현재 간호사, 장애인 부모, 일반 시민 등 2만5000명의 회원이 함께 하고 있다.   그가 지난 20년 넘게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던 동력 중 하나는 역설적이지만 '환자'라는 사실이다. 그는 1999년 백혈병에 걸려 골수이식을 했고, 현재는 굿파스쳐증후군이라는 희귀 자가면역질환에 걸려 신장장애를 가진 복합중증장애인이다. 그는 그래서 자신이 "철저하게 편향적이다. 환자와 시민 편향적"이라고 말한다. 지난 12일 시민행동 사무실에서 만난 강 활동가는 질병으로 "시력도 나빠져서 아마 이 책이 마지막 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행동 사무실에서 <프레시안>과 인터뷰 중인 강주성 활동가ⓒ프레시안(전홍기혜)
이날 인터뷰 하기에 앞서 그는 국회 앞에서 열린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에 다녀왔다. 간호법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모두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국민의힘의 반대로 현재 국회 법사위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의료인, 특히 간호사들이 '영웅'으로 칭송받는 분위기에서 여야 모두 대선공약으로 약속했던 법안이 의사협회 등 다른 의료단체들의 반대를 이유로 뭉개려는 움직임이 역력하다. 강 활동가는 의협 등이 간호법을 '간호사법'이라고 부르며 간호사를 위한 법이라고 반대하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우리나라 의료법은 의료인을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 다섯 가지 직종으로 구분해 독립적인 면허를 부여합니다. 나머지 4가지는 서로 역할이 분명하지만 간호만 분명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간호사는 의사를 정점으로 하는 위계질서 내에서 보조적인 역할 만을 하고 있어요. 저는 그런 면에서 '간호법'이라고 부르기보다는 '간호돌봄 기본법'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간호와 돌봄에 대한 제도화와 근거법 마련은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를 우려해야 하는 한국 사회의 변화에 따라 불가피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만성기 질병으로 질병구조가 바뀌면서 간호와 돌봄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간호법은 저 같은 중증 환자이자 장애인에게 필요한 법입니다. 지금은 진료나 치료를 받으려면 병원에 가야 하는데, 중증 환자나 만성 질환자의 경우 혈액 검사, 채혈 등 간단한 처지나 검사를 위해서 매번 병원에 가야 합니다. 간호사가 와서 채혈을 하면 좋은데 부를 수 있는 법적 근거나 제도가 없습니다. 제도를 만들지 않으면 병원과 의사는 편할지 모르지만 국민과 환자들은 많은 고통을 감수해야 합니다."
강 활동가는 또 간호와 간병서비스의 통합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에서 큰 병에 걸리면 패가망신의 길로 접어드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간병 비용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간병비를 비급여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간병비용은 비급여에도 끼지 못하는 항목입니다. 환자가 비용을 지불해도 사적 계약인 간병인에게 직접 지불하기 때문에 연말정산에서 의료비로도 인정받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이 비용은 건강보험의 보장성 지수를 계산할 때에도 관련 항목으로 치지 않았습니다. 간병비는 최근 12-15만 원 정도로 비용이 올라가 있어요. 중증환자일수록 간병 비용을 더 요구해 한달 입원하면 적게는 300만 원에서 많게는 450만 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병 서비스의 질은 엉망입니다. 간병인 중 태반이 간병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고령의 노인들이고, 현재 상황은 비용과 질의 문제 모두를 놓치고 환자와 가족은 고통의 굴레에서 허덕이고 있습니다." 
그는 "간호와 돌봄은 필수의료의 마지막 퍼즐이자, 헌법으로 보장돼야 할 국민의 기본권"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적 돌봄은 삶과 죽음의 문제로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모든 이가 언젠가는 겪는 문제입니다. 질병, 사고, 노화, 장애, 누구도 간병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러나 관련 인력과 제도를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 상황에서 환자와 보호자만 벼랑으로 떠밀립니다. 간호 돌봄을 헌법상 국민 기본권으로 규정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미래의 당신을 위한 보건의료 입문서> (강주성 지음, 행복한 책읽기 펴냄) ⓒ행복한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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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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