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간선거, 하원은 공화당 승리 예상…상원은 안갯속
조 바이든 행정부의 첫 중간선거가 올해 11월 8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에서 435명의 하원의원 전원, 100명의 상원의원 중 35명, 50명의 주지사 중 36명이 선거 대상이다. 통상 대통령의 '중간 성적표'로 여겨지는 중간선거는 집권당에게 불리하다.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가 작용하면서 하원이나 상원 다수당 지위가 야당에게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하원은 공화당이 과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비해 6년 임기로 2년마다 전체 의석(100석)의 3분의 1을 교체하는 상원의원은 아직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 50석, 공화당 50석으로 정확하게 양분돼 있어 민주당 의석이 1석이라도 뒤집히면 다수당이 바뀐다. 선거 대상인 35석 중 현재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는 의석은 21석, 민주당은 14석이다.트럼프 지지 등에 업은 NFL 스타 출신 워커, 4명의 여성에게서 4명의 자녀 출산 후 '나 몰라라'
조지아주도 그 중 하나다. 민주당에서는 러셀 워녹 현 상원의원이 후보로 나왔고, 공화당에선 프로미식축구(NFL) 선수 출신인 헐셔 워커가 후보로 나왔다. 스타 선수 출신이지만 정치는 신인인 워커는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다른 5명의 후보들을 제쳤다. 그는 트럼프가 1984년 뉴저지주의 프로미식축구팀인 '뉴저지 제너럴스'를 사들이면서 트럼프와 인연을 맺었다. 선거운동 초기에는 인기 선수 출신이었던 워커가 앞서나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잇단 사생활 폭로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공화당 후보인 그는 가족 가치를 중시하는 '패밀리맨'이며 임신중단(낙태)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그가 4명의 서로 다른 여성 사이에서 4명의 아이를 낳았고,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제대로 돌보지 않았던 '배드 파더'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특히 워커는 지난 6월 연방대법원에서 그간 여성의 임신중단권을 보장해온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 결정이 나온 뒤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의 대상으로 임신중단을 전면 금지하자는 주장을 펴왔다. 그런 그가 2009년 당시 여자친구에게 돈을 주며 임신중절을 강요했다며 그의 '이중성'을 폭로하는 보도가 나왔다. 인터넷 신문 <데일리 비스트>는 지난 3일 워커가 강요해 임신중절수술을 받은 여성의 병원 입원비 영수증, 워커가 직접 쓴 건강 회복을 기원한다는 내용의 카드, 워커의 이름이 들어간 수표 복사본 등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이 여성은 두번째 임신에도 워커가 재차 임신중절을 강요해 헤어진 뒤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사생활 보도 부인하자 아들이 "보수 유권자들이여, 조심하라"고 직접 폭로
워커는 이같은 보도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완강히 부인했지만, 전부인과 사이에서 태어난 23세 아들(크리스천 워커)이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입장을 밝히면서 파문은 더 커졌다. 아들은 "여자친구들에게 빠져 우리를 버리고 살해 협박을 일삼은 당신은 '패밀리맨'이 아니다"라면서 "2년 동안 우리는 삶에 대해 침묵해왔다. 나와 어머니에 대해 거짓말하지 말라. 보수 유권자들이여, 조심하라"고 밝혔다. 이처럼 치명타가 될만한 사생활 이슈로 워커의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19일 정치전문 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워녹이 워커를 2.4%포인트 앞서고 있다.'트럼프 치어리더'들의 상원 선거 결과는 트럼프 입지에도 영향
워커의 당락은 공화당 내 트럼프의 입지에도 간접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와 일정 정도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일부 후보의 자질 문제가 공화당의 상원 장악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발언한 것도 이런 트럼프 지지 후보들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조지아주 뿐아니라 펜실베이니아주, 오하이오주 등 소위 '러스트벨트'(쇠락한 중공업 지대로 백인 노동자 계층이 밀집한 지역) 상원 선거에서 트럼프 지지 후보들이 승자가 될 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러스트벨트의 민심은 대선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2016년 트럼프의 승리와 2020년 트럼프의 패배 모두 러스트벨트의 선거 결과와 직결된다. 공교롭게도 이들 지역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들(펜실베이니아 메흐멧 오즈, 오하이오 제이디 밴스)은 처음에는 트럼프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가 나중에는 '트럼프의 치어리더'로 돌아선 이들이다. 특히 밴스는 '레드넥(러스트벨트의 백인 노동자 계층)' 출신으로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성공한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책 <힐빌리의 노래>의 저자다. 미국 백인 노동자 계층이 왜 민주당 지지자들에서 트럼프 지지자가 됐는지 보여주는 '교과서'로 여겨지는 이 책은 엄청난 화제를 모았고 넷플릭스에서 영화로도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는 초기에는 트럼프를 "미국의 히틀러"라고 비난하다가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다. 현재 펜실베이니아주에선 민주당의 존 페터먼 후보가, 오하이오주에선 공화당의 밴스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 바이든에 '빨간 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간선거에서 판세를 가를 이슈는 '경제'로 보인다. 17일 보도된 <뉴욕타임즈>의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에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는 49%, 민주당은 45%로 공화당이 4%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권자의 48%는 이번 중간선거의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경제와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임신중단 문제를 꼽은 유권자는 5%에 그쳤다. 결국 현 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한 심판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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