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데이 이태원 참사 원인으로 경찰과 지자체 등의 사전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재차 기존 경찰력으로 막을 수 있는 사고가 아니었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논란 하루만에 유감을 표했다. 31일 오전 이 장관은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희생자들을 조문한 뒤 현장에서 대기하던 기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경찰이나 소방의 대응으로 사고를 막기 불가능했다는 건 아니"라면서도 "과연 그것이(경찰이나 소방의 당일 준비가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아울러 "과연 경찰력 부족으로 사고가 발생한 건지, 아니면 근본적으로 집회나 모임을 시정해야 하는 건지 더 깊게 연구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개별적으로는 "집회나 모임을 '시정'해야 한다"는 발언 자체도 오해를 빚을 수 있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장관은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에 모인 시민이 예년에는 8~10만 명 수준인데 이번에는 13만 명에 달해 예년 대비 30% 정도 늘어났다"며 "(그에 맞춰) 경찰도 예년의 80~100명 수준에서 올해는 130여 명(137명)으로 40% 증원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 발언을 종합하면, 이날 경찰의 배치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 당시 이 장관 발언과 입장이 달라지지 않은 설명이다. 전날 이 장관은 "(올해 핼러윈데이 때 이태원에)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인파가 많이 몰린 건 아니"라며 "(결국)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고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한국 정부당국의 준비가 미흡했다는 해외 전문가 코멘트를 인용한 외신 보도, 야당 및 국내 일부 언론의 보도와 배치되는 것으로 여겨져 논란이 됐다. 이 장관 발언은 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 인사를 통해서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사전에 교통 대책이나 안전 통행을 제한하는 대책을 세웠어야 하는데 그런 점이 굉장히 소홀"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이 장관 발언을 두고 "황당한 수준"이라고 꼬집으며 "무책임한, 회피성 발언이고, 많은 국민을 분노케 한 발언 아니냐"고 질타했다.
관련한 질타가 쏟아지자 이 장관은 이날(31일) 입장문을 내 발언에 유감을 표했다.
이 장관은 "이번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국민들께서 염려하실 수도 있는 발언을 하여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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