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서울시의 책임론이 부각되는 가운데 지난 2년간 서울시의 안전관련 예산이 6.2%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라살림연구소가 2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년간 서울시 전체 예산총계는 47.8조 원에서 57.2조 원으로 19.6% 증가했다. 비율을 보면 서울시 전체 예산에서 국비는 9.9% 감소했고 시비는 28% 급증했다. 주목할 점은 이 기간에 서울시에서 지출한 실질 안전 지출액은 379억 원(2020년)에서 439억 원(2022년)으로 15.9% 증가했다는 점이다. 안전 관련 예산이 상당히 늘어난 셈이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이를 두고 안전관련 국비 지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안전관련 국비 지원은 66억 원이었으나 2022년에는 127억 원으로 92%(61억 원)나 증가했다. 국비 지원 급증의 원인은 강남구 등 호우피해 지원에 28억 원, 사방시설 조성에 23억 원이 추가로 지원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시비는 337억 원(2020년)에서 316억 원(2022년)으로 되레 6.2%나 감소했다. 이에 전체 서울시 시비에서 실질 안전 지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0.092%(2020년)에서 0.067%(2022년)로 감소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공식적인 공공질서 및 안전 분야 예산은 물론 실질적 안전 지출액 모두 감액되었음이 확인됐다"며 "특히, 같은 기간 전체 서울시 시비가 28% 증가한 것과 대비하면 실질 안전 예산 지출액 감소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라살림연구소는 "실질 안전예산 삭감이 이번 이태원 참사와 직접적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태원 참사에 맞춰 실질 안전 예산의 현황을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17개 시도가 공통으로 활용하는 기준인 '공공질서 및 안전' 분야 예산은 2020년 대비 2022년 5.6% 증가해 서울시 안전 예산은 감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나라살림연구소가 분석한 지출액 분류기준을 두고 "공식적인 분류기준이 아니며 코로나19 관련 예산, 소방 예산 등 중요한 안전예산이 임의로 제외되었다"며 "공공질서 및 안전 분야 예산을 제대로 대표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