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이태원 참사에 대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이태원 참사에 사과의 뜻을 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영가 추모 위령법회'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추도사를 통해 "슬픔과 아픔이 깊은 만큼 책임 있게 사고를 수습하고 무엇보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큰 책임이 저와 정부에 있음을 잘 안다"고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사랑하는 아들딸을 잃은 부모님과 가족이 마주한 슬픔 앞에 가슴이 먹먹하다. 그 어떤 말로도 그 슬픔을 대신할 말이 없다"면서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가족과 치료중인 분들을 더욱 세심히 살피고 끝까지 챙기겠다"며 거듭 "저와 정부는 다시는 이런 비극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불교계의 추모 법회를 계기로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에 관해 처음으로 사과 메시지를 낸 것이지만,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 요구가 잦아들지는 미지수다. 앞서 윤 대통령은 30일 대국민 담화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마음이 무겁고 슬픔을 가누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지난 1일 밤 희생자 빈소를 찾아 "국가가 제대로 지켜드리지 못해 대통령으로서 죄송하다"고 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은 부인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와 법회에 동행했으며 추도사에 앞서 제단에 헌화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은 추도사에서 "기성세대들은 사회적 참사가 있을 때마다 재발 방지를 되뇌어 왔지만 그 약속을 또 지키지 못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이어 "추모의 시간이 지나면 우리 사회의 재난안전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재설계를 통해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구축해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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