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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이태원 참사 이후 첫 원내대표 회동을 열고 대책 논의에 나섰지만 국회 국정조사를 두고 뚜렷한 입장 차를 보여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검경 수사와 병행해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검경 수사 종료 후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만 실시하자고 반대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하고 이태원 참사 대책과 민생 경제 법안 처리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진실을 물어야 할 시간"이라면서 "수사 대상이 돼 있는 정부, 경찰에만 맡길 게 아니라 국회가 국민이 준 책무 다해서 진실 밝히고 또 재발 방지책 만드는데 함께 힘 모을 때"라며 국정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지난주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공식 요청했다"면서 "이번주 목요일(10일)에 본회의가 있는데 그전에라도 합의한다면 (국정조사) 요구서뿐만 아니라 계획서도 합의할 수 있다"며 일정 조율에 나섰다.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 "현재 수사 중이기 때문에 (진상 규명에) 방해가 된다는 말씀을 하는데, 이미 세월호 참사, 삼풍 붕괴 사건, 가습기 관련해서 이미 검찰, 경찰 수사 함께 국정조사가 동시 진행된 바 있고 특히 국민의힘은 작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땐 검경 수사 함께 특검, 국정조사를 동시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체 없이 성역 없이 진상을 밝혀서 국민들의 울분을 해소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민생이고 국회의 책무"라며 "오늘 회동을 통해 국정조사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난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계속 거부, 반대한다면 우리라도 다른 야당과 함께 국정조사를 추진할 수 밖에 없다"며 정의당과 함께 조만간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뜻을 밝혔다.

▲김진표 국회의장(가운데)이 7일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회동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주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 "너무 어처구니 없는 참사"라면서 "용산구청, 용산경찰서, 서울시청까지 여러 단계로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좀 더 쇄신하고 치밀하게 (대응)했으면 사고를 막든지 줄일 수 있었다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했다. 그는 "대형 인명사고가 날 때마다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대책을 세우자고 했는데 끊어지지 않고 일어났다"면서 "그렇다면 대형재난 이후에 우리가 그 사건을 다루는 접근법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번 다시 유사 사건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재발 방지 시스템 마련을 결코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하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제도 개선에 방점을 뒀다. 국정조사에 대해선 "저희들도 국정조사의 필요성, 가능성을 염두에 있고 고민"이라면서 "요건이 되고 필요하면 해야 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나 "초기에는 신속한 증거 확보가 수사 관건이라고 한다"면서 "어느 정도 수사가 되고 나서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 국정조사를 거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즉각적인 국정조사 실시에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어 "수사가 진행 중인데 관계자들이 불려나오는 건 도움이 안 된다"면서 "저희들은 (참사에) 책임 있는 사람들을 옹호하거나 두둔할 생각이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모두 드러내서 엄격하게 책임을 묻고 두 번 다시 책임 방기나 직무유기에 가까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국정조사 시작의 필요성이나 시기 등은 상황을 보아가면서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의장은 현재 국회에 묶여있는 각종 민생 법안의 신속 처리를 당부했다. 김 의장은 "이번 사태의 진실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면서도 "(국회에)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가 많다. 이번 국회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예산안이 현재 경제 위기 극복 위해서 중요하기 때문에 예산안과 부수적인 여러 세법안 등 많은 입법안들을 이번 회기 내에 계획대로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정치개혁안들이 여야 합의로 만들어져서 유능한 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도록 여야가 함께 뜻을 모았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