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관련해서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정보보고서가 작성됐으나 참사 직후 이를 삭제했다는 의혹을 받던 용산경찰서 간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45분쯤 용산경찰서 정보계장 정모(55) 경감이 서울 강북구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했다. 정 경감은 '이태원 참사' 발생 후, 핼러윈을 앞두고 작성됐던 안전 우려 취지 정보보고서를 사무실 PC에서 삭제하고 이 과정에서 정보과 직원들을 회유·종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수본은 정 경감과 상관인 김모 전 정보과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증거인멸 및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보고서 삭제 의혹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직권남용 혐의 적용을 위해서는 정보보고서 삭제의 위법성과 고의성 여부 확인이 중요하다. 용산서 정보과장은 정보수집 및 처리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정보보고서를 삭제했다는 입장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작성한 정보가 불필요해졌을 때는 폐기해야 한다고 돼 있다. 반면, 특수본은 이날 오전 서울경찰청 마포청사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용산서 정보관을 조사하며 삭제 경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정보과 직원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 조사가 끝나면 정보과장과 정보계장을 불러 조사한다는 계획이었다. 정보계장은 이 브리핑 직후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은 용산경찰서에만 머무르지는 않을 전망이다. 박성민 서울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이 31개 경찰서 정보과장 단체 대화방에서 "감찰과 압수수색에 대비해 정보보고서를 규정대로 삭제해라"라고 지시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박성민 부장도 수사를 의뢰한 상태이다. 삭제 지시가 참사 대응을 부실하게 했다는 것을 숨기기 위한 고의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만간 소환해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이태원참사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들이 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건물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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