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른바 "폼 나게 사표"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연이은 실언성 언행에 야당으로부터 사퇴·파면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다. 이 장관은 1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해당 발언의 진의를 묻자 "기자가 사전에 인터뷰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서 기사화될 것을 몰랐다. 그래서 개인적 안부를 묻는 줄 알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썼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사적인 문자라 하더라도 더욱 신중히 했어야 했다.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장관은 앞서 지난 12일자 <중앙일보>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라고 해 논란이 됐다. 질의를 한 정운천 의원도 여당 소속임에도 "진상규명,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사태를 수습해서 사후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게 행정부의 일인데 '폼 나게 사표낸다'는 발언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적으로 물었다. 이 장관은 "엄중한 상황에서 뿌리부터 재난대응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진행 상황은 다각도로 범정부적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 장관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현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 책임을 가장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라며 즉각 사퇴에는 부정적 입장임을 재확인했다. 그는 "제가 가지고 있는 힘과 노력을 다하고, 행정안전부 전 직원의 역량을 결집해 열심히 노력해서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다"며 "다시는 위험한 나라가 아닌, 정말 국민들이 안심하고 편하게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는 정부·여당 인사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나와 여야 간 공방이 일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문화방송사(MBC) 기자의 대통령 동남아 순방 전용기 탑승 거부 사태에 대해 야당 의원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MBC는) 가짜뉴스를 생산한 데 대한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고 답변하면서 "언론 길들이기라는 프레임으로 자꾸 공격하지 마시고 같이 좋은 쪽으로 생각합시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합시다'라니 국회의원에게 훈계하는 거냐"고 항의하고 우원식 예결위원장도 나서서 입장 표명을 요구하자, 이 수석은 결국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죄송하다"고 사과헀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은 앞서 이상민 장관에게 '폼 나게 사과' 발언 관련 유감 표명을 들은 뒤 "논란이 되는 내용은 최소화시켜야 한다"고 당부하고는 "그래야 내용의 진의가 국민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확실하게 책임지고 나오면 저처럼 국회의원도 될 수 있지 않느냐. 꼭 그렇게 하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대단히 부적절하다", "국민 158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가 입신양명의 기회냐"고 항의가 나왔다. 우 위원장도 "제가 듣기에도 적절치 않았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정 의원은 이에 "앞으로 사후 대책을 잘 세우는 것이 행정안전부 소관이니, 그것을 잘 해달라는 게 제 진의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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