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지난 19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대장동 비리, 대장동 검은 돈의 중심에 서 있는 이재명 대표를 구출하기 위해 아스팔트 위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어제 저녁 광화문에서 열린 대통령 퇴진집회에 민주당 안민석, 강민정, 김용민, 황운하, 유정주, 양이원영 의원이 참가했다"며 "민주당은 김용민 의원이 10월 8일 현역의원으로서 첫 참석했을 때는 '당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었다. 주당의 표변"이라고 지적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취임 6개월된 대통령에게 탄핵, 퇴진이 말이 되는 소리인가? 이건 대선불복"이라며 "윤 대통령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한 게 있단 말인가? 문재인 정권이 5년 동안 엉망으로 만든, 외교 안보 경제를 정상화시키려고 동분서주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또 "민주당은 21일까지 국정조사특위 위원 명단을 내놓으라고 우리 당을 압박하고 있다"며 "진실규명에 협조해 달라고 매달리던 사람들이 장외로 뛰쳐나가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목청높여 외치고 있다. 이율배반"이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닥치고 국정조사, 닥치고 방탄이 무엇을 위한 건지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기승전 이재명 살리기"라며 "민주당 의원들이 정신을 좀 차렸으면 한다. 자신들을 인질 삼아 사지를 탈출하려는 이재명을 구하겠다는 비이성적 '스톡홀름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촛불집회 달려간 민주당 의원들, 스스로 취하진 말라" 제하 논평에서 "그간 어떻게든 정부 흔들기에 혈안이었던 인물들이라 더 이상 놀랍지도 새롭지도 않다"며 "노상 정권 흔들기 구실만을 찾아왔기에, 이태원 참사 역시 그들의 눈에는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그저 좋은 또 하나의 좋은 소재로밖에 보이지 않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200여 일도 채 되지 않은 대통령을 흔들어 사회의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면 자신들의 세상을 빨리 만들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며 "국회의원 신분을 망각하고 좌파시민단체와 호흡하며 주말마다 선전·선동으로 사회적 혼란을 유도하는 국회의원은 더 이상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그저 선동꾼이다"이라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정권 퇴진, 대선 불복이 몇몇 의원의 돌출적인 행동인지, 민주당의 공식 입장인지 지도부의 입장을 요구한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한편, 전날 새벽 이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된 데 대해 "(정진상·김용) 두 사람 모두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기획했다고 주장한 대장동 비리로 구속됐다. 두 사람은 대장동 저수지에 돈을 가득 담아놓고, 이 대표의 대선 경선 때 쓴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이 대표는 정진상의 구속에 대해 '검찰의 조작'이라고 둘러댔다. 법원이 8시간 넘는 직접 심문 끝에 정진상에 대해 발부한 구속영장이 조작이고, 인간사냥이라는 억지"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황당한 억지 주장, 민주당의 조작 음모 선동이 넘어서는 안될 '레드 라인'을 넘어섰다"며 "결국 조작인지 아닌지, 이재명과 검찰 둘 중 하나는 거짓일 텐데, 국민들은 어느 쪽을 손들어 줄까"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 자의로 하는 행동, 당에서 가타부타 못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당 의원들의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 참석에 대해 "국민에 의해 선출된 헌법기관이자 입법기구인 의원들이 자의로 하는 정치 행동에 대해 당에서 가타부타 사전에 통제할 수 없다"며 "당원 중 촛불집회에 뜻을 같이하는 이는 누구나 시민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의 비판에 대해서는 "밥을 먹다가 돌을 씹어도 이재명 대표 탓이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민주당 탓을 하는 등 모든 사안을 음모론으로 왜곡하고 확대하려는 것이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태도"라고 반박했다. 정권퇴진 촛불집회의 '배후'가 민주당인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반박이다. 박 원내대표는 정진상 실장 구속에 대해서도 "저는 지난해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의 비서실장을 하면서 여러 부실장 중 하나로 정 실장과 함께 일했다"며 "그간 아는 정보와 정 실장 본인의 여러 상황을 봤을 때, 결코 검찰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일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게 저의 확신"이라고 법원·검찰 판단을 적극 부인하는 태도를 취했다.
박 원내대표는 다만 "저는 원내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라며 "(정 실장 구속은) 원내사안이 아니라서 당 대표와 대변인 입장으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SNS에 글을 올려 "저의 정치적 동지 한 명이 또 구속됐다"며 "유검무죄 무검유죄", "조작의 칼날을 아무리 휘둘러도 진실은 침몰하지 않음을 믿는다"고 했었다. (☞관련 기사 : 이재명 "정치적 동지 또 구속…조작 칼날에도 진실 침몰하지 않아")
野 '촛불' 가담에 대통령-여야대표 회동 추진 중단?…민주당 "치졸하고 어이없다"
박 원내대표는 한편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영수회담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는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 "앞으로도 원내 1당인 야당 대표를 공식적으로 만나지 않겠다는 것이라면 대단히 심각하다. 국회를 무시하고 협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도 "윤 대통령이 추진하려던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 움직임이 전면 중단됐다고 한다. 우리 당 일부 의원들이 촛불집회에 참석한 것에 대한 불편함 때문이라면 치졸하고 어이없는 행태"라며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은 위기에 처한 경제와 국민의 삶에 대한 정치권의 책임의 자리인데 대통령은 이 자리를 시혜쯤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당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이 끝난 이후 자연스러운 계기에 내년도 예산안 처리 협조 등을 당부하기 위해 여야 정당 대표와 윤 대통령 간의 회동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뉴스1>은 "야당이 노골적으로 정권 퇴진 운동을 지원하고 있는데 아무리 대통령이어도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는 상황인가"라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말을 인용, 영수회담 추진 자체가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보도 내용에 대한 확인을 요청받고는 "구체적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다만 협치 노력은 계속 필요하다는 데에 여야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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