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주말 동안 구속된 데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검찰 수사에 대한 당의 태도가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당직자 개인의 혐의를 당 전체가 나서서 방어하다 보니 결국 구속 등의 결과가 나왔을 때 당에 부담이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치적 동지", "결백을 믿는다" 등 정 실장을 감싸온 이 대표가 이 사태에 대해 직접 해명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21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실장에 대해) '유동규의 오염된 진술에 의존할 뿐 물증이 없다'고 우리 당에서는 항변해 왔는데, 어쨌든 법관 앞에서 8시간 넘게 정말 치열한 영장심사를 거쳐서 영장이 발부가 됐다"며 "구속영장 발부의 전제조건이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즉 어느 정도 (혐의가) 소명이 됐다고 일단 전제를 한다면, 사실 상당히 공고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 대표가 정말 무관한지 그건 솔직히 잘 알 도리가 없다. 무관하다고 믿고 싶은 것"이라며 "그것은 이 대표, 정 실장, 또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이런 분들이 아실 거니까 이제는 어느 정도 직접 해명을 해야 될 그런 상황에 이르지 않았나"라고 이 대표의 직접적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조 의원은 또 "(이 대표는) 최측근 2명이 연이어 구속된 데 대해서 최소한 '물의를 일으켜서 미안하다' 이런 유감 정도는 표시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며 "직접 해명을 할 때가 됐다. 또 최측근 인사가 연이어 이렇게 구속이 되면 최소한의 유감 표시 정도의 정치적 제스처는 있어야 되지 않겠나"라고도 했다. 조 의원은 "대장동이나 지금 제기되고 있는 여러 사안에 대해서 그 진상을 사실은 명명백백히 저희가 잘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법관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면 어느 정도 소명이 됐다는 얘기이고 (유권자들이) '이건 뭐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그 근거를 설명했다. 구속된 정 실장이나 김 부원장의 당직 유지 문제와 관련, 조 의원은 "저번에 한 번 문제가 됐었던 당헌 80조를 얘기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며 "어쨌든 지금 김 부원장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가 됐다. 당헌 80조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고 윤리심판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고 돼있는데, 기소된 지 열흘이 더 지났다. 그러면 사무총장은 뭔가 조치를 해야 하는데 아무런 조치를 하고 있는 게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만약에 김 부원장에 대한 기소가 정치 탄압에 해당된다면 당무위를 열어서, 당헌 80조 3항에 따라서 예외로 인정을 하면 된다"며 "전 국민이 다 보고 있고, 국회의원이나 당원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당헌에 따라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정 실장, 김 부원장에 대한 당의 대응이 노웅래 의원 수사와 대조적이라는 지적에는 "노 의원에 대한 당의 대응이 너무 소극적 아니냐고 말씀하실지 모르지만, 그게 그 동안 일반적인 당의 태도였다. 오히려 김용·정진상에 대한 당의 자세가 좀 이례적인 것"이라고 했다. 박용진 의원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죄인지 무죄인지 제가 알 수는 없지만 이 일과 관련해서 당이 정치적으로 타격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김용 부원장이 기소가 됐으니까 당헌 80조 적용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해야 될 때가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오랜 야당 경험 속에서 가지고 있는 기억 중에는, 개인의 사법 리스크, 뇌물 사건으로 시작했는데 나중에 사법부의 최종 판단은 무죄로 났으나 그 과정에서 당은 만신창이가 됐었던…(경우들이 있다)"며 "사법 리스크로부터 당을 보호하기 위한 지도부 차원의 결단의 결정체가 당헌 80조"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나아가 "우리가 '야당 탄압' 얘기를 하는데, 문재인 정부 시절에 있었던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그리고 동해 어부 송환사건 등 정부 차원의 고도의 정치적·정무적 판단을 다시 뒤집고 전(前) 정부를 망신 주거나 국민 여론을 갈라치려 하는 옹졸한 방식의 정치 탄압 사안과, 김용·정진상에 대한 것은 어쨌든 정치적 의도가 있다 하더라도 뇌물과 개인적 비리 문제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섞어서 가기보다는 분리해서 바라보고 대응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해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수사는 '정치 탄압'이 맞지만, 이재명 대표 측근에 대한 수사는 "개인적 비리"이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을 재고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박 의원은 "강력하게 싸우기는 해야 되겠지만 냉철한 판단이 전제돼야 이길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민주당 복당을 신청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같은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 측근에 대한 검찰 수사·기소 대응과 관련해 "이 대표도 처음에 말씀한 대로 민생에 전념하고 법적 문제는 법률위원회에서 대응을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이 대표가 '유검무죄, 무검유죄' 등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입장을 낸 데 대해 "이 대표도 옥죄어 오니까 얘기를 할 수 있겠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당내 일각 '정권퇴진 촛불' 참여에…박지원 "지도부가 자제 요청해야", 조응천 "野 정당성 잃게 할 것"
박 전 원장은 민주당 의원 6명이 주말 동안 서울 도심에서 열린 정권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는 "거기 나간 사람들이 뭐가 잘못이냐", "개인적 의견"이라고 하면서도 "민주당 지도부로서는 '그러한 것에 나가는 것은 아직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 이런 (의사)표시를 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거기(집회에 나온) 40만이 들고 있는 푯말은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아니냐. 저는 '윤석열 퇴진' 같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집권 6개월 됐는데 그렇게 자꾸 헌정 질서가 중단되는 그런 사태로 가면 되겠느냐.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도부에서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원장은 "(국회의원들이) 갈 수는 있는데 그러한 구호가 문제가 되지 않느냐"면서 "책임 있는 정당이, 여소야대로 3분의 2를 가지고 있는 야당이 그렇게 시민집회 광장에 나가서 할 필요가 있느냐"고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조 의원 역시 "한국의 정치적 갈등 지수가 굉장히 높은데 거기 우리 정치인들도 기여한 바가 무척 크다"며 "정치의 역할이라는 것은 광장의 분노를 의사당으로 가져와서 대화와 타협으로 용광로처럼 녹여내는 것인데, (거꾸로) 의사당의 갈등을 광장으로 분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조 의원은 "그리고 이 설익은 탄핵이나 퇴진 주장, 이것을 자꾸 하다 보면 민주당의 다른 주장까지도 정당성을 잃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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