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부터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문답을 나누는 약식회견(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도어스테핑 중단을 공지했다. 그러면서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18일 도어스테핑 도중 윤 대통령이 MBC를 겨냥해 "가짜뉴스", "악의적 행태"라고 비판하자 MBC 기자가 "무엇이 악의적이냐"고 추가 질문을 던진 뒤 이를 제지하는 대통령실 비서관과 언쟁을 벌인 일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이로써 취임 직후부터 "새로운 소통 방식"이라며 6개월 간 진행돼 온 도어스테핑이 재개 기약 없이 잠정 중단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직 수행 과정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드러나고 또 국민들로부터 날선 비판, 다양한 지적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도어스테핑 때문에 지지가 떨어진다고 당장 그만두라는 분들이 많이 계셨지만, 그건 제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말한 바 있다. 대통령실이 재개 조건으로 요구한 '재방 발지 방안'과 관련해 일각에선 MBC 출입기자에 대한 징계나 교체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단순한 항의성 질문이 징계 요건에 부합하는지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고, 이를 과잉해석한 윤 대통령의 적대적 언론관이 사태의 발단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평소 도어스테핑이 이뤄지던 대통령실 1층 로비에는 나무 합판으로 만든 가림막이 세워져 로비에서 출입구 쪽 시야가 완전히 차단됐다. 대통령실은 이후 보안유리로 대체할 계획이지만, 유리 칸막이로 대체되더라도 공간 구분 방침은 유지될 전망이다.
민주당 "가림막, 尹정권 불통·오기 상징…언론 탓하는 파렴치 정치"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 사태에 대해 즉각 비판이 나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 회의에서 "대통령이 자부했던 도어스테핑 장소에 기자와의 설전 직후 '경호와 보안'을 빌미로 이 정권의 불통과 오기를 상징할 가림막을 세우고, 도어스테핑마저 중단한다고 하니 참으로 점입가경"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야당·국민 앞에 철벽을 치고 대통령실은 언론과의 사이에 가벽을 세우니 대한민국 정치에 큰 절벽이 생긴 것"이라며 "무능한 실정의 책임을 언론·야당 탓으로 돌리는 파렴치한 정치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대통령실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 추진을 중단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온 데 대해서도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참모들은 왕조시대에서 지배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 대통령실이 협치의 장을 결국 열지 않겠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동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민생 경제, 안보 위기 극복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장을 스스로 걷어찬 것도 문제지만, 야당 지도부와의 회동을 마치 대통령이 주는 선물인 양 거론하는 후진적 인식이 더 놀랍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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