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수용 불가 뜻을 다시 밝혔다. 지난 17일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정오까지 국정조사 특위 위원 명단 등을 제출해 달라'고 공문으로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거부 입장을 정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1일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다만 수사 결과를 봐서 부족하거나 미흡하면 해야지, 수사가 진행 중인데, 더구나 정기국회 막바지에 예산안 등 심의 중인데 국정조사를 하면 진실 발견에 도움이 되지 않고 정쟁을 하게 된다"는 것이 의총 결론이었다고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특위 명단(등)은 내지 않는다"며 "명단은 국정조사를 하기로 했을 경우에 조사 범위, 위원 수, 기간 등을 (정한 이후) 짜는 것"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오늘 점심 이후에 그런 답을 의장께 전달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여느 사건과 달리 이태원 참사 희생자에 대해서는 소위 일반 민법에서 말하는 가해자, 대상 주체가 된 것이 없다. 그래서 지자체나 정부, 용산구청, 서울시 혹은 대한민국 정부가 배상 책임 있는지 없는지가 대단히 법적으로 민감·예민한 문제"라며 "그 절차가 끝나고 나면 저희는 언제든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1시간여 정도 의총을 열어 국정조사 관련 의견 수렴을 했지만, 앞서 선수(選數)별 간담회 결과와 마찬가지로 의총에서도 중진·재선·초선의원 모두가 반대 의견이 다수였다고 주 원내대표는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지금까지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여왔지만, 국정조사를 여야 합의 없이 한 예가 사실상 한 번도 없었다"며 "일방적으로 국정조사를 하면 실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헌정사에 나쁜 예를 남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조금만 기다리다가 수사 결과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합의하는 것이 제일 좋겠다"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정의당·기본소득당과 함께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이후, 국민의힘이 반대하더라도 24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실시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그룹별로 김진표 의장을 만나 본회의 처리를 압박했고, 김 의장은 여야 합의를 주문하다 결국 지난 17일 여야에 국정조사 특위 명단 제출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국정조사 참여를 계속 압박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무한책임을 져야 할 정부와 국가는 대체 어디서 뭐 하고 있느냐는 유족의 말씀처럼 이제 진실과 책임의 시간"이라며 "그 출발은 신속한 국정조사"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유족의 애타는 호소와 진실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에 여당은 피하지 말고 답해야 한다"며 나아가 "참사 원인을 제대로 밝히고 성역 없는 책임자 처벌이 가능하려면 국조에 이어서 특검이 꼭 필요하다. 우리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을 위해서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국정조사로 반드시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밝혀내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확실히 묻겠다"며 "국회의장께서도 24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가 채택될 수 있도록 용단을 내려 달라"고 김 의장을 재차 압박했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의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대통령실 청사 1층 가림막 문제에 대해서는 "(의총에서) 이야기가 없었다", "저희들이 논평하는 게 적절치 않다. 대통령실에 여쭤보라"며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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