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이 여당에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계획서를 확정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선(先) 수사, 후(後) 국정조사'가 여당 의원총회 결과였다고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도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된 뒤 국정조사를 한다면 협조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 의장은 21일 양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11월 17일 두 분에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계획서 내용에 대한 의견과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 명단을 내달라고 공문으로 요청했는데, 민주당은 의견을 냈고 국민의힘은 '수사가 끝난 후에 미진한 사항이 있으면 그때 가서 협의하자'는 의견을 내주셨다"며 "국민의힘도 아예 국정조사를 안 하자는 건 아니니까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 (국정조사 계획서가) 합의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많은 사람이 희생당한 이태원 참사에 대해 국회가 아무 말도 안 하고 입을 닫고 있는 것도 국회가 역할을 못하는 것이고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두 대표께서 의견 차를 좁혀서 실질적으로 합의해서 국정조사를 하면 좋겠다"고 압박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지금까지의 대형 인명 사고를 보면 국정조사가 끼어들어서 정쟁만 유발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주최 측이 없어서 책임을 누가 부담해야 할지 애매한 상황"이라며 "법적 책임이 있다면 지자체가 될지 국가가 될지 연대책임이 될지…(명확하지 않다). 제가 정부 측 입장을 들어보니 '수사에서 가려질 텐데, 초기에 제대로 증거를 확보하고 수사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태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예산 처리 후에는 특위에 참여할 수 있다'는 그런 입장을 제 개인적으로는 갖고 있다"면서도 "오늘 의원총회에서는 전반적인 의견이 '수사 결과가 부족하면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가 '선 수사 후 국정조사'라는 의원총회 결과를 강조하면서도 '예산 처리 후 국정조사' 방안을 꺼내든 데에는 야3당의 국정조사 강행을 막을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국정조사 합의를 지렛대로 정부 예산안 처리 관련 실리를 챙기려는 의도라는 풀이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 국민의힘 의원총회를 기대를 갖고 지켜봤다. 언론에 ('선 수사 후 국정조사'로 의원총회 내용이) 보도된 것보다 주 원내대표께서 '예산안 처리 이후 국정조사를 검토할 수 있다'고 한 건 진전된 의견이고 전향적 의견을 내준 거라 평가한다"면서도 "마냥 시간을 끌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면 저 또한 그 문제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의 부분적 전향적 태도를 '시간 끌기'가 아니냐고 의심하는 듯한 태도를 시사한다. 박 원내대표는 "어떤 식으로든 24일까지 본회의 처리를 위해서는 내일까지는 특위 명단을 확정해주셔야 한다"고 여당을 재차 압박하며 "여야가 합의 과정을 밟겠지만 의장께서는 (24일 본회의 상정) 절차를 충실히 이행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두 원내대표의 말을 들은 뒤 김 의장도 "특위가 구성되고 나서도 실질 조사를 하는데 까지는 사전에 질문, 자료 수집 과정이 필요하다. 잘 협의하면 여야가 24일 실질적으로 같은 내용으로 합의할 수 있을 거라 본다"며 국정조사 계획서를 24일 본회의에서 확정하자는 뜻을 밝혔다.
3자 회동이 끝난 뒤 주 원내대표는 "12월 2일까지 예산 처리 시한이고 9일까지 정기국회이기 때문에 이 기간과 국정조사가 섞이는 건 맞지 않다"며 "예산안 처리 후에 합의 국정조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길을 찾아보자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께 24일 본회의에서는 반드시 국정조사 계획서가 확절될 수 있도록 절차를 밟아주시라고 말씀드렸다"며 "국민의힘이 예산안 처리 이후에 국정조사 하는 문제를 검토할 수 잇다고 의견 줘서 저희도 내용을 검토해 의견을 주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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