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통령실과 발을 맞춰 더불어민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요구를 일축했다. 주 원내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주에 예산안 처리 이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다. 국정조사를 하는 이유는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서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 지우려는 것"이라며 "미리 이 장관을 파면하면 국정조사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더구나 이번 주 12월 2일까지는 헌법과 국회법이 정한 예산 처리 법정 시한”이라며 “이 시한 내에 예산 처리하기에도 아직 의견 차이가 크고 준비되지 않았는데 (이 장관 파면 요구는) 또 다른 정쟁 거리를 만드는 무리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예산안 처리 이후 국정조사를 하고 국정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운다는 합의정신을 존중하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28일까지 이 장관 파면 관한 분명한 조치를 내놓을 것을 강력 촉구한다”며 “윤 대통령이 끝내 국민의 뜻을 거역한다면 국회가 직접 나서서 참사의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했다. 이날까지 윤 대통령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이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나 탄핵 소추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임건의안은 가정을 전제로 미리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진상 확인 이후에 책임 소재를 밝히고 각각의 책임자의 책임 범위에 맞춰서 조치할 것"이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관련기사 : 민주당 "이상민 파면", 尹대통령 불응 시 해임안 추진)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한남동 관저에서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나 이 장관 파면 관련 이야기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여당의 거부 반응에 박 원내대표는 오는 29일부터 이상민 장관 파면 관철을 위한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예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이 요청드린 파면의 시한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더이상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고 이상민 장관을 즉각 파면하라"며 "이상민 장관 파면 요구는 저나 민주당만의 요구가 전혀 아니다. 전 과정을 지켜보는 국민의 지엄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불참 겁박, 막말 정치는 이제 안 통한다"며 "대통령은 국민인지 이상민 장관인지 선택하라. 유가족의 절규를 피해서는 안 된다. 때늦은 결단이라도 보여주길 마지막으로 촉구한다.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국민을 대신해 내일부터 단호하게 책임을 묻는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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