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장애인 단체의 시위가 벌어지는 지하철 역사를 무정차 통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전국장애인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시위가 벌어지는 지하철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시민의 불편을 줄이고자 하는 취지다. 서울시는 세부 기준을 마련한 뒤 시위 규모가 크거나 운행 지연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 한해 열차를 무정차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교통공사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뒤 "경찰과 협의해 무정차 통과에 따른 후속 대책을 논의하라"고 지시했다. 구체적인 무정차 통과 방법이나 시기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서울시는 검토 후 빠른 시일 내에 이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전장연은 지난해 12월부터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 등을 요구하면서 출근길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진행해왔다. 전장연은 성명을 내고 "오세훈 시장의 (무정차) 결정이 사실이라면, 먼저 서울시가 지금까지 법과 원칙에 따른 장애인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장애인을 차별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에서 장애인들은 비장애인이 타는 열차에 타지 못했다"며 "법에 명시된 권리가 내팽개쳐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과 원칙은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어 차별 없이 평등하게 적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무정차 통과에 따른 후속대책이 장애인의 권리를 예산으로 보장하는 대책이기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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