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안전운임제를 연장하기로 한 대국민 약속을 지키라"며 정부·여당의 안전운임제 폐지 움직임을 비판했다. 안전운임제 일몰까지는 열흘도 채 남지 않았지만 '노동 개혁'을 내걸고 노조 때리기를 진행 중인 정부·여당의 기류가 변화할지는 미지수다. 정의당의 이은주 원내대표와 심상정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회동을 가졌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 후 "오늘 주된 내용은 화물연대였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계속 '노동 개혁'을 이야기하는데, 열어놓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걸 강조했다"고 회동 내용을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아울러 노란봉투법 제정을 위해 손배가압류 당사자인 하청 노동자들이 20일 넘게 단식하고 있다"면서 "정부·여당이 역할을 해야 하고 빨리 법안소위가 잡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이 9일 남았다"며 "(안전운임제 일몰 연장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통과된 지 열흘이 넘도록 법사위가 열리지 않고 있고, 아직까지도 정부와 대통령 입장이 완강하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여당에서 안전운임제 연장에 대한 대국민 약속을 지키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왔다"며 "안전운임제는 화물노동자들의 최저생계비고 생명줄이다. 안전운임제를 없애겠다는 것은 화물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화물연대 1차 파업 당시 안전운임제 품목 확대와 지속 추진 논의를 약속했고 화물연대 2차 파업 이틀 전인 지난달 23일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을 제안했었으나, 파업 이후에는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돌아선 상태다. 심 의원은 "국민 여론도 '화물연대가 파업을 접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건 압도적이었지만, 지난 갤럽 조사만 봐도 '안전운임제 품목 확대, 연장'은 과반 이상이 지지했다. 윤 대통령의 과잉 탄압도 옳지 않다"며 "민심을 잘 고려해서 국민의힘이 빨리 법사위를 열어 연내에 화물노동자들의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을 가결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심 의원은 "화물연대 이봉주 위원장이 10일째 단식하고 있다"며 "파업도 결과 없이 접었는데 사회적 합의로 오랜 투쟁 과정을 통해 확보했던 안전운임제 3년 연장마저 없어지면, 안전운임제마저 빼앗기면 화물노동자들이 어디로 가겠나, 단식을 어떻게 풀 수 있겠나"라면서 "여러 걱정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주 원내대표에게)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이날 회동 뒤 말없이 떠난 주 원내대표의 반응에 대해 심 의원은 "'다 일리 있는 이야기인데 여당으로서 정부와도 입장을 맞춰야 된다'고 했다"며 "아마 대통령실과 정부가 (안전운임제 폐지에 대해) 아주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걸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 강경 대응 이후 '노동 개혁' 중점 추진을 선언하며 연일 노조에 날을 세우고 있다. 여당도 한창 이에 보조를 맞추는 중이다. 당 주류인 친윤계의 의원 공부모임 '국민공감'은 이날 '노동 개혁'을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다. 연사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에서 활동한 보수적 경제학자 김태기 중앙노동위원장과, 이명박 정부 내각에서 일한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초청됐다. 전날에는 국민의힘 소속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현재 대부분 자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노조 회계 감사를 외부 감사인에게 받게 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은 130만 명에 이르고 연간 조합비는 1700억 원을 넘을 걸로 추산된다"며 "이런 거액의 돈이 외부 감사의 눈에서 벗어나 있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법안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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