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여론조사를 배제하고 당원투표 100%로 당 지도부를 선출하도록 당헌을 개정한 데 이어, 예비경선(컷오프) 역시 당원투표만으로 본선 진출자를 가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의힘은 3.8 전당대회 일정·장소를 확정하며 당권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첫 출마선언도 나왔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추대된 유흥수 당 상임고문은 27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컷오프를 할지 안 할지는 후보 등록을 받아봐야 한다"면서도 "만약에 컷오프를 하게 된다면, 이번에 당 대표를 선출하는 방식 자체가 '당원 100%'로 하게 되었으니 컷오프 자체도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논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선관위원장은 컷오프 실시의 조건에 대해서는 "후보 등록을 받아봐서 후보자가 너무 많을 경우, 당 대표를 예로 든다면 4~5명이 넘어서 7~8명이 된다면 관례에 따라서 컷오프를 하는 방법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당원투표 100%' 당헌개정과 함께, 당 대표 선거에 결선투표를 도입하는 내용도 당헌개정안에 포함시켰다. 컷오프를 실시하고 본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컷오프-본경선-결선투표' 등 3차에 걸쳐 투표를 하게 되고, 이는 모두 당원투표 100%로 이뤄지게 될 전망이다. 컷오프와 결선투표제는 제도 취지를 놓고 볼 때 중복되는 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친윤(親윤석열) 주자'로 발돋움하고 있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주요 후보군들 가운데 처음으로 공식 출마선언을 했다. 김 의원은 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과 고위직·선출직을 두루 역임했음에도 인지도 면에서 경쟁자들에 비해 뒤쳐진다는 평을 듣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장제원 의원의 측면 지원을 받으면서 일약 유력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김 의원의 이날 출마선언 현장에서도 이른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 관련 질문은 빠지지 않고 나왔다. 김 의원은 이에 "김장은 다 담갔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 의원은 전날 장 의원의 싱크탱크 조직인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에 참석했고, 장 의원은 이 자리에서 "내년 전당대회에서 선출할 당 대표의 가장 대표적 자질은 연대해 통합을 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인데 누가 80만 당원을 연대와 통합으로 이끌 것인가?"라며 "김 의원은 덕장이자 용장의 자질을 갖춘 지도자"라고 말해 사실상 '김장연대'가 공식화됐다. 김 의원은 출마선언문에서 "거대 야당과 이에 기생해온 세력들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가로막으며 몽니를 부리고 있다"며 "이들이 켜켜이 쌓아온 신적폐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2024년 총선 압승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일에 누구보다도 가장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윤 대통령과 격의 없는 소통을 하면서 공감대를 만들어 당을 화합 모드로 이끌어가는 데에는 저 김기현이 가장 적임자"라고 친윤 주자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출마선언에서 "윤 대통령과의 대립을 통해 자기 정치를 하는 모습이 아니라, 자신을 낮추고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밀알이 되는 희생의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한 부분은 비윤계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유 전 의원은 전날 SBS TV 인터뷰에서 "전당대회가 윤 대통령에게 잘 보이는 재롱잔치 비슷하게 돼가고 있다"며 "2016년 총선에서 우리가 참패했는데 그때 데자뷔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비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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